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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경제학 교과서 저자로 유명한 서울대 경제학부 이준구 교수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정비 사업' 추진에 대해 불신을 자초하는 일이라며 쓴 소리를 했다.

 

22일 이 교수의 인터넷 홈페이지(www.jkl123.com)에 따르면 이 교수는 최근 <"안 한다"는 한마디가 그렇게 어려운가?>라는 글을 올려 4대강 정비 사업 계획 등 정부가 내놓은 경기 부양책의 전반적 기조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지난 1년 동안 배운 게 아무것도 없다"며 "대운하 논란을 잠재우는 방법은 책임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대운하는 하지 않는다'라는 한마디 말을 분명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총체적 위기의 수습 방안은 `믿음의 회복'"이라며 "정부가 국민의 믿음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백약이 무효'인 상황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4대 강 정비사업을 둘러싼 혼란도 결국 정부에 대한 불신에 그 근원이 있다"며 "이 사업이 대운하 사업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정부의 말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의심의 눈초리를 거둘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경제가 어려워 어떤 방법으로든 부양을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일리가 있을 수 있고 토목 공사가 부양책의 일부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어느 정도 인정한다고 전제했다.

 

그는 그러나 "교육과 사회복지, 연구개발 등을 통해 부양 효과도 내면서 삶의 질 향상도 꾀할 수 있는 대안이 얼마든지 있다"며 "토목공사를 신주단지처럼 모시는 구시대적 사고방식이 발상의 전환에 걸림돌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또 `배나무 아래에서는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말을 인용해 "지금 정부의 태도는 배나무 아래에서 갓끈을 고쳐 매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배나무 가지를 늘어뜨려 배를 손아귀에 쥐고 있는 형국"이라고도 했다.

 

한편 이 교수 등이 포함된 `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서울대 교수 모임'은 이날 오전 서울대 교수학습개발센터 3층 대강당에서 `4대강 정비, 대운하 아닌가?'라는 주제로 긴급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hanajjang@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준구#대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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