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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이돌 그룹 '스마프'(SMAP) 멤버 초난강(구사나기 쓰요시)의 나체 소동에 대해 일본 내에서 단죄론과 동정론이 맞서고 있다.

 

초난강은 지난 23일 새벽 3시경, 도쿄 미나토구(港区)의 히노키쵸 공원(檜町公園)에서 만취해 나체 상태로 괴성을 지르다 경찰에 체포됐다. <석간 후지>에 따르면, 초난강은 사건당일 도쿄 아카사카 술집 등에서 2차에 걸쳐 술을 마신 후 새벽 2시경 히노키쵸 공원 근처에서 일행과 헤어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나체 행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 당시 그는 "으악 으악" 소리를 지르고 있었으며, 경찰에게 "나체가 된 것이 뭐가 나쁘냐!"는 등의 항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왜 새벽에 만취가 돼서 나체 소동을 일으켰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스포츠도쿄> 4월 25일자. 헤드라인에 초난강 기사를 실었다.
<스포츠도쿄> 4월 25일자. 헤드라인에 초난강 기사를 실었다. ⓒ 곽형덕

반듯한 아이돌 스타의 나체쇼

 

초난강은 1988년 스마프로 데뷔한 이래 40세에 가까운 지금까지도 음악, 영화, 오락, 시사프로그램 등을 넘나들며 '스마프 왕국'을 구축해 왔다. 특히 그동안 큰 구설수에 오르지 않았을 뿐더러, '부드러운 남자', '모범적인 남자'라는 이미지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사랑을 받아왔던 터라 일본 국민들은 충격에 빠진 상태다.

 

 초난강 기자회견.
초난강 기자회견. ⓒ JPNews화면캡처

일본 주요언론들은 초난강 해프닝을 "치명적이고 뼈아픈 행동"이라며 1면에서 주요하게 소개했다. 또 한국 팬들의 반응에 대해서도 주요하게 다루고 있다. 초난강은 한국어에 능통하고, 한국에서도 활동하는 등 한일 연예계를 잇는 한국통 역할을 해왔다.

 

초난강은 24일 석방된 후 도쿄의 소속 레코드회사에서 사죄회견을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제정신이 아닐 정도로 마셔서 성인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부끄러운 행동을 한 점을 반성하고 있다"며 "정말 죄송하다"고 사죄했다. 한국 팬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일본 밖에 계신 팬들에게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신문은 '단죄론' : "스마프 해체나 제명 고려해야" 

 

하지만 이런 초난강의 사과회견에도 불구하고 신문은 초난강과 스마프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도쿄 스포츠>(25일자)는 1면에 초난강이 체포되는 사진을 게재하고, 초난강이 기타노 다케시 감독을 스토킹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기사는 사건 한 달 전쯤 초난강이 기타노 감독을 갑자기 찾아가 영화에 출연시켜달라고 했다는 내용과 함께 기타노 감독의 "(초난강은) 이상한 사람"이라는 발언을 담았다.

 

<스포츠호치> <산케이신문> 등은 초난강이 과거부터 알몸추태를 부려왔으며, 이 사건 또한 20여 년간의 스마프 활동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스포츠 호치>(24일자)는 초난강이 최근 찍은 영화의 실패로 침울해 했다고 보도하는 등 사건 시나리오까지 구성해 보도했다.

 

 <스포츠도쿄> 초난강 체포관련 특집기사.
<스포츠도쿄> 초난강 체포관련 특집기사. ⓒ 곽형덕

또 <도쿄스포츠>(25일자)는 '스마프 신화의 붕괴'라는 기사를 통해 "이번 사건은 초난강뿐 아니라 스마프 전체의 위기"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스마프의 또 다른 멤버 이나가키 고로가 2001년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체포됐던 사건을 들어, 아이돌 그룹에서 2명이나 경찰서 신세를 진 만큼 팀 해체나 제명으로 고려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가운데 하토야마 쿠니오 총무상은 지상 디지털티브이 추진 홍보 광고에 출연하던 초난강이 체포된 것에 대해 "최악의 인간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산케이신문 23일자 보도)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가 누리꾼들로부터 "돼지"라는 모욕을 당했다. 그는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이 발언을 하루 만에 철회했다.

 

방송과 누리꾼들은 '옹호론' : "앞으로도 계속 응원하겠다"

 

반면, 신문과 달리 방송계에서는 초난강을 옹호하는 발언도 만만치 않게 터져 나오고 있다.

 

 야후재팬 초난강 특집
야후재팬 초난강 특집 ⓒ 곽형덕

일본의 유명 코멘테이터 도리고에 슌타로는 <TV아사히> 스파모닝에서 초난강의 이번 행동에 대해 "공공외설행위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그를 옹호했다. 그는 특히 "체포하지 않아도 됐다"라고도 발언해 비난여론을 일으키기도 했다.

 

과거에 나체 소동을 일으켰던 적이 있는 탤런트 시마다 요시치도 초난강을 격려하고 지지했다.

 

"쿠사나기군,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개그라고 생각하고 웃으세요. 술 마시고 나체가 됐을 뿐이죠? 그렇게 오랫동안 아이돌 하면 정신적으로 괴롭습니다." (도쿄스포츠 25일자 보도)

 

일본 누리꾼들도 대체로 초난강에게 우호적이다. 야후재팬 게시판에는 "이제 안 봐도 되겠군요"라는 냉랭한 반응도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앞으로도 계속 응원하겠습니다"라는 동정론이 우세하다. 23일 오후 초난강의 가택수사를 벌인 아카사카 경찰서에는 스마프 팬들의 항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고.

 

20년 아이돌,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물의를 빚은 연예인에 대해 이번처럼 일본 내에서 찬반이 엇갈리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스마프 멤버들도 사건 진화에 총력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카토리 신고는 25일 밤 아사히 계열의 방송 <스마스테이션>에 출연해 울먹이며 "여러분들이 용서해 주신다면, 스마프로 하루라도 빨리 돌아가고 싶다"라고 말하며 초난강을 지원 사격했다.

 

 쟈니즈가 각 언론사에 보낸 보도자료.
쟈니즈가 각 언론사에 보낸 보도자료. ⓒ 곽형덕

그러나 어찌됐든 이번 사건으로 초난강과 스마프는 적지 않은 손실을 보게 됐다. 초난강의 소속사인 쟈니즈는 보도 자료를 배포하고 피해 최소화를 위해 동분서주 중이지만 후지 티브이의 SMAP X SMAP을 비롯한 4가지 프로그램과 타사 프로그램, 제작중인 영화, 라디오 프로그램 및 현재 방영중인 5개 광고(지상 디지털 방송 준비협회, 도요타 자동차 등등) 등은 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27일 방영 예정이었던 일본 인기프로그램 '스마스마'의 초난강과 한국 <꽃보다 남자> F4가 함께 출연한 방송은 방송중지 결정이 내려진 상태다.

 

20년간 일본의 절대적인 국민 아이돌로 군림하던 스마프에겐 이번 초난강의 나체해프닝이 최대 고비가 될 듯하다.


#초난강#만취 알몸 난동#스마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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