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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22일) 국회에서는 노동조합과 관련된 두 개의 행사가 있었습니다.

 

운수노조에서 주최한 <인천공항철도 문제해결을 위한 공개토론회>가 오후 2시부터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렸고 공공노조 소속 국립오페라단의 공연 <거리의 프리마돈나 '희망음악회'>가 오후 4시 30분부터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노동조합이 국회안 시설에서 행사를 할 경우 당연히 국회의원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해당 의원들은 안내장에 이름을 걸거나 행사 첫머리에 인삿말을 하는 정도가 보통입니다.

 

그런데 어제 있었던 <토론회>와 <희망음악회>에서 김성순, 최문순 두 의원은 이름걸기와 인사치례 이상의 성의와 진정성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먼저 김성순 의원의 경우입니다.

 

4.22 오후 2시 국회 헌정기념관 인천공항철도 문제 해결을 위한 공개토론회
4.22 오후 2시 국회 헌정기념관인천공항철도 문제 해결을 위한 공개토론회 ⓒ 운수노조

 

이날 토론회는 노동조합과 참여연대, 경실련 등 시민단체와 학계전문가, 정당관계자들이 참여했지만 현역의원으로는 유일하게 민주당 김성순 의원이 토론자로 나섰습니다.

 

이런 토론회는 주발제와 보조발제, 토론 등을 합하면 3시간 내외가 소요되고 토론자의 경우 10분 정도로 시간이 제한되기 때문에 의원실에서 토론자로 나선다고 했을 때 보좌관을 내보내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김성순 의원이 직접 나왔을 뿐만 아니라 일부러 맨 앞 토론자로 순서를 배려했음에도 스스로 마지막 토론자를 자청하여 3시간이 넘는 토론회에서 한번도 자리를 뜨지 않고 토론에 임해 주었습니다. 현역 국회의원으로서는 쉽지않은 일입니다.(토론회 내용보기)

 

아직은 언론의 화려한 주목을 받지도 못하고 100명 남짓한 노동자들이 참여한 토론회에  스스로 토론문을 준비하고 의견을 경청하는 모습은 큰 감동이었습니다.

 

바로 옆건물인 국회도서관에서 4시 30분에 개최된 <희망음악회>의 팸플릿에는  '민주당 문방위원회 주최, 최문순 의원 주관'으로 되어 있었고 후원에는 몇몇 의원들의 이름도 적혀 있었습니다.

 

 4월 22일 오후 4시 30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거리의 프리마 돈다 '희망음악회'
4월 22일 오후 4시 30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거리의 프리마 돈다 '희망음악회' ⓒ 공공노조

조금 늦게 도착해서 처음부터  보지는 못했지만 들어서자마자 조금 의아했던 것은 최문순 의원이 통상 '사회자석'으로 여겨지는 무대 왼쪽에 서서 마이크를 잡고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현역 국회의원쯤 되면 어느 장소에서건 중앙으로 '모시는' 것이 관례일진데 무슨 일인가 했더니 정말 '사회'를 보고 있었습니다.

 

돋보기를 썼다 벗었다 하며 일일이 참석자들을 호명하고 순서를 안내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아마추어 같은', '행사 진행자'의 그것이었습니다.(관련기사: 거리의 프리마돈나들 국회에 서다)

 

정치권과 운동권에서는 언제부터인가 '진정성'이 유행어처럼 회자되어 왔습니다. 사실 진정성을 믿어달라는 말처럼 이상한 말도 없습니다. 진정성 자체가 상호신뢰를 전제하는 것일 텐데 그것을 또 '믿어 달라'고 해야할 정도로 척박한 풍토와 관계를 상징하는 구문입니다.

 

화려하게 주목받는 자리를 마다하고 귀찮을 수도 있고 재보선 현장으로 의원들이 동원되는 시기에 노동자들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수고를 마다하지 않은 김성순, 최문순 두 의원의 진정성에 감사와 존경을 표합니다.

덧붙이는 글 | 저는 '민주당이 아닌 다른 당'의 당적을 가지고 있고 특별히 민주당을 좋아하거나 싫어할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같은날 비슷한 시간에 보았던 두 의원의 모습에 대한 감상을 전하고 싶습니다.


#진정성#운수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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