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부평에 살고 있는 유모씨와 김모씨 부부는 지난 해 9월과 10월 각각 인천지방법원으로부터 면책결정을 받았다. 두 부부는 남편이 전파상을 하고 부인은 전문직에 종사하는 평범한 맞벌이 부부였다.

그런 평범한 부부가 신용불량자로 된 것은 순식간의 일이었다. 1997년 IMF가 터지자 직장을 다니던 김씨의 남동생 A군이 직장을 그만두게 되면서 새로운 사업을 하기위해 대출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책·비디오 대여점을 새롭게 인수 운영하기 위해 은행에 2000만원 대출을 받으면서 김씨를 보증인으로 세우면서 화근이 시작됐다.

IMF이후 잘 나가던 가게도 운영이 어려운 터 A군의 가게도 운영이 어려워지고 점점 대출 이자도 갚기 어려워지면서 또다시 1200만원을 대출받으면서 이번엔 매형인 유씨가 보증을 서게 된다. A군은 매형인 유씨의 보증뿐 아니라 어머니와 형에게도 보증을 세워 대출을 받았다. 하지만 2년이 못 가 가게는 처분이 되었고, 결국 동생 A군은 신용불량자가 됨과 동시에 연락도 두절되고 자취를 감춰버렸다. 채무는 고스란히 보증인인 김씨와 그의 가족들에게 돌아갔다.

이때부터 가족의 불화가 시작됐고, 결국 이혼직전의 상황에 처하게 됐다. 그런 상황에서 민주노동당에서 진행하는 '나홀로 파산 길라잡이' 교육에 참여하게 되면서 과중채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현재는 둘째 아이를 출산하고 직장도 다니면서 다시 행복한 부부 생활을 하고 있다.

인천 남구 숭의동에 사는 이모(50)씨는 30년 동안 용접 일을 해왔고, 지난 5월 20일 회사를 나오기 전까지 만해도 홀어머니를 모시며 열심히 살아가는 가장이었다. 그런 그가 신용불량자로 회사도 그만두고 생계가 막막한 처지에 놓였다. 5년 전 이혼한 전 부인의 전화가 화근이었다.

전 부인이 아이들의 양육비와 등록금을 요구했고, 당장 큰돈이 없어 급한 마음에 캐피탈에서 500만원을 신용대출 했다. 직장 생활을 하기 때문에 대출한 돈을 바로 갚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직장에서 일거리가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소득이 줄어들고 돈을 갚을 수 없게 됐다.

그러면서 결국 카드로 돌려막기를 반복하다 사채까지 급전을 하게 됐고, 사채의 이자 빚을 더욱더 감당하기 힘들게 되면서 사채업자들의 잦은 전화와 회사 방문은 그가 직장을 그만두게 됐다. 처음 500만 원은 5년이 지나서 무려 4000만 원으로 늘었다.

인천민노당 '나홀로 파산' 공개 강좌 운영 '눈길'

민주노동당 인천시당(이용규 위원장)은 2005년부터 파산 상담을 시작해 85회 걸친 파산신고 공개강좌를 지속해 왔다.

인천민노당 간부들은 전국을 순회하며 각 지역 당원 교육과 당직자 교육을 진행할 정도로 당 내에서 파산관련 전문가 그룹에 속한다.

인천민노당은 파산 신청 공개강좌를 매달 첫째, 셋째 목요일에 정기적으로 진행해 왔으며, 지금까지 1만건의 파산 신청 상담을 진행했다. 매주 금요일 파산신청 서류만 5천 여건을 검토했으며, 나홀로 파산 길라잡이 공개강좌에는 84회 강좌에 7천여 명이 참여했다. 이 중 500여 명이 파산 면책자가 됐다.

"파산면책 상담 법무사를 찾지 말고 민노당을 찾아 주세요"

파산 신청자 수는 해가 거듭될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민노당에 따르면 이들 중 대부분은 사업실패(45.4%), 생활비 부족(15.5%), 사기 피해(10.70%), 보증(8.8%), 병원비 부담(3.20%) 등 경기불황이 길어짐에 따라 늘어난 생계형 파산이 차지한다.

개인파산이란 채무자가 개인사업 또는 소비활동의 결과 자신의 재산으로 모든 채무를 변제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진 경우에 그 채무의 정리를 위해 스스로 파산신청을 하는 경우를 뜻한다.

개인파산 제도의 목적은 채권자가 평등하게 채권을 변제받도록 보장함과 동시에 채무자에게 면책절차를 통해 남아 있는 채무에 대한 변제 책임을 면제해 경제적으로 재기ㆍ갱생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1997년 IMF이후 찾아온 서민경제의 한파에서 민생경제가 파탄나고, 그로 인해 생계형 과중채무자가 400만이 넘게 되면서 이들의 적극적인 채무조정을 위해 피해 구제활동을 통해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신용회복제도가 도입됐다.

이와 관련, 민주노동당 인천시당 박병규 정책국장은 "면책이란 자신의 잘못이 아닌 자연재해나 경기변동 등과 같은 불운으로 인해 파산선고를 받은 채무자에게 새로운 출발의 기회를 주기 위한 것으로서, 파산절차를 통해 변제되지 아니하고 남은 채무에 대한 채무자의 변제책임을 파산법원의 재판에 의해 면제시킴으로써 채무자의 경제적 갱생을 도모하는 것으로, 개인에게만 인정되는 제도"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법무사들이 파산신청자를 상대로 상담을 해주면서 수십만 원의 수수료를 챙기는 경우가 있는데, 파산 상담은 민주노동당을 찾으면 된다"면서, "개인파산은 무한 경쟁을 지향하는 자본주의에서 패자부활제도로 이들이 사회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현재의 신용회복 제도는 보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나홀로 파산#민주노동당 인천시당#면책#파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