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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12월 31일 밤 제야의 종 타종행사가 열리는 서울 종로 보신각 네거리에서 '촛불시민'들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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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 방송' 논란을 빚고 있는 KBS의 2009년 서울 보신각 타종행사 생중계에 대해 KBS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2일 임기를 시작한 KBS 노동조합은 실태 조사와 대응 의지를 밝혔다.
KBS는 지난해 12월 31일 밤 11시 30분부터 올해 1월 1일 새벽 1시까지 방송된 특별생방송 <가는 해 오는 해 새 희망이 밝아온다>에서 행사가 열린 보신각 현장에서 울려 퍼진 '독재타도', '이명박은 물러가라' 등 촛불 시민들의 정부 비판 함성을 음향 효과로 덮고, 시위 장면을 한 번도 비추지 않았다.
특히 KBS는 1일 메인뉴스인 <뉴스9>에서도 제야 촛불 시위에 대해 전혀 보도하지 않았고 이날 아침 <뉴스광장>에서 보도하는 데 그쳤다. 반면 MBC는 이날 제야 촛불 시위에 대해 밤 9시 <뉴스데스크>에서 보도했고 신경민 앵커가 KBS를 비판하는 '클로징 멘트'를 내보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누리꾼과 시청자들은 KBS가 의도적으로 정부 비판 목소리를 은폐하려 했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노조·사원행동·PD협회, 진상 조사 및 대응 나선다이에 대해 새로 출범한 KBS 노조가 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노형태 노조 대외협력국장은 "오전 노조 회의에서 그 문제를 논의했다"며 "사내 공정방송위원회가 구성되는 대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양승동 사원행동 대표는 "심각한 문제로 보고 있고 내부에서 문제를 삼을 것"이라며 "방송제작위원회를 열어 항의하는 등 최대한 빨리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PD협회도 진상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김덕재 KBS PD협회장은 "기획된 행사를 중계해야하는 입장에서 현장 중계팀이 '돌발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 시위를 다 담아낼 수 있었는지, 혹은 담아내야 하는지에 대한 이견이 있을 수 있다"며 "정부 비판 집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 지지 세력들의 집회에 대해서도 제작진이 마찬가지 고민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협회장은 "시청자와 누리꾼들이 왜곡이라고 비판하는 부분이 현장 중계팀이 사전에 기획된 것을 충실히 반영한 것인지 아니면 지시에 의해서 혹은 의도적으로 왜곡을 한 것인지에 대해 확인을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평직원들도 비판 목소리... "조작은 명백한 사실"평직원들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KBS 내부 직원은 "음향효과는 통상의 쇼프로그램이 하던 대로 했다고 하더라도 카메라가 촛불 시위대를 한 번도 비추지 않은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며 "현장을 왜곡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자신을 '선배들의 능력과 판단을 믿는 후배'라고 밝힌 내부 직원도 사내게시판에 글을 올려 "<미디어비평>이 앞장서서 조목조목 잘못을 짚고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매서운 비평의 목소리를 내달라"며 "명백히 문제가 있는데도 자사 프로그램이라는 이유로 다루지 않는다면 그건 무늬만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일 것"이라고 밝혔다.
보도국의 한 기자도 "지시가 있었는지 현장 중계팀의 판단이었는지는 명확하지는 않지만 현장이 조작됐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며 "(통상의 방송테크닉이었다는 것도) 언제부터 방송을 그렇게 만들었다는 것인지, 어떤 사례가 있었는지 궁금할 뿐"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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