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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등산 산불조심, 자연보호에 나선 국제키와니스 회원들.
무등산 산불조심, 자연보호에 나선 국제키와니스 회원들. ⓒ 오승준

지천에 널려있는 봄꽃들의 황홀한 춤사위에서 깊어가는 봄이 보이고, 가벼워진 여성들의 옷차림에서 여름이 성큼 성큼 다가오고 있음을 느낀다. 지난 토요일 오전 간편한 복장으로 봇짐하나 메고서 무등산으로 달려갔다.

길가에 나서니, 도로변 곳곳에 누워있는 앙증맞은 꽃 잔디와 연분홍, 진분홍 패랭이 꽃물결, 푸른 옷으로 갈아입은 버드나무 가지와 화사한 벚꽃들이 눈을 맑게 마음을 밝게 한다. 무등산으로 가는 길은 그야말로 생명의 외경이요, 자연예술의 극치다.

 무등산장 입구 공원관리사무소 앞에 화사하게 피어있는 벚꽃들의 향연.
무등산장 입구 공원관리사무소 앞에 화사하게 피어있는 벚꽃들의 향연. ⓒ 오승준

자연보호는 산에 오르는 사람들의 기본 임무

09:00 무등산장이 있는 원효사 주차장에 노란 가운을 입은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모였다. 그들은 다름 아닌 평소 자원봉사를 일상처럼 실천하는 어린이 국제봉사단체인 (사)국제키와니스 제7지역(총재 유성건, 광주·무등·빛고을클럽) 30여명의 회원들. 이들은 산불예방 등 자연보호캠페인 활동과 더불어 회원 단합과 친목유대를 위해 이날 자리를 함께했다. 

회원들은 원효사 주차장에서 꼬막재까지 등산객들에게 산불예방 리본을 달아주고, 등산로 주변의 쓰레기 등을 수거하면서 자연보호 캠페인 활동을 벌였다. 나도 회원의 한사람으로서 이들과 동행했다.

무등산 등산은 주로 2개 방향에서 이루어진다. 도심에서 4㎞ 거리인 동구 운림동 증심사 주차장과 무등산 서북쪽 북구 금곡동 원효사 계곡에서 각각 출발하는 코스다. 증심사 쪽 길은 증심교 3거리에서 바람재~너덜겅약수터~토끼등~중머리재~장불재 까지 올라 좌우로 삼각형을 그리며 다시 되돌아오는 길이, 원효사 쪽 길은 원효사 주차장~산장~꼬막재~신선대 3거리~규봉암~장불재(입석대·서석대) 코스의 길이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

 꼬막재 가는 길, 몸집 큰 다양한 나무들이 숲의 터널을 이루고 있다.
꼬막재 가는 길, 몸집 큰 다양한 나무들이 숲의 터널을 이루고 있다. ⓒ 오승준

무등산장에서 꼬막재까지는 약 3.2km(왕복 2시간 정도 소요). 이 길은 광주의 토박이인 나로서도 처음 가보는 코스였다. 이 길은 등산객이 다른 코스에 비해 비교적 적은 편이고, 구배가 완만하여 등산하기에 좋은 곳이다.

무등산공원관리사무소 앞에 아름답게 조성된 소공원과 꼬막재 가는 길목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하얀 벚꽃과 목련, 붉은 복숭아꽃, 진달래 꽃 등 봄꽃들의 휘날림이 가는 걸음을 더디게 하면서 무등산을 찾는 기쁨을 더해준다.

산장 입구 주변의 요란한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등산로로 들어서자, 울창한 숲이 머리 위를 덮는다. 쭉쭉 뻗은 소나무, 참나무, 산 벚나무, 신갈나무 등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군데군데 그늘숲을 이루고 있는 휴양림 같은 나무 군락과 산죽들이 가슴을 흔들어댄다.

 아름드리 활엽수 나무가 가득한 숲속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등산객들.
아름드리 활엽수 나무가 가득한 숲속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등산객들. ⓒ 오승준

특히 나이테가 많아 보이는 키 큰 소나무와 활엽수들의 물결 앞에서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수가 없다. 또한 등산로 길 바닥에 깔려져 있는 꼬막 같은 바위 암석들이 자연의 냄새, 고향의 냄새를 풀풀 느끼게 한다. 피안의 안식처가 따로 없다. 이곳 나무들은 다른 등산로에 있는 나무들에 비해 유난히 몸집이 크고, 키가 큰 것이 특징이다. 

가다가 쉬고, 쉬다가 가기를 반복하며 1시간 30분 정도 걸어 올라가니, 여기가 '꼬막재'라는 표지석이 눈에 들어온다. '광주 무등산 사랑의 대부'라고 불리 우는 박선홍씨의 글이 '꼬막재'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무등산 산장에서 의상봉의 뒤를 돌아 규봉암을 향해 올라가노라면, 꼬막처럼 엎드린 고개에 이른다. 옛 선조들이 나들이 할 때 이 고개를 지름길로 이용했다. 중요한 길목으로써 그리 높지 않고, 나지막한 재이어서 꼬막재라 불리워 왔다고 한다. 한편 길 부근에는 꼬막처럼 생긴 작고 앙증맞은 자갈들이 무수히 깔려 있어서 또한 꼬막재라 부르기도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박선홍의 '무등산'글 중에서)."

 꼬막재 그늘에서 정담을 나누고 있는 등산객들.
꼬막재 그늘에서 정담을 나누고 있는 등산객들. ⓒ 오승준

꼬막재에는 쉬어갈 수 있는 그늘과 둥그렇게 잘라진 소나무 의자들이 곳곳에 적당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이곳에서 자리 펴고서 땀 훔치며, 간단히 준비해 간 음식과 음료들로 산에서 먹는 기쁨을 만끽하며, 회원들 간 정담을 나누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산을 내려와 산장 주변의 식당에서 점심한 후 일부 회원들은 귀가하고, 나주시청에 근무하고 있는 박계수 회원의 권유로 7명이 따로 나주의 역사와 문화 기행에 나섰다.

박계수 회원은 나주사랑이 특별한 공무원으로서 나주의 홍보물을 항상 백에 담아 가지고 다니면서 각종 모임시 그 홍보물을 내어 놓으며, 나주에 올 것을 반 강제적(?)으로 독려하는 홍보 맨 이자, 나주 관내 불우시설을 365일 제집 드나들 듯이 하며 자원봉사하는 봉사가 제2의 직업인 사람이다.

 나주 공산면에 위치하고 있는 영산강 황토돛배 나루터.
나주 공산면에 위치하고 있는 영산강 황토돛배 나루터. ⓒ 오승준

서민들의 애환 실어 날랐던 황토돛배, 다시 부활하여 '영산강 뱃길' 열다

광주에서 승용차로 1시간 달려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은 영산강 황토돛배 나루터. 나주시 공산면 신곡리에 있는 드라마 '주몽' 세트장 부근 다야 뜰에 자리 잡고 있었다. 차로 가면서 보니, 처음에는 조그마한 도랑이나 하천 같이 보였다. 그러나 현장에 도착하니, 제법 강폭이 크고 길이가 꽤있는 대형호수였다.

우리 일행을 비롯한 약 15명의 승객이 배에 올라타 구명조끼를 입고 배의 운행을 기다리니, 출발하기 전에 황토돛배의 기관사이자, 나주시 공무원인 문화관광과 박종석씨가 황토돛배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 친절하고 상세한 안내를 하면서, 주변 경관에 대한 설명을 감칠맛 나게 해설해 준다.

먼 산기슭에서 동이 터오면 나루는 오색의 빛을 입고 분주히 살아난다. 퀴퀴한 홍어와 실타래, 쌀자루가 작은 돛배에 차곡차곡 쌓이면 뱃사공은 팔뚝보다 굵은 노를 저어 돛에 바람을 태운다. 누런 황톳물에 광목을 넣어 황포를 만든 후 돛에 달아 사용하는 황포돛배는 오래 전 강을 넘나들며 서민들의 애환을 실어 날랐다.

 구명조끼를 입고 황토돛배의 출발을 기다리고 있는 관광객들.
구명조끼를 입고 황토돛배의 출발을 기다리고 있는 관광객들. ⓒ 오승준

그렇게 강을 바삐 오갔던 황포 돛배는 1970년 대 초반까지도 목포와 영산포를 오가며 미역·소금·젓갈 등을 실어 날랐으나, 육로 교통이 발달하고 강 상류와 하구가 각각 댐과 둑으로 막히면서 사라졌다.

황토돛배가 30여년 만에 다시 이곳에 나타나게 된 것은 전라남도가 과거 영산강에서 교통·물자 운송수단으로 빈번하게 운항됐던 황포돛배를 영산강의 옛 정취를 살리고 이를 남도 고유의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기 위해 영산강 뱃길 복원의 일환으로 황토 돛배 2척을 선박 전문가 등의 고증을 거쳐 건조하여 나주시에 운영을 위탁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황포돛배의 크기는 돛대 높이 7m, 길이 13.2m, 폭 2.5m, 무게 3.39톤이다. 사공 1명을 포함해 보통 15명 내외가 탈 수 있다. 황톳물로 염색한 돛 2개를 달았지만, 바람의 힘만으로 운항하면 시간이 많이 걸려 동력장치(휘발유 사용)를 장착했다고 한다.

 황토돛배를 타는 시간은 약 40여분. 거리는 6키로미터.
황토돛배를 타는 시간은 약 40여분. 거리는 6키로미터. ⓒ 오승준

돛배가 출발하는 다야 뜰에서 영산나루를 돌아오는 코스는 약 6km로 40분 정도 소요되며, 강폭은 약 70m, 수심은 2~5m. 배에서는 다른 돛배의 수려한 모습을 편안히 감상할 수 있으며, 사방팔방에서 불어오는 시원하고 상쾌한 자연바람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야간에 가장 달이 밝게 보이는 곳에 지어진 정자 월계동, 돌을 깎아 그 위에 정자를 지은 석관정, 일제시대에 강제징용으로 끌려 간 가족들을 배웅하다 많은 사람들이 떨어져 죽었다는 이별바위, 드라마 '일지매' 촬영장소로 유명한 모래사장, 주변의 주몽세트장과 아름다운 갈대 물결 등도 정겨운 마음으로 만나볼 수 있는 이곳만의 특별한 역사요, 옛 자연의  풍광이다. 나루터는 중흥건설이 나주시의 위탁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황토돛배에서 바라본 영산나루 주변 전경.
황토돛배에서 바라본 영산나루 주변 전경. ⓒ 오승준

박종석씨는 영산강 황토돛배 나루터는 2007년 4월에 문을 열었다. 평일에는 하루 7~8회 정도 배를 띄우고 있지만, 주말에는 보통 20회 이상 배를 운행해야 한다"며 "많을 때에는 하루 500여명도 넘게 찾아온다. 그럴 때에는 정신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황포돛배야 옛 뱃길을 체험하는 관광 상품이지만, 과거에 돛배는 나주의 생활양식을 크게 좌우했던 해상교역의 핵심 수단이었다. 당시 목포에서 홍어와 젓갈을 비롯한 생활물자를 실어 나르는 돛배가 나주 영산포에 도착하면, 포구는 떠들썩했다. 이런 연유로 현재 나주 영산동 선창 앞에는 '홍어의 거리'가 조성돼 있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자격증을 가진 기관사가 부족하여 파견근무를 하고 있다. 기관사 3명이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날마다 풀로 근무하기 때문에 가족과 함께 지낼 수 있는 시간이 없어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며"그렇지만, 많은 사람들, 특히, 부산, 인천, 목포 등의 어부들이 찾아와 황토돛배를 타면서, 가슴이 후련하고 마음이 확 트인다 며, 바다에서 맞이하는 바람은 해풍 때문에 별로 시원하지 않는데, 이곳 바람은 자연바람이어서 너무나 상쾌하고 시원해서 좋다"고 말할 때 보람을 느낀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참고로 영산강 황토돛배는 바람이 거세게 불거나 비가 쏟아지는 날과 월요일엔 운행을 하지 않는다. 강폭이 작아 사고의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승선료는 성인 5000원이고, 청소년 4,000원, 어린이 3,000원이다. 운행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이다.

 황토돛배에서 바라본 주몽 촬영 세트장 삼한지 테마파크.
황토돛배에서 바라본 주몽 촬영 세트장 삼한지 테마파크. ⓒ 오승준

덧붙이는 글 | 다음 기사로 이어집니다.



#역사문화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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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국민을 위한 봉사자인 공무원으로서, 또 문학을 사랑하는 시인과 불우한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것을 또 다른 삶의 즐거움으로 알고 사는 청소년선도위원으로서 지역발전과 이웃을 위한 사랑나눔과 아름다운 일들을 찾아 알리고 싶어 기자회원으로 가입했습니다. 우리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아기자기한 일, 시정소식, 미담사례, 자원봉사 활동, 체험사례 등 밝고 가치있는 기사들을 취재하여 올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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