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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장애인 차별철폐의 날 문화제  2008년 4월 20일에 서면 천호장 옆 도로변을 막고 열렸던 문화제
2008년 장애인 차별철폐의 날 문화제 2008년 4월 20일에 서면 천호장 옆 도로변을 막고 열렸던 문화제 ⓒ 배성민

 

1월 18일에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옆에서 '2009 빈민현장활동' 문화제를 하려고 부산진경찰서에 집회 신고를 하러 갔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신고서에 단체명·신고자·연락처를 적었다. 정보계열 형사들도 무슨 행사인지만 물어 볼 뿐 빨리 일을 처리하려고 했다.

 

하지만 집회 장소를 서면 쥬디스태화로 적는 순간 형사가 다짜고짜 물었다. "쥬디스태화 어디서 하려고 합니까? 정문 앞을 말하시는 거죠?"라고 묻자 필자는 농담하느냐고 되물었다. "참가자가 100명이고 무대를 만들고 공연을 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그 좁은 데서 문화제를 할 수 있습니까?"

 

"쥬디스태화 옆 도로변에서는 집회를 할 수 없습니다."

"그럼 서면 천호장, 금강제화 옆 도로변에서 하겠습니다."

 

"거기도 집회를 못합니다. 금강제화 앞이나 쥬디스태화 앞에서 하시죠."

"아니 작년까지만 해도 쥬디스태화에서 촛불집회도 하고, 서면 천호장에서 4·20 장애인 차별철폐의 날 문화제를 진행했지 않았습니까!"

 

"올해부터 도로를 점거하는 집회는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시청 광장이나 부산역 광장을 사용하시죠."

 

법대로 하자는 형사의 말에 필자는 어이를 상실했다. 매번 집회 해왔던 장소를 올해부터 쓸 수 없다는 게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작년 촛불시위가 그렇게 무서웠나?

 

부산광역시에서 사람이 가장 많이 다니는 곳은 서면 일대이다. 상권·교통·회사가 모여 있어 부산 시민이라면 일주일에 한번은 꼭 들르는 곳이다. 그래서 작년까지 서면 일대에서 문화제, 집회가 많이 열렸다. 각계 각층의 사람들이 서면 거리에 나와서 자신들의 삶에 대해 목소리 냈었다.

 

그리고 서면에서 집회가 열리게 되면 지나가는 시민들은 구경하며 관심을 가지기도 하고 참여하는 사람도 있다. 즉 부산에서 서면은 집회의 목적에(많은 국민들이 사회적 소수의 목소리에 관심을 가지게 하는 것) 가장 부합하는 곳이다. 

 

2008년 여름 부산 서면은 뜨거웠다. 많은 시민들이 서면 거리에 나와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행동에 대해 비판하였다. 심지어 87년 6월 항쟁 기념일인 6월 10일에는 서면 8차선 도로를 점거하여 집회를 할 정도로 엄청 많은 사람들이 참가하였다.

 

촛불시위가 잠잠해지자 이명박 정부는 시위와 관련 된 사람들에게 벌금과 구속영장을 무참하게 날렸다. 그리고 서면 도로변에서의 집회를 금지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작년 촛불시위가 무서웠나보다. 작년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국민의 기본권인 집회와 결사의 권리를 통제하려니 말이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입을 막는 게 아니라 그들의 의사를 심사숙고하여 행동에 옮기는 정부의 태도가 아닐까?

 

"명박아! 부산 시민들의 아크로폴리스 서면 쥬디스태화, 천호장 옆 도로변을 돌려줘~!"

덧붙이는 글 | '2009 부산지역 동계 빈민현장활동' 문화제는 18일 오후 2시 부산역에서 진행됩니다. 주제는 '빈곤 철폐! 주거권 보장!' 문화제입니다.


#집회#서면#빈민현장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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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부산본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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