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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는 쉽게 구분했을 때 청바지, 정장바지, 면바지 나눠진다. 청바지는 캐쥬얼 패션의 최고봉으로 너무도 많은 스타일이 있다. 그래서 청바지는 생략하고 면바지와 정장용 울, 모직 팬츠에 대해서만 살펴보도록 하자.

팬츠, 즉 바지는 투피스 정장이 아닌 경우 코디시 큰 갈등을 하게 만들며 잘못 입으면 고쟁이나 핫바지를 입은 모양새가 되는 방심할 수 없는 아이템이다. 바지를 맵시 나게 입으려면 역시 우선적으로 자기의 체형을 잘 알야겠다. 남성 바지의 경우 투턱, 원턱, 노턱으로 앞 부분의 주름으로 분류가 된다. 투턱 팬츠의 경우 클래식한 느낌이 강해 젊은 층에 외면을 받고 있어 너무 캐쥬얼한 느낌을 주는 노턱과의 절충점인 원턱을 선택하는 것이 무난할 듯 싶다.

노턱은 슬림하고 샤프한 라인을 연출할 수 있어 다리를 길어 보이게 연출할 때 좋긴 하지만 투턱 팬츠는 허벅지와 엉덩이에 살이 있는 사람이 편하게 입을 수 있고 주름을 잘 잡았을 때 상당히 맵시가 나는 바지다. 촌스럽다는 잘못된 편견으로 투턱 팬츠를 외면해서는 결코 안되겠다.

자켓에 비해 바지의 선택은 매우 쉽다. 허리 사이즈와 스타일만 고르면 된다. 대부분의 기성복 바지는 2인치 단위로 구분이 되지만 바지의 인치 수에 따른 허리둘레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통상적으로 30인치는 78~80센티, 32인치는 80~82센티의 사이즈를 가진다. 입어보지 않고 무턱대고 자기 사이즈를 샀을 때 당혹스런 경우가 발생하니 정확한 허리둘레를 알거나 입어보고 구매를 하도록 한다. 또한 투턱바지에 비해 노턱바지는 한 치수 큰 사이즈를 구매하는 것이 좋다. 남성의 상징물과 엉덩이의 여분을 잡아주는 턱(주름)이 없어 타이트한 옷이 된다.

바지의 스타일은 캐쥬얼이든 정장이든 많은 스타일과 변형이 있다. 여자와 달리 남자는 바지만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바지 아이템 하나에 엄청난 공을 들일 수 밖에 없다. 절개와 부자재로 화려한 바지를 연출하거나 다양한 소재를 이용한 아이템들이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하거나 코디하기 쉬운 바지는 흰색과 베이지색의 면바지와 차콜그레이색의 울바지다. 부츠컷이나 절개, 패치가 들어간 화려한 제품보다는 일자라인의 심플한 바지가 코디하기 더 쉽다. 고급 브랜드를 찾지 않아도 지오다노나 노튼 같은 이지 캐주얼 브랜드에서 충분히 괜찮은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허리 둘레에 맞고 스타일에 맞는 팬츠를 골랐으면 제일 중요한 공정에 돌입해야 한다. 남자는 바지만 입기 때문에 바지 하나로 베스트와 워스트의 구분이 확정 지어 진다. 그렇다면 그 공정이 무엇일까? 세계에서 가장 옷 잘 입는 남자 중 하나에 속하는 일본 남자들의 코디를 보면 감이 올 것이다. 영국, 미국의 키 크고 수려한 외모와 체구의 남자들에 견주어도 전혀 밀리지 않는 자그마한 남자들! 마찬가지로 이탈리아의 남자들도 단아한 체구에 도 불구하고 유럽 최고의 세련된 멋쟁이들이다. 그들은 바지의 마법을 알고 있는 것이다.

바지의 기장은 남성패션의 핵심포인트 캐주얼이든 정장 스타일이든, 남성의 유일한 하의 아이템인 바지의 연출은 남성패션의 핵심포인트이다.
▲ 바지의 기장은 남성패션의 핵심포인트 캐주얼이든 정장 스타일이든, 남성의 유일한 하의 아이템인 바지의 연출은 남성패션의 핵심포인트이다.
ⓒ Men's Ex, Polo 랄프 로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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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의 마법은 무엇인가? 바로 길이를 통한 시각적인 효과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남자들은 키에 대한 열등감을 가지고 있어 어떻게든 다리가 길어 보이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바지 착장에 잘못된 선입견을 가지게 되는데 바로 기장을 길게 잡아 다리를 길어 보이게 한다는 것이다. 20대 남성을 보면 10명중 7명은 바지 기장이 바닥에 닿아 있다. 정장이든 캐주얼이든 기장을 길게 잡음으로서 다리를 더 연장시키고자 하는 속셈인 것이다. 정장바지로 펄렁거리는 부츠컷을 입기도 한다. 물론 자신만의 개성적인 스타일로 연출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바지를 제대로 입는 법으로는 잘못된 점이라고 지적할 수 있겠다.

바지의 기장은 구두의 아웃솔에 닿지 않도록 한다. 많은 사람들이 굽의 중간 부분이라고 알고 있지만 복숭아 뼈를 조금 넘는 정도가 좋다. 줄이 잘 잡힌 정장바지 경우 일직선으로 내려 뻗은 그 라인의 미학인데 그걸 끝부분에서 흐려버리는 것은 너무도 안타깝다. 즉 직선이 깨짐으로써 다리가 길어 보이는 효과가 절감된다는 의미도 된다. 더 세련된 연출을 하고 싶다면 복숭아뼈 위에서 기장을 끊는 것도 좋다. 아가일 체크와 같은 세련된 양말과 구두의 전체적인 실루엣을 보여주면서 하체에 시선을 끌게 되어 다리가 길어 보이게 하는 병행효과를 가질 수 있다. 일본과 이탈리아 남자들의 멋진 바지 마법의 비결이 바로 기장인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멋진 마법이 남았는데 언제부턴가 촌스러움의 극치라는 오명을 받으며 한동안 사라졌던 턴업(세탁소에서 말하는 카브라)이다. 바지를 3센티미터의 폭으로 접어서 재봉한 정장바지의 기장마감을 턴업이라고 하는데 바지 끝에 적당한 하중을 실어주어 바지가 펄렁거리지 않고 라인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왠지 모르게 이 턴업에 대해 촌스럽다는 인식이 크게 작용하여 멋쟁이들을 당황케 했다. 일본 남자를 비롯한 멋쟁이들은 이 턴업을 통해(그들은 무려 5센티미터 정도의 턴업도 한다) 스타일을 연출한다. 반드시 배워서 써먹어야 할 연출법이다.

이렇게 바지 얘기만 해도 자켓 못지 않은 분량이 나올 듯해 이만 줄이고자 한다. 앞서 강조한 대로 바지는 남성의 유일한 하의 아이템이다. 스코틀랜드에서 가서 치마를 입을 것이 아니라면 바지를 입는 법에 대해 공부하고 연출에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다리가 짧든 골반이 넓든 신체적인 약점은 이미 주어졌고 그걸 바꿀 수는 없다. 체형에 맞게 옷을 선택하고 연출에 심혈을 기울이면 바지는 당신의 체형을 보정하는 은혜를 베풀 것이다.


#남성패션#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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