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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특권교육' 반대"를 전면에 내세웠던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후보가 당선되었다. 김 당선자는 경기도교육감 선거에서 총 유효투표수 103만4742표 가운데 40.8% 42만2302표를 얻어 34만8057표(33.6%)를 획득한 현 교육감 김진춘 후보를 눌렀다.

 

김상곤 당선자는 ▲공교육 혁신 ▲미래교육투자 ▲교육복지실현 등 5대 정책과 ▲학급당 25명 이하의 '작은 교실' 운영 ▲초·중·고교 무상급식, 저소득 자녀 아침급식 제공▲수준 높은 방과후학교로 사교육비 절감 등 6대 실천공약을 제시했다. 

 

임기가 1년 2개월이라 모든 공약을 다 실현할 수 없지만 공약을 제대로 추진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이명박식 교육 정책은 일단 제동이 걸릴 것이다. 정말 사람답게 살아가는 아이들을 위한 교육이 학교 현장에서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하지만 이번 선거도 어김없이 대표성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도교육감 선거 유권자는 850만 5056명이다. 이 중 104만 5767명만 투표하여 투표율이 12.3%에 그쳤다. 지난해 서울시 교육감 선거 15.4%에 비교해도 3.1%나 낮다. 김상곤 당선자가 득표율 40.8%로 당선되었기 때문에 총 유권자의 5%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투표율이 낮은 이유로는, '공휴일이 아니다', '아직도 교육감을 직접 뽑는지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사교육에는 관심이 많지만 공교육을 살리는 일에는 관심이 적다'  따위가 있다고 언론들은 보도한다.

 

하지만 언론은 책임이 없는가? 비록 전국 선거가 아니라 경기도에 국한된 교육감 선거로 공중파 방송이 연일 보도할 이유는 없다손치더라도 최소한 각 후보자들의 정책을 비교분석하면서 자기 아이들 교육 미래를 결정하는 교육감을 직접 뽑는 중요한 선거임을 보도했어야 했다. 하지만 방송 3사는 관심이 없었다.

 

"KBS는 단신으로 교육감 선거가 있다는 사실만 전했다. 어떤 후보가 출마했는지조차 보도하지 않았다. MBC와 SBS는 '보수와 진보의 대결'로 접근하는데 그쳤다. 정작 보수 측 후보들과 진보 측 후보의 공약이나 교육철학에 대한 진지한 분석은 없었다." (오마이뉴스 <방송3사, 경기도 교육감 선거 달랑 '1건'씩>, 2009.04.08)

 

선거에 관심 없다는 유권자만 탓할 것이 아니라 방송들도 낮은 투표율에 자유롭지 못하다. 대학수학능력 시험을 치르는 날이면 9시 뉴스에 출제 경향과 난이도, 일류대학(?) 인기학과 합격점까지 보도하는 방송사다.

 

하지만 정작 아이들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교육감 선거는 단신으로 보도했다. 이런 방송이 유권자만 탓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 교육정책 문제점만 지적한다고 방송이 제 역할을 다한 것은 아니다. 문제 있는 교육 정책을 개혁할 인물이 누구인지 비교 분석해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이끌어내는 일도 방송이 담당해야 할 역할이다.

 

유권자들도 마찬가지다. 사교육에는 관심이 많고, 사교육비 절감을 바라면서 정작 사교육을 개혁할 수 있는 후보자가 출마했는데 투표장에 나가지 않는 것는 무엇인가? 민주사회에서 개혁을 이루는 방법은 현재 선거 외에는 다른 길이 별로 없다. 아이들을 망치는 교육 정책을 펴는 인물을 떨어뜨리고, 아이들이 사람답게 살도록 해주는 후보자를 당선시키기 위해서라도 투표장에 나가야 한다. 내가 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도 해주지 않는다.

 

지지하는 정책을 제시한 정당과 후보자에게 표를 주지 않으면 세상은 달라지지 않는다.

 

교육감 선거뿐만 아니라 재보선 투표율을 보면 안타깝다. 권력 비리를 볼 때마다 우리는 분노한다. 하지만 그들을 심판하는 일에는 정말 무관심하다. 말로만 비판하면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사람답게 사는 사는 세상과 학교를 만들려면 내가 투표장에 나가지 않으면 이룩할 수 없다. 세상은 남이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변화시키는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2000년 이후 재보선투표율

2000년 6월8일        21.0% (역대최저)

 

2000년 10월26일     25.0%

 

2001년 4월26일       28.2%

 

2001년 10월25일     41.9%  (역대최고)

 

2002년 8월8일       29.6%

 

2003년 4월24일     29.5%

 

2003년 10월30일    34.2%

 

2004년 6월5일       28.5%

 

2004년 10월30일   33.2%

 

2005년 4월30일     33.6%

 

2005년 10월26일    40.4%

 

2006년 7월26일     24.8%

 

2006년 10월25일  34.2%

 

2007년 4월25일    27.9%

 

2008년 6·4 23.2%


#선거#대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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