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여기 여기..."
"엄마! 이리로 와...빨리"작지만 운치 있는 태안의 갈음이 해수욕장이 시끌벅적하다. 주말을 맞아 태안의 갈음이 해수욕장을 찾은 700여 명 피서객의 반 이상이 해수욕장 한 쪽에 마련된 행사장으로 몰려들었다.
폐인을 만들어낸 드라마 '다모'의 촬영지이자 때 묻지 않은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갈음이 해수욕장에서는 26일 바다 장어 잡이(일명 '붕장어' 또는 '아나고') 체험행사가 열렸다.
이번 행사에서는 50여 명의 피서객이 사전 신청을 했으며, 행사가 임박하기 전에도 신청자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저기 있다! 빨리 빨리" 구경꾼이 더 애가 타고
행사 예정시간보다 밀물 때가 늦어 조금 지체된 가운데 진행된 이날 체험행사는 해수욕장 한 편에 마련된 체험장에서 진행되었다. 체험장 안에 물이 차기 시작하자 주최측에서 준비한 바다장어와 광어가 체험장 안에 뿌려졌다. 특히, 이날 체험장 안에 뿌려진 바다장어는 50여 킬로그램으로 마리 수로 따지면 250여 마리 정도의 분량이다.
바다장어와 광어가 체험장 안에 뿌려지자 행사에 참여한 참여자들은 일제히 파이팅과 함께 환호성을 지르며 바다장어를 잡기 위해 바닷물로 뛰어 들었다.
체험행사 참여자들의 가족과 지인들은 체험장 주변에 설치된 그물 밖에서 "여기 여기"를 외치며 참여자들이 바다장어를 잡을 수 있도록 독려했다. 얼마 안 있어 참여자들이 들고 있던 그물망은 바다장어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
올해 처음으로 26일 열린 '맨손 바다장어잡기 행사'. 50여 명의 체험자와 응원을 하는 가족들까지 400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
ⓒ 김동이 |
관련영상보기
|
"엄마! 여기 여기..."
"아이, 왜 이렇게 못 잡아?" 독려와 함께 질책(?)의 목소리도 쏟아졌다. 체험장에 들어가서 직접 바다장어를 잡는 사람들보다 체험장 밖에서 응원을 하는 구경꾼들이 더 애가 탄 모습이다. 목장갑을 끼고 잡다보니 쉽지만은 않다.
"자, 이제 행사가 마무리 됐습니다. 어느 정도 다 잡은 거 같으니까 이제 나오세요. 물이 들어오고 있습니다."행사 종료를 알리는 휘슬소리와 스피커의 안내목소리가 들리고 그물망 한 가득 바다장어를 잡은 체험자들이 하나 둘씩 행사장을 빠져나왔다.
많이 잡지 못한 아쉬움 때문인지 끝났는데도 한 마리라도 더 잡으려는 체험자들은 두 눈을 부릅뜨고 바다장어를 찾았다.
가장 많이 잡은 이기호(14·중1·서산)군은 "올해 처음으로 바다 장어잡이 체험행사에 참여해 처음으로 바다장어를 만져봤다"라며 "다음에 또 참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직접 잡아보니 신기해"
체험장 밖으로 나온 체험자들은 해수욕장 한 편에 마련된 바다장어 다듬는 곳으로 몰려들었다.
"다섯 가족인데 몇 마리 정도 다듬어야 먹을 수 있나요?"다섯 가족이 모두 체험행사에 참여했다는 한 가족이 잡은 바다장어를 큰 소쿠리에 쏟자 소쿠리가 한 가득 찼다. 족히 30여 마리는 돼 보였다.
마리당 다듬어주는 비용으로 500원을 지불한 이 가족은 다섯 가족이 먹을 양만큼만 다듬은 바다장어를 들고 자신들의 숙소로 돌아갔다. 이후에도 바다 장어잡이 체험행사에 참여했던 참가자들이 하나 둘씩 다듬어주는 곳으로 몰려들었다.
바다 장어잡이에 참가한 한 참가자는 자신이 직접 잡은 바다장어를 다듬은 뒤 "바다장어를 직접 잡으니 신기하다"라며 흐뭇해 했다.
"피서객이 원한다면 주중에도 계속 운영할 것"
바다 장어잡이 체험행사를 마친 후 갈음이 해수욕장 번영회장 최한진 회장은 "올해 처음으로 바다 장어잡이 행사를 개최했는데 반응이 좋아 주중이라도 피서객들이 원한다면 체험행사를 계속할 생각"이라며 "바다 장어잡이 체험행사 이외에도 갈음이를 찾는 피서객들이 추억을 남길 수 있는 또 다른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갈음이에서 피서객들이 올 여름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맨손 바다장어잡이 체험행사는 번영회에서 체험 행사비의 절반을 부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