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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남아공에서 무선전화의 인프라구축을 맡고 있는 K모바일의 대표)의 호의로 갑자기 아프리카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지난 1월 5일, 오랫동안 꿈꾸었던, 그러나 저로부터는 너무 먼 곳에 있었던 그 아프리카를 인천에서 13,280Km를 17시간동안 날아서 조벅에 첫발을 디뎠습니다. 타오는 그곳이 너무 지루해서 2주 만에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제가 더 이상 힘들고 위험한 곳으로의 여행을 원치 않는 가족들은 제발 그리되기를 바랐습니다.

저의 안전을 염려한 모든 분들의 애정 어린 바람과는 달리 저는 어떡해든 갑작스럽게 저를 찾아온 아프리카에서 한 계절을 견디어볼 결심이었습니다. 그 '아프리카에서의 한 계절'을 고집한 이유는 오랫동안 그리워하던 대상에 대한 예의이며 또한 적어도 한 계절은 동고동락해보아야 그 상대를 어렴풋이라도 이해하게 되고 그 아프리카와 사랑에 빠질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아프리카로 가는 태평양 상공에서 구름 아래로의 일몰
아프리카로 가는 태평양 상공에서 구름 아래로의 일몰 ⓒ 이안수

 O. R. Tambo국제공항에서 조벅으로 이동
O. R. Tambo국제공항에서 조벅으로 이동 ⓒ 이안수

회사에서 제공한 조벅의 5성급 펜트하우스는 참 편하고 안전했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일하는 비지니스맨을 위한 호텔은 외부와의 단절을 의미합니다. 앞선 여행자들로 부터 수혈 받을 수 있는 선도 높은 정보를 기대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타오의 예상대로 지루했습니다. 저는 하루빨리 호텔의 탈출을 꾀했습니다.

 회사에서 제게 제공한 #1 MELROSE BLVD BY Seasons in Africa 펜트하우스, 거실
회사에서 제게 제공한 #1 MELROSE BLVD BY Seasons in Africa 펜트하우스, 거실 ⓒ 이안수

저는 회사의 업무차 방문하는, 조벅에서의 저의 최대 관심사였던 남아공의 대표적인 타운쉽인 소웨토Soweto를 몇 차례 방문하면서 틈틈이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모으고 회사에서 제공한 휴대폰을 통해 그 정보를 검정했습니다.

며칠간의 현지생활을 통해 중·남부아프리카를 대중교통을 이용해 여행하는 것은 위험하고 비용대비 효율성이 떨어지며 원하는 목적지의 접근이 극히 제한적이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그 대안은 개조된 트럭으로 세계 각국에서 모인 여행자들과 함께 여행하는 오버랜드 트럭Overland Truck 투어에 주목했습니다.

 조벅의 현지 법인 zensho의 사무실이 있는 Fredman Towers 빌딩에서 본 조벅의 샌턴지구
조벅의 현지 법인 zensho의 사무실이 있는 Fredman Towers 빌딩에서 본 조벅의 샌턴지구 ⓒ 이안수

 남아공의 대표적인 타운쉽인 소웨토
남아공의 대표적인 타운쉽인 소웨토 ⓒ 이안수

루트와 일정이 정해져있다는 것이 불만이긴 했지만 루터가 다양하고 제가 희망한 목적지를 거반 포괄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두 가지의 문제에 봉착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는 많은 어드벤쳐트럭투어회사들중에서 어떤 회사를 택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여러 취합된 정보와 관련업계종사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Nomad Adventure Tours가 압도적으로 만족도가 높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이 회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한 일정과 루터도 저의 여행계획과 가장 부합되는 것이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비용이었습니다. 저는 단지 한화 30만원에 해당하는 2,000랜드만을 현금으로 소지하고 나머지는 신용카드 한 장이 저의 지불수단의 모든 것이었습니다. 회사에서 제공한 고급 숙소를 벗어나면 향후일정은 제가 모든 것을 책임져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케이프타운의 노매드어드벤쳐투어스의 본사 최고 책임자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배수진을 친 심정으로 저의 여행계획을 밝히고 이 회사의 아이티네러리itinerary가 저의 여행계획과 얼마나 이상적으로 부합되는 지를 말했습니다. 그리고 아무 대책 없이 아프리카로 날아온 떠돌이 여행 작가의 지원을 호소했습니다.

그 책임자는 회사의 방침을 협의한 다음 그 결과를 이메일로 알려주겠다고 했습니다. 그 이메일의 답장을 받는데 두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이 회사의 트럭에 합류하여 제가 남부아프리카를 일주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여행 일정의 중간 귀착지인 케이프타운에서 소주를 준비하고 기다리겠다는 매혹적인 문구가 덧붙여져 있었습니다.

노매드어드벤쳐투어스가 지원한 프로그램은 3가지입니다. 조벅을 출발해서 남아공 최대의 국립공원인 Kruger Nation Park와 아프리카에 남은 마지막 두 왕국 스와질랜드와 레소토를 경유하여 와인루터를 포함한 남아공의 동남부 4,960Km를 20일 동안 종주하는 '남부아프리카탐험South African Explorer'과 남아공 서북부와 가장 아프리카적인 색채가 짙은 나미비아와 보츠와나의 핵심루터를 관통한 다음 짐바브웨의 빅토리아폭포에서 그 일정을 마감하는 5,572Km의 '케이프타운에서 빅폴까지Cape To Vic Falls', 그리고 빅폴에서 제가 아웃해야하는 공항이 있는 조벅으로 돌아가는 교통편인, 1,470Km에 달하는 'Vic Falls to JHB Transit'이 그것입니다.

케이프타운에서 보츠와나와 나미비아의 비자를 준비하면서 5일간의 자유일정만 제가 독자적으로 구성하면 되는 가이드와 요리사가 동반되는 안전하고 편리한 일정이 확정된 것입니다.

제가 부담해야할 비용조차 카드결제를 하거나 케이프타운 방문 시 지불해도 되는 선택권을 제게 주었으며 나미비아와 보츠와나 비자발급도 대행해주겠다는 시원한 답변이 더 없이 고마웠습니다. 이제 제게 필요한 것은 세계의 젊은 여행자들과 함께할 친화력과 저의 취재에 그들의 협조를 끌어낼 설득력과 42일간을 견딜 체력이었습니다.

 저와 20일간 스와질랜드와 레소토왕국 및 남아공 동남부지역 4,960Km를 종주했던 노매드어드벤쳐투어스의 트럭, Janis.
저와 20일간 스와질랜드와 레소토왕국 및 남아공 동남부지역 4,960Km를 종주했던 노매드어드벤쳐투어스의 트럭, Janis. ⓒ 이안수

덧붙이는 글 | 모티프원의 블로그
www.travelog.co.rk
에도 포스팅됩니다.



#아프리카#남아공#노매드어드벤쳐투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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