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삶과 밀접한 바다의 변화가 흥미롭다. 바다는 '단절의 바다'에서 '풍요의 바다'와 '소통의 바다'로 진화하고 있다.
생명을 잉태했던 바다는 육지와 왕래가 힘든 '단절의 바다'였다. 유래는 우리네 역사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바다는 건너기 힘듦 등을 이유로 유배지로 이용되곤 했다. 이런 바다의 변화에서 뺄 수 없는 게 이순신 장군이 활약하던 '역사의 바다'이다.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요,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충무공의 한 마디는 나라를 구하는 초석이 됐다. 이렇듯 진도의 바다는 단절, 풍요, 소통, 그리고 충무공이 함께 녹아 있는 바다였다.
임진왜란 명량대첩 전승지에 세워진 진도대교
'소통의 바다'는 1ㆍ2 진도대교로 상징된다. 고립된 섬에서 자유로운 드나듦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진도와 해남 사이에 소통의 물꼬를 틔웠던 진도대교는 쌍둥이 다리로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풍경이다.
뿐만 아니라 이곳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배 13척으로 왜선 133척을 무찌른 '유쾌, 통쾌, 상쾌'가 스며 있는 전승지다. 이름 하여, 진도 울돌목 명량대첩. 현재 울돌목에는 명량해전의 역사 현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거북배가 오가고 있다.
'풍요의 바다'는 삶을 유지하는 생계 수단으로서 바다를 의미한다. 꿈과 낭만의 섬 진도를 유지하는 주춧돌 중 하나가 '신비의 바닷길 축제'일 게다. 현대판 모세의 기적으로 100만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때문이다.
허상무 문화관광 해설사는 "매년 3월에서 5월 중 열리는 이곳 바다 길은 진도군 고군면 회동리와 의신면 모도 사이 약 2.8㎞ 바다가 폭 40여m 넓이로 드러난다"면서 "이 현상을 보기 위해 관광객이 몰려들어 바닷길이 완전히 드러나 있는 약 1시간 동안 기적을 구경한다."고 전했다.
21세기 해양의 시대를 준비하는 풍요의 바다
기적의 바닷길 입구에는 '뽕 할머니' 상징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다음은 뽕 할머니 전설이다.
"옛날 손동지란 사람이 제주도 유배 중 풍파로 회동 마을 앞 바다에 표류, 이곳에서 살게 되었다. 그런데 호랑이 침입이 잦아 마을 건너편 모도로 급히 피신하면서 뽕 할머니 한 분만 남게 되었다. 뽕 할머니는 헤어진 가족을 만나고 싶어서 용왕님께 기원했다. 어느 날 꿈에 용왕님의 계시에 따라 바닷길이 나타났다. 뽕 할머니는 '바닷길이 열려 너희를 만났으니 이제 여한이 없다'는 말을 남기고 숨졌다. 이때부터 해마다 바닷길이 열려 바지락, 낙지 등을 잡으며 풍어와 소원을 비는 기원제를 지냈다. 이 풍습이 축제로 발전하여 오늘에 이른다."이 외에도 진도는 꽃게 파시가 열릴 정도로 어업 전진기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 풍요의 바다는 어민들이 고기를 잡아 올리는 어장에서 전복, 김, 우럭 등 양식장으로 진화하고 있다. 해양의 시대, 21세기를 이끌 바다의 역할이 강조되는 지금이다.
덧붙이는 글 | 다음과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