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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환경운동연합 등 서울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진보정당들로 구성된 한강운하백지화 서울행동 준비위(이하 준비위)가 17일 오후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가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위해 요청한 152억원 추경 예산 승인을 취소할 것을 촉구했다.

 

준비위는 이날 "서울시가 예산낭비와 환경파괴로 아직까지 국민들에게 갈등이 큰 경인운하와 맞물린 한강운하(한강르네상스 사업)를 단 한 번의 여론수렴 절차도 없이 밀어붙이고 있다"며 "실시설계, 환경영향평가도 완료되지 않은 사업의 예산을 추경신청 하는 게 옳은가"라고 비판했다.

 

준비위는 이어 "서울시가 시의회에 제출한 한강운하 예산 신청서에는 별 근거 자료가 없다"며 "이는 시민의 의견 수렴이나 환경영향평가 등 법적 절차는 물론 사업의 타당성조차 확인하지 않고 공사 예산을 신청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준비위는 "오 시장의 이런 난폭한 속도전은 2010년 지자체 선거에서 공천권을 확보하기 위한 무리수로 판단된다"며 "서울시의회는 서울시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강운하, 한나라당을 위한 충성맹세에 불과해... 그곳엔 서울시민은 없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각계 인사들은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허구성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홍성태 상지대 교수(사회학)는 "오세훈 시장은 취임 이래 서울시가 '아름다운 마을'로 선정했던 '한양주택'을 철거했고, 시청 태평홀과 오랜 역사를 자랑하던 동대문운동장도 부쉈는데 이제는 민족의 젖줄인 한강 파괴에 나섰다"며 "이러다 '파괴 시장'으로 이름을 남길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 교수는 특히 "대형 토목공사의 고용효과 혹은 지역 경기부양 효과가 적다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 알려진 사실"이라며 "지금 한강운하 사업은 시민과 후손을 위한 사업이 아니라 강부자를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런 식으로 시장과 시의원들이 '짬짜미'를 통해 시민들을 속이고 혈세를 낭비하려는 현실을 더 이상 참고 넘겨선 안 된다"며 "대대적인 시민정치개혁운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염형철 서울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장도 "한강운하는 한나라당을 위한 충성맹세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염 운영위원장은 "서울시는 한강운하 사업을 통해 용산과 인천을 오가는 5000t급 여객선에 해외 관광객을 유치할 것이라고 했다"며 "그러나 '편익 부풀리기' 논란을 가져왔던 KDI의 경인운하 사업타당성 분석 보고서조차도 용산과 인천 사이에 배타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명시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서울시가 요청한 추경예산 내용 중 하나인 양화대교 경간 조정 및 구 행주대교 일부 철거에 대해서도 "아무런 대책도 없이 양화대교와 구 행주대교를 허물면 그 다리를 이용했던 강서 주민들의 편의는 어떻게 되겠냐"며 "결국 한강운하 사업은 오 시장이 다음 지자체 선거의 공천권을 위해 몰상식하게 밀어붙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이수정 서울시의원과 정호진 진보신당 서울시당 공동대표는 "서울시의회가 경기불황으로 고통 받고 있는 시민들을 생각한다면 이번 추경예산을 승인하면 안 된다"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한강운하 사업은 이번 추경예산을 포함, 총 3000억원이 드는 대규모 사업인데 제대로 된 여론수렴이 없었다"며 "오늘 오후부터 재개되는 임시회의에서 추경예산안이 논의될 예정인데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문제점을 다시 한번 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공동대표는 "지난 1월 서울시가 '한강공공성 선언'을 하며 한강의 경관을 아름답게 하고 시민의 편의를 확보하겠다고 아름답게 말했지만 다음 날 언론보도는 '한강변 50층 이상 고층빌딩 건설', '인근 아파트 매매상한가' 등이 제목으로 나왔다"며 "오세훈 시장의 한강에는 생태나 시민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서울시의회 106명 시의원 중 한나라당 소속이 96명에 달하는 등 압도적으로 의회를 점하고 있지만 끝까지 그들이 오 시장의 들러리로 전락할 것인지 지켜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인운하#한강르네상스#오세훈#서울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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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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