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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의 활동이 지난 6월 25일로 종결되었다. 각각의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막판 파국을 맞았던 미디어위. 그럼에도 불구하고 110일 동안 아주 치열하게 논쟁했고, 각각의 문제점을 끊임없이 공개적인 글쓰기와 발언을 통해 국민들에게 알렸다. 60-70%에 가까운 많은 국민들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의 미디어위 무력화에 대해서 반대하는 태도를 보여줬다.  

그런데 이게 웬 뒷통수 때리기인가. 한나라당 추천위원 5명이 민주당 추천 공동위원장인 연세대 강상현 교수에게 '사과하지 않으면 고소하겠다'며 협박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인터넷신문 프리존뉴스에 따르면, 이헌 위원 등 한나라당 추천위원 5명은 강 위원장이 7월 5일까지 사과를 하지 않는다면 민형사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히고 이 같은 의사를 강 위원장 측에 전달했다.

민주당 추천 강상현 공동위원장은 3월 25일 한겨레신문에 기고한 '미디어국민위 훼방놓는 한나라'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국민위'(미디어위) 운영과 관련하여 비공개, 비조사, 비협조로 일관하고 있는 여당 쪽의 태도를 보고 있노라면 정말 성의도 없고, 예의도 없고, 정의롭지도 않다"고 한나라당과 추천 위원들을 비판했다. 한나라당 추천위원들은 이 글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이에 대해 지난 3월 27일 미디어위 제2차 전체회의 시작과 함께 한나라당 추천위원들이 "위원들을 비난하는 글을 쓴 저의가 뭐냐"며 강 위원장에게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면서 파행을 빚었다.  

이에 대해 강 위원장은 "엄연히 헌법과 국회법에 국회의 '회의는 공개한다'는 민주주의의 기본 대전제가 있는데도 무슨 비밀 회담을 한답시고 비공개를 고집하는지 이해가 되지를 않는다"며 "회의를 비공개로 하자는 것은 국민의 눈과 귀를 막자는 얘기에 다름 아니다. 떳떳하지 못한 쪽에서 대개는 비공개를 주장하는 법이다"라고 한나라당 측의 '회의 비공개' 주장을 비판했다. 또 "실은 앞에 있는 TV카메라가 무섭거나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라 뒤에 있는 추천 정당이나 용기 있게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자기 자신이 두려운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추천위원들은 "위원들 명예를 짓밟아놓은 상태에서 어떻게 회의를 하느냐", "성의도 예의도 없고 정의롭지도 않은 위원들과 회의를 하자는 것이냐"면서 사과를 요구, 강 위원장을 거듭 압박했다.

김영 전 부산MBC 사장은 "여기에 예의 없고 정의롭지 못한 사람이 누가 있느냐"며 "사석도 아니고 신문에 국민을 상대로 이런 허위사실을 공표했으니, 공개해명하고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압박했다. 선문대 교수 황근 위원은 "개인 위원이 카메라가 무서워서가 아니라 심층 논의하는데 카메라가 생중계하면 결정적일 때 말을 못할 수 있으니 비공개로 해달라고 했고, 완전 비공개를 주장하지도 않았다"며 거칠게 항의했다. 

급기야 '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 소속의 이헌 변호사는 "성의도 예의도 없고 정의롭지도 않은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는 이 자리에 함께할 수 없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고, 한나라당 추천 김우룡 공동위원장도 "성의도 예의도 없고 정의롭지도 않다고 했는데, 위원회 폄하뿐 아니라 위원들을 모두 그렇게 만드는 것"이라며 "필자가 해명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원만한 회의 진행이 어렵다"고 발언했다.  

그리고 그 다음주인 4월 3일 전체회의에서 이헌 위원은 "강상현 위원장의 사과가 없다면 미디어위 활동 종료 이후 명예를 훼손당한 한나라당 위원들과 함께 민형사 조치를 취할 것"이라 공언하기에 이르렀고, 이에 강 위원장이 "심각한 압박을 느낀다"고 표현함으로써 마무리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미디어위가 끝난 시점에서 이헌 위원 등 한나라당 추천 위원 5명은 강 위원장이 7월 5일까지 사과를 하지 않는다면 민형사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히고 이 같은 의사를 강 위원장 측에 전달했다. 한나라당 추천 이헌, 윤석홍, 김영, 최홍재, 김우룡 등 5명의 위원들이 민주당 추천 강상현 위원장에게 '민형사 조치를 취하겠다'는 협박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무섭고 두렵다. 이들이 하는 행동이 무섭고 두려울 뿐이다. 지난 110일 동안 회의 공개 여부, 회의 중계 여부를 두고 한 달 이상의 시간을 소모해버렸던 이들의 생떼부리기식 논의에 대해 강상현 위원장이 지적한 것뿐이고, 또한 그것이 사실이었다. 또한 마지막까지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의 여론조사 불가 방침을 끝까지 고수하며 여론조사를 반대함으로써 파국으로 몰아넣었던 한나라당 미디어위 추천위원들의 행태를 일찍이 간파, '비공개 비조사 비협조'라는 표현으로 저들을 비판한 강상현 위원장의 비판에 의해 회의는 공개로 전환했으나 여론조사 실태조사는 결국 하지 않음으로써 비판은 현실이 되었다.

그런데도 미디어위 활동이 끝난 지금 시점에 고소 협박을 태연히 공개하는 저들의 모습에서 심각한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저들의 팔뚝에 누가 완장을 채웠는가.

저들이 국민들과 눈앞에 앉은 야당추천위원들을 보며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등 뒤에 서 있는 한나라당 전문위원과 밖에서 보고받는 나경원 의원, 고흥길 의원만 의식하고 논의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다. 그러한 논의행태를 끝까지 고수했던 이들이 야당 공동위원장에게 고소협박이라니.

경찰, 검찰, 국세청, 국정원 없으면 하루도 버티기 어려운 현 정권에서 저들마저 경찰과 검찰의 힘을 등에 업고 완장찬 듯 휘젓는 모습을 지켜보려니 눈이 아프고 가슴이 쓰리다.

덧붙이는 글 | 미디어스에도 기고했습니다.



#강상현#김우룡#나경원#고흥길#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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