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허수아비돼 일인시위하고 있는 '나'
허수아비돼 일인시위하고 있는 '나' ⓒ 소방발전협의회

 

요즘 서울 세종로 55 정부중앙청사 정문 앞에 아침 7시면 어김없이 '소방직장협의회구성을 보장하라'를 비롯한 소방의 현재실정을 나타내는 문구가 가득 적힌 펼침막 옷을 입고, 밀집모자를 눌러 쓴 채 가끔은 매연을 막고자 마스크를 쓰고 일인시위를 하고 있는 이가 있습니다. 두 팔을 벌리고 있으면 영락없이 들판에서 새떼를 쫓고자 세워 둔 '허수아비'와 진배없는 '인간허수아비'가 바로 나입니다.

 

지난 15일부터 오전에는 출근시간에 맞추어 7시부터 9시30분경까지, 오후에는 퇴근시간에 맞추어 4시부터 6시30분경까지 각 2시간30분여 일인시위에 나서고 있습니다. "왜 나는 '허수아비'되어 일인시위에 나설 수밖에 없었을까?" 이를 단적으로 말하자면 바로 '안전의 대명사인 119소방'이 위기에 처해 국민의 안전을 위협받고 있기에 이를 정부와 국민들에게 알리고자 입니다.

 

"무엇이 위기이냐?"면, '119소방'이 "업무를 수행하는데 힘들다"는 것입니다. '24시간 맞교대'라는 주40시간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근무형태와 근무환경을 도외시한 채 무한한 희생과 봉사만을 강요하는 업무형태 등이 '현장119소방'을 지치게 해 그들의 업무인 "국민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세종로 55 정부중앙청사앞에서의 '나'
세종로 55 정부중앙청사앞에서의 '나' ⓒ 소방발전협의회

 

'119소방'의 현장은 국민들이 모두 잠들거나 쉬는 시간에도 혹여 있을지도 모르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 출동대기 근무를 해야 하는 24시간근무체제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119소방현장대원은 24시간 맞교대근무를 합니다. 이들의 경우 그러나 24시간 근무하고 24시간 쉬는 형태지만 쉬어야할 24시간에도 19일 실시한 서울소방기술경연대회 준비와 시행을 위해 수차례 비번 동원되었던 것처럼 각종 명분의 비번동원으로 쉬지도 못하게 만듭니다. 당연히 다음날 정상근무가 온전할 리가 없으며, 국민의 안전에 소홀할 수밖에 없습니다. 당연히 '119현장대원'들도 쉬어야할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이원화돼 지휘체제일원화가 안된 조직, 각종 화재, 구조, 구급 등 재난재해의 현장업무가 국가사무임에도 지방사무로 분류돼 국가로부터 1.7%만 재정 지원받는 국가와 지방으로부터 소외된 조직, 일부지만 119소방현장직원의 처우와 환경개선에는 '나 몰라라'하는 간부제도의 모순 등 많은 불합리함을 가진 낙후된 조직임에도 긴 소방의 역사 속에서 아직도 개선되지 않는 조직이 바로 소방입니다.

 

이는 제가 오랫동안 소방에 대해 알아본 결과 내린 결론으로, "이제는 바뀌어야한다"고 해서 이를 정부와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미약하지만 일인시위에 나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인시위에 나선 소방발전협의회 송인웅 회장
일인시위에 나선 소방발전협의회 송인웅 회장 ⓒ 소방발전협의회

제가 금번 일인시위를 통해 정부와 국가위정자들에게 바라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가 "119현장소방관들에게 직장협의회를 구성하게 해 달라"는 것입니다. "특정직공무원이라 안 된다"는 구차한 핑계를 대서는 안 됩니다. 왜냐면 소방관들은 직렬상 특정직이지만 그들이 가진 것은 '희생과 봉사'라는 자긍심과 '관창'뿐이기 때문입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란 우화가 있듯이 그들도 할 말을 하게 해야 합니다.

 

둘째가 "소방사무를 국가사무화 해 달라"는 것입니다. 현재 소방재정의 1.7%만을 국가재정에서 부담하며 나머지를 지방재정에서 부담합니다. 그러나 각종 화재, 재해, 재난현장에서 국민의 안전을 위한 소방의 일은 당연히 국가가 해야 할 국가사무입니다. 그럼에도 소방사무가 지방사무로 돼 있어 '국민의 안전을 위해 존재하는 소방'이 인원확충, 장비교체 등에 항상 허덕일 수밖에 없습니다.

 

셋째는 이제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소방만의 단독 소방청이 설립돼야"합니다. 전쟁시에는 군인이, 이후 치안을 위해서는 경찰이 최고로 우대(?)받듯이 지금처럼 평화시에는 국민의 안전대명사인 소방이 우대받아야함에도 '개털'이 된 소방이 이제는 소방만의 단독 소방청이 되어야합니다.  

덧붙이는 글 | * 기자인 '나'는 전국소방관들과 소방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소방관들의 처우개선, 조직발전으로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고자 조직한 ’소방발전협의회‘의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제이비에스(www.jbsn.co.kr)에도 게재됩니다. 


#소방발전협의회#소발협#송인웅#허수아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