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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이라고 다 같은 계란이 아니다. 품질·영양·가격 등에 따라 계란에도 등급이 나눠진다.

시중에 판매되는 계란 32개 제품 중 13개 제품(40.6%)이 최하위 품질등급 제품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 만큼 소비자들이 품질 낮은 계란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게다가 백화점·대형마트의 계란 품질관리에도 허점이 드러났다. 롯데, 신세계백화점, 대형마트인 이마트, 홈플러스에서 판매하는 일부 계란은 품질등급에서 최하위인 '3등급'으로 나타났다.

특히 콜레스테롤을 낮췄다거나 비타민을 강화했다면서 높은 가격을 받아온 대기업 계란이 실제로는 일반란과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일반란보다 못하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 영양가가 많다고 소비자를 현혹해 가격만 높게 받아온 셈이다.

소비자시민모임(이하 소시모)은 14일 계란에 대한 품질·영양·가격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계란의 품질등급 표시를 의무화해 품질관리가 엄격히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화점·대형마트 계란도 믿을 수 없다

소시모는 지난달 9일부터 이달 7일까지 시중에 판매되는 32개 제품, 총 960개 계란을 대상으로 품질등급 검사 및 일부 영양검사를 실시했다. 이 결과 조사 대상 중 13개 제품(40.6%)이 품질등급에서 최하위인 3등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13개 제품은 다음과 같다.

zellan신선란(롯데백화점 본점), 참좋은위생란眞(신세계백화점 본점), '이마트 후레쉬 영양란 10구(왕란)'(이마트 은평점), 신선특란(홈플러스 월드컵점), 네프란(망원시장), 토종란(영천시장), 이밖에 제품명 없는 7개 제품.

계란의 품질등급은 청결상태(오염율) 등 외관판정, 계란노른자 및 흰자의 상태 등 투광판정, 이물질, 신선도(호우단위) 등 할란판정, 껍질에 금이 간 파각란 출현율 등을 종합평가한 것이다.

이 가운데 신선도의 경우, 시중에 판매되는 계란 32개 제품 중 9개 제품(28.1%)이 '불량'(매우불량 1개 포함)이었다. 롯데백화점(본점)에서 판매한 'zellan신선란'과 신세계백화점(본점)에서 판매한 '참좋은위생란眞'이 신선도 '불량'이었다. 이마트에서 판매한 '이마트 후레쉬 영양란 15구(특란)', 홈플러스에서 판매한 '신선특란', 재래시장에서 판매한 4개 제품도 신선도가 '불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래시장에서 판매한 신선도 '불량' 및 '매우불량'인 5개 제품은 모두 상온에서 보관하고 있었다. 그러나 냉장보관하고 있는 백화점 판매 계란 중에도 신선도가 불량인 제품이 있어 일부 백화점의 계란 신선도 관리가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껍질에 금이 가 오염물질이나 병원성 세균이 속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파각란이 한 알 이상 들어있는 제품은 32개 제품 중 29개 제품(90.6%)에 달했다.

"콜레스테롤 낮다"더니... 값 비싼 계란이 더 높아

특히 계란의 영양관련 표시가 정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영양성분을 강화했다고 표시한 제품의 영양성분 함량이 일반 계란과 차이가 별거나 표시에 미치지 못했다. 또 콜레스테롤을 낮췄다는 일부 제품의 경우 일반란에 비해 오히려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았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대형식품업체 제품일수록, 특정 영양성분 강화·저감 표시를 한 제품일수록 일반란에 비해 높았다.

풀무원의 '아침에 후라이로 좋은 달걀' 제품은 "콜레스테롤이 일반란보다 15% 낮고…"라고 표시하고 있지만, 실제 저감 표시가 없는 일반란의 콜레스테롤 함량보다 높았다. 일반란의 콜레스테롤 함량이 332.5(mg/100g)인 데 비해, 풀무원 '아침에 후라이로 좋은 달걀' 제품의 콜레스테롤 함량은 345.1(mg/100g)로 오히려 높았다.

이에 대해 풀무원측은 "우리가 말하는 '일반란'은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한식세계화연구단 '식품성분표'에서 기준으로 하고 있는 계란을 말하는 것으로, 이 계란의 콜레스테롤 함량은 470(mg/100g)"이라며 "풀무원 제품의 콜레스토롤 수치는 275~300(mg/100g) 사이이기 때문에 콜레스테롤 수치와 관련한 제품 표시가 잘못된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CJ 프레시안의 '알짜란'(1.06mg/100g)은 비타민 E를 일반란의 4배 이상 함유했다고 표시하고 있지만 실제로 일반란(0.53mg/100g)의 2배에 불과했다. 이 계란은 똑같이 비타민 E를 일반계란의 4배 이상 함유했다고 표시한 같은 회사의 '아이러브에그'(4.03mg/100g)에 비해서도 약 26%(1.06mg/100g)에 불과한 양의 비타민 E를 함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비타민 E를 강화했다는 CJ 프레시안의 '알짜란'은 일반란에 비해 판매가격이 약 2배나 비쌌다.

또 소백양계단지의 '네프란' 제품(2.90μg/g)도 비타민 A 함량이 높다고 표시하고 있지만 일반란 (2.88μg/g)에 비해 비타민 A 함량 차이가 거의 없었다.

소시모는 "영양성분 강조표시를 할 경우에는 사실에 근거해 정확히 표시하도록 해야 하며, 업체들이 표시한 사실에 대한 입증을 하도록 해야 한다"며 "또 구체적인 영양성분 함량을 함께 표시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시모는 또 "유통기한, 생산자·공급원 표시 등의 표시가 제각각이어서 소비자가 혼란스럽다"며 "유통기한의 경우, 산란기간 또는 포장기간으로 표시를 통일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구매선택을 돕기 위해 국민생활과 밀접한 계란, 승용차 연비, 종합비타민, 교복 등 8개 품목의 상품 비교정보를 생산하기 위한 예산 지원에 나섰다. 이에 따라 소시모는 계란 등 총 4개 품목의 가격·품질 비교 정보를 올해 12월까지 발표할 예정이며, 종합비타민, 교복 등 4개의 품목은 녹색소비자연대와 한국소비자연맹에서 생산, 발표할 예정이다.


#계란#소비자시민모임#가격.품질 비교#콜레스테롤#풀무원.C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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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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