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차량 정비중 하루에도 몇 번씩 차량을 올렸다 내렸다 고장난 차량을 수리한다.
차량 정비중하루에도 몇 번씩 차량을 올렸다 내렸다 고장난 차량을 수리한다. ⓒ 염지환

 

이 곳은 서울시 중구 중림동에 위치한 'OOOOO자동차정비공업사'. 일주일에 한 번씩 정비 VCR(제 직업은 프리랜서 PD 입니다)을 만들기 위해 오는 곳이다. 소규모 자본으로 동네 구석구석에서 자신의 사업을 하는 사람들, 소위 자영업을 하는 분들을 만나고 삶을 지속적으로 엿본 건 이 곳이 처음이었다.

 

천만기 사장 부품 주문 중인 천만기 사장.
천만기 사장부품 주문 중인 천만기 사장. ⓒ 염지환

꼼꼼하지만 소탈하고 인간적인 천만기 사장
 
정비 주임 차량 정비는 늘 만만치 않다.
정비 주임차량 정비는 늘 만만치 않다. ⓒ 염지환

늘 말없이 성실하게 일하는 정비 주임
 
정비 직원  차량 정비는 늘 만만치 않다.
정비 직원 차량 정비는 늘 만만치 않다. ⓒ 염지환
성격은 급하지만, 일 하나 하나에 최선을 다하는 정비 직원
 
동생과 형 사장(뒤)인 동생과 정비 직원(앞)인 형
동생과 형사장(뒤)인 동생과 정비 직원(앞)인 형 ⓒ 염지환

재미있는 건, 세 명 밖에 안 되는 소수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이 곳에 친형제가 있다는 사실이다. 사장인 동생(앞)과 정비 직원인 형(뒤). 먼저 근무했던 직원이 그만둔 뒤, 이런 저런 사정과 경기 불황이 겹쳐 한동안 직원을 못 구했는데, 다행히 늦은 나이에 정비를 배운 형이 자존심을 꺾고 동생의 정비공업사에 들어온 것이다. 
 
때로는, 정비에서만큼은 경험 많은 동생이 형에게 싫은 소리를 할 때도 있지만, 그래서 옆에서 봤을 때 안쓰러울 때가 몇 번 있었지만, 그래도 어려운 상황만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친해진다. 경기 불황이 만든 재미있지만, 조금은 씁쓸한 풍경이다.
 
정비공업사 풍경 때로는 한가할 때도 있다.
정비공업사 풍경때로는 한가할 때도 있다. ⓒ 염지환

정비공업사 풍경 때로는 밥 먹을 시간도 잊을 만큼 바쁠 때도 있다.
정비공업사 풍경때로는 밥 먹을 시간도 잊을 만큼 바쁠 때도 있다. ⓒ 염지환

한가할 때는 정말 한가하고, 바쁠 때는 정말 바쁜 것이 자동차정비공업사의 일! 그러나, 고유가와 경기 불황으로 때때로 한가한 날이 며칠씩 이어질 때는 한구석 쓰레기통에 담배 꽁초가 수북이 쌓인다.   
 
장비를 들고 있는 손 한 쪽 손으로는 장비를, 한 쪽 손으로는 고장난 곳을 살피고 있는
장비를 들고 있는 손한 쪽 손으로는 장비를, 한 쪽 손으로는 고장난 곳을 살피고 있는 ⓒ 염지환

손 늘 기름때가 묻어 있는 손
늘 기름때가 묻어 있는 손 ⓒ 염지환

타이어를 끼우고 있는 하루에도 몇 번씩 비슷한 작업을 반복한다.
타이어를 끼우고 있는하루에도 몇 번씩 비슷한 작업을 반복한다. ⓒ 염지환

조금은 지저분한 바닥 사실 일하고 있는 동안은 청소할 여유가 거의 없다.
조금은 지저분한 바닥사실 일하고 있는 동안은 청소할 여유가 거의 없다. ⓒ 염지환

 
이 분들이 일하는 곳은 깔끔함과 편안함과는 거리가 먼 곳이다. 손에는 늘 기름때가 끼어 있고, 은근히 무거운 장비를 들고 계속해서 차량을 정비해야 하는, 또한, 까다로운 고객의 비위를 맞춰줘야만 하는 곳. 이 분들이 일하는 걸, 1년 간 우연찮게 지켜보면서 중국의 영화감독 지아장커가 '세상을 지탱하고 있는 건 노동자들(혹은 한국적으로는 자영업자들)이라고, 지식인들은 그저 변명만 늘어놓을 뿐이다'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핸드폰을 들고 있는 누구한테 온 문자를 확인하고 있는 걸까?
핸드폰을 들고 있는누구한테 온 문자를 확인하고 있는 걸까? ⓒ 염지환

정비 주임과 정비 직원 이들이 꿈꾸고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
정비 주임과 정비 직원이들이 꿈꾸고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 ⓒ 염지환

그렇지만, 내 피상적인 관찰만으로 이 분들의 삶을 함부로 평가할 수 없다. 경제 불황이라지만 그들의 삶에 어떠한 행복과 자유와 꿈이 있는지는 진심으로 소통하기 전까지는 제대로 알 수 없는 것이다. 
 
LIFT 위로 올라갈 수도, 아래로 내려갈 수도 있는 어떤 위태로움
LIFT위로 올라갈 수도, 아래로 내려갈 수도 있는 어떤 위태로움 ⓒ 염지환

단지,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보이지 않게 묵묵히 땀을 흘리며 살아가는 이 분들의 삶이 유지될 수 있는 사회적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영업#정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