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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좋아하는 게 술이다.

하지만 애당초 술을 참 잘못 배웠다.

 

그건 동무들과 어울려 치기에 편승하여 배운 술인 까닭이다.

술을 처음 접할 적부터 두주불사(斗酒不辭)만이

진정 남아의 기백이자 풍류(風流)인 줄 착각했다는 것이다.

 

아무튼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지금도

술잔을 들었다손 치면 기본이 소주 두 병이다.

그렇게만 마시면 덜하련만 때론 거기에 소주 한 병을

추가한다든가 아님 아예 맥주를 더 마셔 이른바

소맥(소주+맥주)을 하는 경우도 왕왕 생긴다.

 

그러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이튿날에

조우하게 되는 참을 수 없는 숙취의 준동(蠢動)이다.

하여 '다신 술 안 마셔야지!!'를 다짐하지만

그건 어차피 작심삼일로 그치고 마는 주당만의 어떤 한계임이 여실하다.

 

사설이 길었다.

하여간 이처럼 술을 사랑하는 민족이고 보니

주당의 쓰린 속을 풀어주는 음식을 찾는 건 당연지사이다.

 

그것도 착한 가격에 어머니처럼 지극정성으로

잘 보듬어주는 음식이라고 하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일 터.

이런 맥락과 연유에서 자주 찾는 집이

대전시 중구 산성동에 위치한 <샛터식당>이다.

 

아귀탕과 아귀찜을 잘 하는 집은 많다.

거개의 식당에서 아귀(탕,찜)를 '아구'로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아귀의 잘못이다.

 

아구는 '아가리', 즉 '입(口)'을 속되게 이르는 '아가리'의 경상도식 방언인 때문이다.

문헌에 따르면 아귀는 아가미와 지느러미, 그리고 꼬리와 살 부분

모두 각자 특유의 맛이 살아 있는 까닭으로 뼈 외는 버릴 것이 없다고 한다.

 

아귀는 또한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하고 동맥경화와 당뇨 등

성인병과 암을 예방하는 효과까지 지니고 있는 음식이라고 하니 비단

술꾼들뿐만 아니라 남녀노소가 두루 애식(愛食)하여도 좋은 음식이지 싶다.

 

또한 아구탕(찜)에 반드시 들어가는 미나리와 콩나물은

비타민과 단백질 등 풍부한 영양가마저

다량으로 함유하고 있어 여간 '흐뭇한 음식'이 아니다.

 

산성동 네거리에서 동물원 방향으로 약 100여 미터를 걸은 뒤

좌측의 주택가를 통해 들어서면 보이는 집이 바로 <샛터식당>이다.

 

이집이 바로 지금껏 구구절절 극찬을 마다치 않은 아귀를 가지고

참으로 속 시원하고 맛깔나게 아귀탕을 잘 하기로 소문이 자자한 집이다.

 

1인분에 '착한 가격' 4천 원인데 밑반찬 또한

계절에 맞게 시의적절로 바뀌는 정성이 엿보여 맘에 든다.

이 외에도 동태찌개와 갈치조림, 홍어탕도 먹을만 한데

이 역시도 1인분이 고작 4천 원이며 추가로 먹는 밥값은 안 받는다.

 

아귀탕을 잘 하기로 소문이 대단한 집이기에 점심시간에 가면

손님이 너무 많아 기다리든가 2층의

살림집(거기도 식탁이 차려져 있다)으로 올라가 식사를 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포유스토리에도 송고했습니다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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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서: [초경서반]&[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 대전자원봉사센터 기자단 단장 ▣ 月刊 [청풍] 편집위원 ▣ 대전시청 명예기자 ▣ [중도일보] 칼럼니스트 ▣ 한국해외문화협회 감사 / ▣ 한남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CEO) 수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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