지난 2002년 경기도가 우선적으로 집단취락지역의 개발제한구역까지 해제한 가운데, 시흥시 죽율동 재개발은 민간 시행사가 토지를 일괄 공개매수하는 방식으로 한 아파트 건설로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되었다. 인근 정왕동과 군자동 개발과 맞물린 것이다.
그런데 재개발 과정에서 무단으로 방치된 건설폐기물로 주민들이 지하수 오염, 분진 등의 피해를 호소했지만, 건설업체와 시는 이를 방관해 원성을 샀다.
지난 1993년 토지구획정리사업 지구로 결정된 후 16년간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죽율동 248번지 일대는, 10여 가구만 남아 있고 나머지 가옥들은 모두 철거된 상태다. 특히 남아있는 세대는 집주인이 아닌 세입자들로 이주비조차 없어 오도가도 못하는 형편이라 한다.
이 가운데 재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건설업체는 매입한 가옥을 부순 후 건설폐기물을 수거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상수도가 아닌 지하수를 이용하는 주민들은 피부병과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수차례 민원을 넣었지만 시는 아무런 행정조치를 하지 않았다 한다.
'욕심부리지 말고 분수에 맞게 살라'는 교훈을 전해주는 시흥시 향토유적 생금집을 찾아 갔을 때, 공사 가림막도 없이 철거-방치된 죽율동 재개발 지역을 살펴볼 수 있었다. 다른 택지개발지역과 마찬가지로 원주민들의 삶의 터전은 곳곳에서 파괴되어 있었고, 재개발로 내쫓기는 사람들의 소리없는 아우성을 엿볼 수 있었다.
택지개발이란 이름으로 정든 마을이 폐허가 되고 주민들이 사라지는 용산과 닮은 죽율동 새말의 쓸쓸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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