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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면으로 보는 근현대사  신문 기사를 통해 역사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엮은 책
1면으로 보는 근현대사 신문 기사를 통해 역사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엮은 책 ⓒ 서해문집
매일 아침 신문을 펼쳐 읽으며 하루를 시작하던 어른들 모습을 보고 자라던 세대와 달리 무슨 사건이 궁금하면 인터넷부터 뒤지는 우리 아이들에게 대한민국 최초의 신문부터 현재 귀에 익숙한 신문까지 신문에서 다뤄진 1면의 사건들을 통해 역사의 흐름을 돌이켜 볼 수 있는 자료를 겸한 흥미로운 근현대사책 <1면으로 보는 근현대사(서해문집 펴냄)>가 출간되었다.

수년 전부터 이번 책을 기획해 온 서해문집 대표 김흥식씨는 "신문은 오랫동안 언론인들이 독자에게 세상의 움직임을 전하던 전령사였고 전령사들이 전해 준 기사들은 온전히 역사를 이루었다. 신문의 현재성, 역사성 그리고 문명 기록자로서 신문의 가치를 전하고자 금번 책을 기획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신문으로 돌아보는 역사는 사학자들이 보는 역사가 아닌, 보편적 시각으로 본 시대 상황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역사 교과서와는 또 다른 의의를 지닌다. 시대별 시리즈로 기획될 이번 책, 첫 권은 1884년부터 1945년까지 근대사의 격동기 사건들을 신문과 함께 보여주고 있다.

역사적  특정 사건을  개인의 주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해 낸 여느 책과 달리 이 책은 신문의 기록 그대로를 보여주고 짤막한 해설을 실었다. 오로지 신문 기록만을 통해 객관적 시각으로 역사의 흐름을  그대로 보여주려는 의도다.

1896년  4월 7일 독립신문 (창간 제 1호)
독립신문 창간호 독립신문 창간호에 실린 논설을 신문과 함께 보여주고 있다.
독립신문 창간호독립신문 창간호에 실린 논설을 신문과 함께 보여주고 있다. ⓒ 이명옥

논설

우리가 독립신문을 오늘 처음으로 출판하는데 조선 속에 있는 내외국 인민에게 우리 주의를 미리 말씀하여 아시게 하노라.

우리는 첫째 편벽되지 아니한 고로 무슨 당에도 상관이 없고, 상하귀천을 달리 대접 아니 하고 모두 조선 사람으로만 알고 조선만 위하여 공평히 인민에게 말 할 터인데 우리가 서울 백성만 위할게 아니라 조선 전 국민을 위하여 무슨 일이든지 대언하여 주려함이오. 정부에서 하시는 일을 백성에게 전할 터이요 백성의 정세를 정부에 전할 터이니 만일 백성이 정부 일을 자세히 알고 정부에서 백성의 일을 자세히 아시면 피차에 유익한 일만 있을 터이요 불평한 마음과 의심하는 생각이 없어질 터이오.

우리가 이 신문 출판하기는 취리하려는 게 아닌 고로 값을 헐하도록 하였고 모두 언문으로 쓰기는 남녀상하귀천이 모두 보게 함이요 또 구절을 띄어쓰기는 알아보기 쉽도록 함이라.

우리는 바른대로만 신문을 할 터인 고로 정부관원이라도 잘못하는 이  있으면 우리가 말할 터이요 탐관오리들을 알면 세상에 그 사람의 행적을 펴일 터이요 사사 백성이라도 무법한 일을 하는 사람은 우리가 찾아 신문에 설명할 터이오.

우리는 조선 대군주폐하와 조선정부와 조선인민을 위하는 사람들인 고로 편당 있는 의논이든지 한쪽만 생각하고 하는 말은 우리 신문 상에 없을 터이오. 또 한쪽에 영문으로 기록하기는 외국인민이 조선 사정을 자세히 모른즉 혹 편벽 된 말만 듣고 조선을 잘못 생각할까보아 실상 사정을 알게 하고자하여 영문으로 조금 기록함이오.

그러한즉 이 신문은 꼭 조선만 위함을 가히 알 터이요 이 신문을 인연하여 내외 남녀 상하
귀천이 모두 조선 일을 서로 알 터임. 우리가 또 외국 사정도 조선 인민을 위하여 간간히
기록할 터이니 그걸 인연하여 외국은 가지 못하더라도 조선인민이 외국 사정도 알 터이오.

오늘은 처음인고로  대강 우리주의만 세상에 고하고  우리 신문을 보면 조선인민이 소견과 지혜가 진보함을 믿노라. 논설 그치기전에 우리가 대 군주 페하께 송덕하고 만세를 부르나이다.

위의 논설은 독립신문 창간호에 실린 것이다. 1896년 4월 7일 독립신문이 창간되었고 이 날을 기념해 '신문의 날'이 정해졌다고 한다. 독립신문 창간은 몇 가지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위의 논설에서 밝힌 것처럼 초당파적이라는 점. 국한문 혼용체가 아닌 순 한글 기사로 모든 이들의 읽을 수 있도록 했다는 점. 한글과 더불어 영문판을 통해 조선과 외국의 동향을 동시에 알리려 했다는 점 등이다.

우리가 잘 알지 못하던 놀라운 사실은 독립신문이 일본 어용신문 <한성신보>에 맞서 국민계몽사상을 보급하기 위해 만든 관민합작 신문이라는 점이다. 정부는 서재필에게 신문창간 자금 및 생계비 건물 구입비로 상당 자금을 지원했을 뿐 아니라, 각 학교와 지방 관청에 구독을 지시하고 기자들에게 관청 출입증을 발급해 주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아까지 않았다고 한다.

호외로 한일합병 사실을 알린 황성신문 한일합병 사실을 실은 황성신문 호외
호외로 한일합병 사실을 알린 황성신문한일합병 사실을 실은 황성신문 호외 ⓒ 이명옥

1910년 8월 29일 황성신문 호외

대황제 폐하 조칙
짐이 동양평화를 공고하게 위하야 한일양국의 친밀한 관계로  서로 상합하여 한 집이 됨은 서로 만세의 행복을 도모하는 까닭을 생각한즉 이에 한국 통치에 의거하여 이를 짐이 극히 신뢰하는 대일본국 황제 폐하께 양여함으로 결정하고 그로 인하여 필요한 조장을 규정하야  내각총리대신 이완용에게 전권위임을 임명하고 대일본제국 통감 사내정의와 회동하여 상의협정하게 함이니 모든 대신은 또한   짐의  확단한 바를  본받아  봉행하라.

어명 어새 융희 4년 8월 22일

위 기사는 '시일야방성대곡' 이라는 기사로 유명한  장지연이 있던 황성신문 호외 기사다. 조선통감 데라우치와 내각 총리대신 이완용은 8월 22일 합병에 조인하고도 쉬쉬하던 끝에 8월 29일 합병 사실을 발표했다.

놀라운 사실은 경성이 조선인들은 평상시와 다름없는 일상을 유지했다는 사실이다. 쌀 개방을 저지하다 스무 살 남짓한 농민 열사가 경찰의 방패에 맞아 죽어가고, 한미 FTA와 광우병 쇠고기 운하 정책등으로 세상이 떠들썩한데도 여전히 진실에 침묵하거나 왜곡을 일삼는 언론들이나 민중들의 무관심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는가 보다.

현재의 자취는 또 다른 역사를 기록하는  행위다. 현재 우리의 모습은  언젠가는 반드시 우리 모두를 한 사람도 남김없이  준열한 역사의 심판대 위에 서게 만들 것이다. 그때 우리 어떤 모습으로 역사의 심판대 위에 서게 될 것인가? 이 책을 통해 비교적 최근 역사인 '광주항쟁'이나 '전태일 열사 분신 항거'조차 알지 못하는 세대들이  근현대의 역사적 흐름을 한 눈에 파악하고 또 자신이 몸담아 살고 있는 역사 현장에 관심을 기울이기를 바라는 기획자의 의도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

덧붙이는 글 | <1면으로 보는 근현대사>는 서해문집 김흥식 대표의 기획 김성희 해설 강영선 편집으로
출간되었습니다.



1면으로 보는 한국근현대사 세트 - 전3권

김성희.고지훈.황병주 해설, 서해문집(2011)


#1면으로 보는 근현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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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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