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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JB(대전방송) 사옥에 노조 측이 내건 천글씨. 
퇴임 후 예우문제로 시작된 전임 사장과 노조와의 갈등이 법적 공방으로 확대됐다.
TJB(대전방송) 사옥에 노조 측이 내건 천글씨. 퇴임 후 예우문제로 시작된 전임 사장과 노조와의 갈등이 법적 공방으로 확대됐다. ⓒ 심규상
 

퇴임 후 예우문제로 시작된 TJB(대전방송) 전임 사장과 노조와의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지역 민영방송사인 TJB의 노동조합에 따르면 전임 이아무개 사장이 지난 4월 초 이종익 노동조합위원장(지난 3월 말 취임)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를 계기로 양측의 갈등양상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 전 사장과 노조와의 갈등의 시작은 지난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쟁점1 - 부회장 대우]

노조 측 "신입사원 13명의 1년 치 연봉을 예우금으로?"

이 전 사장 "이사회와 집행부가 결정할 문제... 노조가 왜 관여하나" 

 

우선 노조 측은 "지난 2월 말로 임기를 마무리한 이 전 사장이 임기 중에 전 직원의 10%가 넘는 인원을 경영합리화를 이유로 명예퇴직 시켰다"며 "그런데도 자신이 퇴임하게 되자 특별공로금 형식으로 퇴임 후 예우를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사장은 지난 1997년 상무를 시작으로 2000년 사장 취임 후 지난 2월 말까지 약 10년 가까이 사장으로 재직해 왔다. 

 

노조 측에 따르면 이 전 사장이 요구한 퇴임 후 예우는 부회장 직위와 연봉 1억5000만 원에 2년 처우, 법인카드 지급, 차량 유류대, 휴대전화 요금, 경조사비 등 2년간 4억원에 가까운 액수다. 노조 측은 처음에는 골프장 회원권까지 요구했었다고 밝히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이는 신입사원 10명의 1년 연봉에 해당하는 액수"라고 말하고 있다.

 

노조 측은 수익감소와 경영적자상황에서 전임사장이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고 있다며 서명운동을 벌였고, 서명에는 전 직원의 95%가 참여했다. 노조는 이를 근거로 전임사장에게 어떠한 직위보장이나 비용지출도 하지 말 것을 사측에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사장은 "이사회에서 오랫동안 회사에 공헌해온 점을 들어 관행에 따라 '부회장 대우'로 할 것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부회장직은 이사회에서 결정할 문제고 그에 따른 구체적인 처우는 사측에서 알아서 할 문제로 이를 노조가 나서 도덕성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쟁점2- 희망퇴직? 강제퇴직?]

노조 측 "사장 연임 위한 강제퇴직"

이 전 사장 "사장 더 하려 했다면 명퇴를 시키지 않았을 것" 

 

노조 측이 지난 3월 사내 게시물을 통해 "(이 전 사장이) 연임을 위해 직원들을 명예퇴직 시켰다"고 표현한 것도 쟁점사항 중 하나다. 노조 측은 사내 게시판 대자보를 통해 "연임을 위해 11명의 젊은 직원을 희망퇴직이라는 미명아래 일터에서 찬바람 부는 거리로 내몰았다"고 주장했었다.

 

이에 대해 이 전 사장은 "지난해 경영이 어려워지자 비상경영대책수립 과정에서 명예퇴직을 신청을 받았지만 오히려 간부들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주지시켰다"며 "강제퇴직이었다면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하면 되는데 구제신청 한 사람이 아무도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더구나 노조 측은 내가 사장을 더 하기 위해 직원들을 명퇴시켰다는 허위내용으로 명예를 훼손시켰다"며 "사장을 더 하려 했다면 거꾸로 명퇴를 시키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지난해 명예 퇴직한 일부 직원들은 "명예퇴직을 신청하지 않자 회사 국장이 나서 대기 발령시키겠다고까지 하면서 퇴직할 것을 종용했다"며 "희망퇴직이 아니라 강제퇴직이었고 사장이 이런 일을 모를 리 없다"고 말하고 있다.   

 

[쟁점3- 또 다른 의혹]

노조 측 "재임 시절 각종 이권사업 개입 의혹 있다"

이 전 사장 "부끄러운 일 전혀 안했다" 

 

또한, 노조 측은 이 전 사장이 재임시절 회사비용으로 부인 소유 홍삼대리점에서 1500만 원 상당의 선물을 부적절하게 구매했고 방송국 CI 작업에 자신의 사위를 부적절하게 참여시켜 1000만 원의 자문료까지 지급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 밖에도 재임시절 각종 사업이권에 직위를 이용한 개입 의혹이 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전 사장은 "회사 집행부서에서 광고주와 이사진들에게 감사 선물을 하기 위해 구입한 것으로 영수증까지 첨부해 경찰에 제출했다"며 "이를 부적절한 구매로 표현한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방송국 CI 작업에 사위가 참여한 것에 대해 "경쟁 입찰을 붙었으나 가격이 비싸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한 일로 부적절한 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전임 사장이 직원들의 퇴직금 누진제마저 폐지하고 중간정산시켰다"며 "그런데도 자신은 1년에 월급여의 3개월 반에 해당하는 금액을 퇴직금으로 받는 등 퇴직금 누진제 효과를 철저히 챙겨 6억 원 가까운 퇴직금을  받아갔다"고 말했다. 이어 "전임 사장의 사내 구성원에 대한 저급한 책임의식을 지적한 것을 놓고 명예훼손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도덕성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 전 사장은 "노조 측이 사장을 더 하기 위해 직원들을 명예퇴직 시켰다는 등 허위사실을 주장해 42년 동안 언론인으로 일해 온 명예가 크게 훼손됐다"며 "참다못해 억울함을 풀기 위해 고소했고 사장 재임시절 직위를 이용해 전혀 부끄러운 일을 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TJB(대전방송)는 지난 1995년 개국한 지역 민영방송으로 대전광역시와 충남·북 일원에 TV와 라디오, 디지털 방송 등을 송출하고 있다.


#대전방송#전임 사장#노조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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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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