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가 세계 합창대회인 '월드콰이어챔피언십(WCC) 코리아 2009'를 열었다가 '신종 플루'로 후반부 행사를 취소한 가운데, 혈세 낭비라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민주노동강 경남도당은 20일 오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월드콰이어챔피온쉽, 과욕이 부른 도민의 혈세 낭비"라며 "행사성 사업예산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경남지역대학생 교육대책위'는 21일 오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경상남도의 이벤트성 예산낭비 책임촉구 대학생 기자회견"을 연다. 민생민주경남회의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김태호 경남지사는 백배 사죄하고 책임져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WCC는 29개국 193개 팀이 참가해 전반부(8~11일)와 후반부(13~16일)로 나누어 각종 경연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지난 12일 인도네시아 합창단원과 자원봉사자들이 '신종 플루'에 감염되어 후반부 행사가 취소되었다.

2007년 당초 경남도는 '세계 합창 올림픽'이라 불리는 '2010월드콰이어게임'을 유치할 예정이었으나 중국이 유치하자 새로운 행사를 만들어 벌인 것이다. 경남도는 독일 인터쿨투르재단과 공동으로 WCC를 열면서 분담금으로 47억5000만원을 독일 재단에 지불하고, 총 86억원의 관련 예산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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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경남도당 "도의회 올해 초 이미 문제 지적"

김미영 경남도의원과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이병하 위원장, 하정우 사무처장은 20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후반부 대회행사가 취소되면서 도민들의 관심과 우려가 집중되었고 많은 의문점들이 나타나게 되었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도당은 "WCC의 문제는 이미 경남도의회에서 예산이 심의되던 2008년부터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었으며 전문적인 합창단체들 조차 대회에 대한 우려의 의견을 전달했었다"면서 "하지만 경남도에서는 이러한 우려를 무시하고 대회를 강행함으로써 오늘날의 문제를 야기시켰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준비부터 집행까지 과정의 모든 곳에서 나타났다"면서 "불평등한 조항들이 존재하는 계약서를 법률적 검토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체결한 문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재원 부담에 있어서는 상환이 불가능한 분담금(300만 유로)를 인터쿨투르 재단에 지불한다는 조항까지 계약서에 있어 이번 대회자체가 시작부터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지방재정법까지 위반하면서 대회를 진행한 경상남도의 조급함이 문제다"거나 "근거도 없고, 전례도 없는 대회를 위해 도민들의 혈세를 낭비한 문제다"고 비판했다.

대안으로, 민주노동당 도당은 "도민들의 요구를 모아 WCC에 대한 주민감사청구를 진행할 것"과 "'경상남도 주민참여예산제 운영조례' 개정을 통해 경상남도 예산에 대한 주민들의 참여를 높이고 행사성 예산에 대한 감시기능을 강화할 것" 등을 제시했다.

경남지역대학생 교육대책위 "이벤트성 예산낭비 책임 촉구"

대학생들도 나섰다. 유슬아 경상대 인문대 학생회장과 안민혁 경남대 상대 학생회장, 서민헌 창원대 인문대 학생회장 등 '경남지역대학생 교육대책위'는 21일 오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남도의 이벤트성 예산낭비 책임촉구'를 할 예정이다.

대학생들은 미리 낸 자료를 통해 "세계합창대회가 경남도의 검증되지 않은 이벤트성 행사 유치와 신종 플루에 대한 안일한 대비로 파행을 맞았다"면서 " 대학생이자지원조례 제정시 예산부족(8억)을 말하던 경남도는 이벤트성 국제대회에 80억의 예산을 낭비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경남도의 이벤트성 국제대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경남도가 이벤트성 국제대회가 아닌 대학생 학자금이자지원 대상자 확대를 통해 고액등록금으로 고통받는 대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