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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이 28일 오전 11시께 서울역 앞 광장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아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후퇴했다"고 현 정부를 비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부인 이희호 여사와 함께 서울역 분향소로 나와 노 전 대통령의 영전 앞에 헌화를 한 뒤 묵념을 했다. 김 전 대통령이 직접 분향소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전 대통령은 당초 봉하마을을 조문하려 했으나 먼 거리와 건강상 이유로 서울역을 찾았다.

 

▲ DJ "치욕 겪은 노 전대통령, 나라도 그런 결정했을 것"
ⓒ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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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사, 정부에서 반대"...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위기"

 

김 전 대통령은 조문을 한 뒤 100여 명의 시민들 앞에 나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현실을 우려했다. 김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위기다"라며 "시청 앞에서 분향하는 것조차 막고 있고, 내일 추도사를 하려고 했지만 정부에서 반대해서 못 했다"고 비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는 우리에게 두 가지 충격을 줬다"며 "하나는 그 용감하고, 낙천적이고, 굽힐 줄 모르던 그분이 서거했다는 것과 또 하나 놀라운 것은 전례 없는 조문 군중들이 매일같이 몰려든 사실에 감동받고 놀라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경제위기와 남북관계가 초긴장 상태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국민들은 속수무책이고 누구를 의지해야 할지 모르고 있다, 그 와중에 의지하던 한 분인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하셨다"고 덧붙였다.

 

김 전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과 민주주의 확립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 전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의 유지를 받들어 이 나라에 반드시 민주주의를 확실히 세우고 고통 받는 어려운 서민생활을 지키겠다"며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화해 협력으로 국민을 안심하게 만들었던 남북의 화해협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전 대통령은 또 "생전에 노무현 대통령과 나랏일을 같이 걱정하고, 남북정상회담도 했던 저로서 상주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며 "여러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죽어도 죽은 게 아니다"

 

김 전 대통령은 조문을 마친 뒤 정세균 민주당 대표, 임채정 전 국정의장 등과 만난 간담회 자리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니며 국민들의 마음속에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수사에도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김 전 대통령은 "검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 본인·부인·아들·딸·일가친척에 대해 싹쓸이 조사했지만 돌아가신 날까지 뚜렷한 증거를 얻지 못했다"며 "전직 대통령에게 그럴 수는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노 전 대통령이 겪은 치욕과 좌절, 슬픔을 생각하면 나라도 이러한 결단을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대통령은 또 "국민들은 '그런 시원한 남자는 처음이다'라고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며 "노 전 대통령이 추진하던 3대 정책인 민주주의, 좋은 경제, 남북관계 화해를 국민과 함께 발맞추어 나갈 것"이라고 말한 뒤 서울역을 떠났다.

 


태그:#김대중, #서울역, #노무현 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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