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경기 안양시민들의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조문 행렬이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고 있다. 지난 23일 안양역 광장에 첫 분향소가 설치된 이후 26일 현재 안양시청, 이종걸(민주당) 의원 사무실, 평촌 범계역 앞 등 4곳으로 분향소가 늘어나면서 추모 열기를 더하고 있다.

 

분향소가 설치된 안양역 광장에 나부끼는 노란색 종이 도화지와 안양시청 분향소, 평촌 범계역 앞 분향소 방명록에는 대통령 할아버지라 적은 어린이부터 촌로의 노인까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기억하면서 안타까움과 그리움이 담긴 글귀들을 적어놓았다.

 

시민광장으로 자리잡은 안양역 광장 분향소

 

 

안양역 광장의 시민 분향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는 비보를 접한 지난 23일 저녁 10시께 시민사회단체들이 설치한 이곳은 26일 11시 현재 2만여 명이 넘는 시민들이 조문한 것으로 잠정 집계돼 가장 많은 조문객이 찾았다.

 

이곳에는 조문의 발걸음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으며, 방명록과 노란 색종이에는 가신 님에 대한 그리움과 애틋함이 묻어난 글이 넘쳐 흐르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분향소를 설치한 이곳에는 안양시민단체협의회, 공무원노동조합안양지부, 법무법인 시민과 나라, 원불교 안양지구, 불성사, 문함대 안양지부 등 사회각계에서 보내온 조화들과 근조 펼침막들이 조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영정 사진 앞에서는 봉화산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 내리기 직전 경호원에게 "담배 있나"라고 물어 봤다는 언론보도를 접한 듯 한 시민이 조문하면서 놓고 간 담배 한 보루가 놓여 있어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차분한 분위기의 안양시청사 앞 분향소

 

 

안양시청 분향소. 이곳은 정부에 의해 국민장으로 결정된 후 안양시에 의해 25일 밤 10시30분 설치됐다. 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조문을 위해 1시간여를 시청앞 광장에 앉아 기다렸던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줄을 이루고 있다.

 

안양시청사 현관 입구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안양시 공무원들이 교대로 상주역할을 하고 있으며 안양시와 과천시 등 인근 지역 기관장 및 공직자, 사회단체장을 비롯 시청 주변 아파트단지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찾아와 조문을 하고 있다.

 

지난 26일 오전 10시30분에는 민주당과 한나라당 당적을 떠나 안양시의회 김국진 의장을 비롯 24명의 시의원 전원이 머리숙여 문상을 하고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추모했다.

 

 

 

"제 삶의 아버지, 제가 낳은 아이가 벌써 다섯살입니다. 할아버지 보고싶다고 이제서야 또박또박 말하게 됐는데... 사랑합니다. 영원을 넘어서까지, 언제나 항상 지금 이 순간... 편히쉬세요. 하느님 이 영혼 받아주시어 평안히 쉬게 하소서"

 

26일 오후 5시께, 한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분향 순서를 기다리던 30대 중반의 한 여성의 눈에는 이미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분향을 마친 후 영정앞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흐느껴 우는 모습에 주위에 있던 추모객들과 안양시청 여직원들 눈가에도 눈시울이 맺혔다.

 

안양시 총무과 직원은 "26일 오후 6시까지 1,120명이 조문한 것으로 집계됐다"며 "날이 어두워지면서 퇴근을 마치고 귀가한 인근 아파트 거주 주민들이 가족들과 조문하는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어 오늘 자정까지 1,500여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어디로 가나 했는데 평촌에도 분향소 생겼네"

 

 

범계역앞 분향소. 평촌신도시 한복판에도 뒤늦게 분향소가 설치됐다. 이곳 분향소는 민주당 동안갑 위원회에서 지난 25일 오후에 설치하고 시민들의 조문을 받기 시작해 첫날인 25일 2천여명, 26일에는 5천여명 등 7천여명이 조문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26일 해가 질 무렵인 오후 6시께, 퇴근시간과 맞물려 평촌의 대표적 번화가인 범계역 문화의 거리에 젊은이들과 직장인들이 몰리면서 분향소에는 조문을 하려는 수많은 추모 인파로 지하철 입구에서 문화의 거리 입구까지 물결을 이루었다.

 

"노무현 대통령 조문을 못해 그동안 발을 동동 굴렀어요. 어디로 가야할지 고민을 했거든요. 어느 곳에 분향소가 있는지 공지된 것도 못 찾아 서울로 가야하나 어디로 가야하나 고민했는데 가까운 평촌에 분향소가 마련됐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왔습니다."

 

 

 

26일 오후7시 부인과 함께 어린아이 손을 잡고 범계역 분향소를 찾은 40대의 중년 시민은 "힘 없는 서민들을 위해 이 나라의 개혁을 위해 애써온 분이 아니겠느냐"며 "그분의 죽음과 그분이 이 나라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아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교복차림의 여학생들은 방명록에 '대통령 할아버지'로 시작되는 마지막 인사 글귀를 남기고, 엄마의 손을 잡고 나온 어린아이는 두손으로 국화꽃 한송이 꼭 부여잡고 영정을 바라보며 분향 순서를 기다리고, 50대의 한 여성은 눈물을 흘리면서 애통해 했다.


#안양#노무현#분향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