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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8일(일) 오후 1시 수유리 <재미있는 밥상>. 독서모임 <나비야! 청산가자>는 최근 톡 튀는 운동방식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책<가난뱅이의 역습>(김경원역, 이루)의 저자 마쓰모토 하지메씨를  초청해 저자와의 대화를 진행했다. 이날 초록당사람들 <초록독서모임>회원들도 참석하여 매력넘치는 하지메씨와 이야기 나누고 그를 소재로 한 다큐 <아마추어의 반란>을 관람했다. 유쾌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최근에는 뭐하시면서 지내시나?

하지메:도쿄 코엔지에서 재활용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도쿄근처 변두리 지역 사람들과 소통을 벌일 계획이다. 토야마(시골깡촌)에서 음악하는 지인들과 뮤직이벤트를 열 계획이다.

 

- 비행기로 오셨나? 베스트셀러 번 돈으로 어디에 쓰실 계획인가?

하지메: 비행기로 왔다. 값이 쌌다. 일본에서 책 판 돈으로 시위하고, 재활용가게 창업비용에 쓰려고 한다. 한국에서 판매된 수익금으론, 일본에서 생각하지도 못했던 동네에 가게를 낼 것이다.

 

- <가난뱅이의 역습> 편집자에게 질문하겠다. 일본에서 판매량은 어느 정도인가?

일본편집자:1개월만에 3쇄를 찍었다. 지금까지 10판을 인쇄했다. 출판당시, 하지메씨는 사람들에게 도서관에서 빌려 읽으라고 했다. 그래서 실제 읽은 사람든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특히 일본에서 한국의 싸이월드와 비슷한 '믹시'에서 반응이 뜨겁다. 20대 남성들로부터 반응이 뜨겁다. 일본 TV방송과 신문에도 많이 출연했다.

 

- 방문목적은?

하지메:2개월 전에 한국에 출판을 기념으로 왔는데, 한국을 둘러보지 못했다. 이번에는 여유를 갖고 돌아보려고 왔다. 어제는 문래동예술인마을을 다녀왔다.

 

- 한국에서는 주로 정부정책반대 시위에 초점이 맞춰진다. 이와 달리, 당신은 일본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살 방안을 찾기 위해 시위를 하고 있다. 찌개시위, 술판시위같은 시위가 과연 지속적으로 가능한 운동이 될 것으로 보는가?

하지메: 정부정책비판데모도 한 적 있다. 반대가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방식을 스스로 찾는 것이 운동이지 않나.

 

- 우석훈 교수가 책말미에 한국과 일본의 시위문화와 경찰의 반응을 비교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당신들의 시위를 보는 기성인들의 반응이 어떤가?

하지메: 일본에서도 중,장년층 시선을 싸늘하다. 프리터, 실업자 데모 등을 한심하게 본다. 코엔지 근처에서는 지역주민들은 이해를 해주는 편이다. 지금은 운동을 꾸준히 하다보니, 위에서 보는 시선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 같다.

 

- 당신은 가난한 사람들의 운동을 해오면면서, 부딪히는 장애물을 항상 유쾌하게 헤쳐나갔다. 그 비결이나 마음가짐이 있는가?

하지메: 너무 진지하게 하지 않는다. 시위를 계획할 때도 술을 마시면서 얘기하면서 모의를 꾸민다. 가볍게 하는 것이다.

 

- 가치관? 인생의 모토는?

하지메: 자신에게 거짓말하지 않는 것. 미래를 위해 지금 참지 않고 항상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 제가 일하는 <체화당>에 외국인을 끌어들여 일을 함께 하는게 쉽지 않다. (동행한 제레미씨에게)제레미씨는 어떻게 여기에 끼게 됐나?

제레미: 하지메씨가 운영하는 재활용가게에서 세탁기를 사면서 친해졌다. 가게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다. 가게 앞에 책상 놓고 술한잔 하면서 가게손님들에게 얘기를 걸고 시위참여를 권유하면서 끌어들인다. (웃음)

 

- 우석훈교수는 한국학생들에게 당신의 운동방식을 모범으로 소개한다. 한국에서는 당신의 방식이 가르쳐지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지메: 실제로 체험하고 느끼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녹색당에 대해 들어봤나? 2007년에 구의원에 출마한 동기와 선거에서 느낀 점은?

하지메: 들어봤다. (녹색당?) 어렵다. 출마동기는 시위를 합법적으로 하기 위해서도. 선거에 나가면 합법적으로 동네사람들에게 나의 주장을 알릴 수 있다.역전을 접수하기 위해서다.(웃음) 우리 동네는 너무 깨끗하고 정비가 잘 돼 있다. 음악이라도 털거나 팔려면 경찰이 온다. 선거기간 내내 파티를 하면서 즐겼다. 당선에는 관심 없었다.  다음 선거에 나갈지는 모르겠다.

 

- 한국에서 재활용가게 '아름다운 가게'를 방문했는가? 방문소감은?

하지메: 일본에서 재활용가게는 돈을 벌기 위해서 한다. 한국에서는 목적이 다른 것 같다. 일본은 정부지원이 전혀 없고, 당사자들도 원하지않는다. (정부 지원을 받고 튀자는 생각으로 지원을 받을 생각은 안했나?) 정부지원을 받고 싶은 생각은 없다. 현 정부는 본인들을 신뢰하지 않고 주로 잔소리하는 편이다. 정부없이도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

 

- '아름다운 가게'는 소외계층에게 수익금을 기부한다. 당신가게에서는 어떤가?

하지메: 코엔지에는 가난뱅이, 돈없는 젊은이들이 많이 살고 있다. '아름다운 가게'는 체계적으로 기부를 한다고 들었다. 우리가게는 기부를 하지 않고, 힘든 사람에게 물건을 더 주거나 싸게 주는 정도다. 수익이 별로 없기 때문에 물건으로 돕는다. 화재난 분을 도와준 적이 있다. 우리가게는 가난한 사람들을 모으고 만나는 공간으로써 의의를 둔다.

 

- 책 표지 삽화를 본 느낌?

하지메: 깃발을 든 주인공이 내가 아니라서, 처음에 놀랐다. (웃음)

 

- 취미?

여행, 오트바이 타고 여행하기.

 

- 중국공안에게 쫓겼다는 에피소드를 읽었다. 스토리를 설명해달라.

하지메: 천안문 모택동액자 아래에서 노숙모임을 했는데 경찰에 잡혔다. 우리가 잡히기 직전 소매치기가 잡혔는데 피투성이가 되도록 경찰에게 얻어터지는 걸 봤다. '큰일 났구나'싶었다. 다행히, 경찰은 화만 낼 뿐 곧 풀어줘서 화를 면할 수 있었다.

 

- 러시아에서 마피아에 쫓겼다는 이야기는?

하지메: 러시아에서 밤 11시까 되도록 술을 마셨다. 주위에 마피아 비슷하게 보이는 사람이 있었다. 내가 가진 러-일사전을 가져가더니 마피아단어를 찾아 우리에게 내미는 게 아닌가. 기겁한 우리들은 줄행랑을 쳤다.

 

- 지구에서 당신이 가장 바람직하게 생각하는 나라? 그 이유는? 없다면, 어떤 나라를 만들고 싶은가?

하지메: 없다. 규제가 강하지 않는 나라, 자유로운 나라. 동남아시아에서, 자유롭게 사는 나라를 꿈꾼다.

 

- 자유롭게 살고 싶은 이유는?

하지메: 태어나서 자란 곳은 도쿄에 있는 가난한 동네였다.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동네에서 어울려 즐겁게 지냈다. 신주큐는 화려했지만 사람들간 커뮤니케이션을 찾아볼 수 없었다. 어느날 대학도 취업학원으로 변모했고 문화가 삭막해졌다. 가난하지만, 서로 따뜻함을 나누며 즐거웠던 어린 시절을 그리워한 게 운동을 하게 된 동기이다.

 

- 당신과 같은 운동을 벌이려는 한국친구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하지메: 한국정치상황은 일본보다 많이 안 좋아지고 있다고 들었다. 그래도 일본보다는 대안공간이 많이 생겨나고, 상황이 나아지고 있는 걸로 안다. 대안공간을 활용해서 운동을 벌여보면 좋겠다.

 

[후기]

 

하지메씨는 재활용가게는 <아마추어의 반란>을 도쿄 코엔지에서 운영하고 있다. 현재 9호점까지 만들어졌다고 한다. 가난뱅이운동과 구의원 출마당시를 담아 <아마추어의 반란>이라는 다큐멘터리를 그는 찍었고, 영화를 소개하러 유럽전역을 다녔다. 그곳에서 자신과 비슷한 친구들을 만났다.

 

그는 인터넷라디오 <가난뱅이의 반란을 위한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매주 <아마추어의 반란>을 찍고 있다. 가난한 젊은이 하지메씨는 가게, 방송, 출간, 영화 등 가난한 사람들이 돈때문에 상상하지도 못할 모든 것을 아마추어의 가벼움과 발랄함으로 재미있게 벌여재고 있다. 놀랍다!

 

하지메씨는 이날 저자와의 대화가 끝난 직후 책을 내미는 사람들에게 사인과 함께 술병을 들은 자신의 캐릭터를 그려주고, 모토 한줄 씩을 남겼다. '매력적인 분이다!!'.

 

"부자들 다 덤벼!"

"가난뱅이도 뭐든지 할 수 있다!"

"가난뱅이들이여, 난리법석을 피우자."


가난뱅이의 역습 - 무일푼 하류인생의 통쾌한 반란!

마쓰모토 하지메 지음, 김경원 옮김, 최규석 삽화, 이루(2009)


#가난뱅이의 역습#아마추어의 반란#마쓰모토하지메#가난뱅이의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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