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 본향 하동으로!
5. 1부터 5. 5까지 하동에서 열리는 <제14회 하동 야생차문화축제>에 다녀온 것은 차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행운이었다.
5월 4일 새벽 5시, 안성에서 다도회 회원 35명이 하동으로 출발했다. 짙은 안개가 걷히자 신록의 5월은 말 그대로 계절의 여왕으로 화창하게 빛났다. 하동에 가까워지자 산야는 온통 싱싱한 녹색의 야생차밭인데 군데군데 차잎따는 아낙네들의 모자와 옷이 꽃처럼 피어있었다.
4시간을 달려 9시 반경 하동 행사장에 도착. 시간이 일러서 칠불사로 갔다.
칠불사의 '아자방'은 다성(茶聖) 초의선사가 <다신전>을 집필한 곳으로 유명하다. 신록이 아름다운 칠불사를 돌아보고 차문화축제 행사장으로 돌아왔다.
행사장 입구에 세워진 아치, 오른쪽에는 '왕의 녹차와 함께하는 여행'이라 적혔다.
행사장 가는 길은 꽃으로 곱게 단장되어 있었다.
다시(茶詩) 시화전이 먼저 나를 반긴다. <인생의 맑은 차 향기가 되라> 정호승의 시부터 읽으며 내 맘에 특히 다가오는 시를 수첩에 적었다.
산차/이성선찻잔에 산을 띄워달여 마신다.솔방울 바람 산돼지달빛 도라지꽃 향기도재탕으로 마신다.우주가내 뱃속에나비되어 난다. 다선십덕(茶仙十德) / 유정일1. 차는 울적한 기분을 흩어지게하며2. 차는 생기가 나게하고3. 차는 잠을 깨게하며4. 차는 잔병을 예방하고5. 남을 공경하게 하며6. 차는 스스로 예의을 닦게하고7. 마음을 아름답게하며8. 차는 도리를 따르게하고9. 맛을 분별하게 하며10.차를 마시면 스스로 몸을 다스리게 된다.
차문화전시관에서는 차 관련 역사와 유물을 전시하여 이곳을 찾는 방문자에게 우리 차에 관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고 천년차도 이곳에 보관 전시되고 있다. 녹차 체험관에 들어갔다.
아이들이 차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었다.
[녹차 만들기 과정]
1. 차잎따기 및 고르기
2. 덖기
3. 비비기
4. 건조하기
5. 끝덕기
6. 선별 및 포장
이 방법은 체험객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고 하동녹차의 제다 방법은 덖기와 비비기를 9회 반복한다고 함. (일반적인 덕음차는 2-3회)
잘 덖은 차잎을 열기를 없애고 차의 성분이 잘 우러나도록 힘을 조절하여 멍석에 비비는 모습을 보며 '어리디 어린 이파리 숨진'이라는 고은님의 시구가 떠오른다. 어린 이파리가 멍석에 부딪혀 자신이 깨어져야 더 향기를 낸다는 사실!
조형물 하나하나에도 하동군민들의 정성이 가득했다. <차음식 특별전> 팸플릿에 소개된 그대로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다양한 차음식이 차려져 있었다. 우리 음식의 기본인 차된장, 차고추장부터 갖가지 음식들이 선보였다.
임금님 밥상에도 차가 안 들어 갈 수 없는가 보다.
그림같은 송화다식과 함께 차꽃 정과, 녹말다식 등을 보며 우리음식의 미와 우수성을 다시금 실감했다.
차약과, 너무도 아름다워 어찌 먹을꼬?
십장생정과 이것 잡숫고 오래 오래 건강하게 사세요. 이외에도 <산자> <차라이스케익> <도라지 정과> <차보쌈 김치> <차스무드> 등 멋진 음식들이 있는데 지면상 다 올리지 못했다.
하동 야생차를 판매하는 가게와 다기들을 파는 가게들도 돌아보았다. 환하게 웃는 아줌마의 웃음에도 향기가 있다.
- 계속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chosun.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