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대구지역사무소, 경북대 인문과학연구소, 대구민예총, 온장문화사업단이 주최하고 대구민예총 영상위원회가 주관하는 <예술밥 먹는 사람들>의 이야기전이 15일 경북대학교 ‘KNU아트겔러리 스페이스9’에서 열렸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금번 사진 이야기와 공연, 예술전은 한 수리공(관련기사: '한 사진기 수리공의 이야기')의 장인정신과 여섯 명의 수공업자에 대한 사진, 글, 조각, 연극 등을 소재로 다뤘던 2007년의 전시회를 이어가는 것으로 올해는 예술 활동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이야기들로 꾸며졌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혹은 “예술에 미친 사람들”이라고 명명할 수 있을 정도로 자신의 일에 중독되어 가는 사람들 그리고 자신의 일에 대해서만큼은 철학과 노하우가 있는 사람들의 열정이 담긴 사진전이기도 하다.
올해의 주제에 맞춰 부산 노숙자의 친근한 벗이라고 불리는 거리의 가수 이호준씨의 이야기를 비롯해 농민시인 이중기씨, 최고령 현역상쇠 강순연씨, 흙과 인생을 담아가는 조형예술가 최정미씨, 진짜 멋진 비보이가 되고 싶다는 비보이 전경배씨, 대구와 경북에만 10명이나 된다는 용팔이 각설이 김상철씨의 아기자기한 이야기 사진전이 일반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예술밥을 먹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점, 그리고 어쩌면 아웃사이더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묻어있는 곳, 사람냄새가 솔솔나는 이야기전, 부유하지는 않으나 마음이 부자인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동네에서 어린 시절(12세) 양철을 두드리면서 자연스럽게 우리의 전통 꽹과리를 치면서 놀았다고 말하는 최고령 상쇠 강순연(83)씨는 개막 길놀이로 첫 테이프를 끊기도 했다.
강순연 할아버지는 “내 평생 상쇠로서 40년을 살았지만 무형문화재가 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고 하면서 “이번 사진전에 내 이야기가 실린 것이 기쁘고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이끄는 <대구앞산 이화농악단>과 함께 힘 있게 유연한 몸놀림으로 길놀이를 주관해서 이를 지켜보던 관객들도 저절로 어깨춤을 추기까지 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비보이 전경배씨와 거리의 가수 이호준씨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T. G 브레이커스의 멤버인 비보이 전경배씨는 “다른 국제대회에서 우승을 했던 때와는 달리 색다른 경험과 기분을 느꼈다”고 말했다.
전경배씨는 자신의 이야기가 담긴 사진 앞에서 쑥스러운 듯 한참 쳐다보면서 “비보이로서 롱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다짐을 했다.
처음으로 이번 사진전을 보게 되었다고 말한 관람객 김선희(경일대 사진영상학과)씨는 “우리 세대에서 잊혀져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이곳에 와서 다시금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돼서 좋았다”고 하였다.
이번 사진과 이야기가 있는 종합전시회는 오는 27일까지 무료 관람으로 이어지며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KNU아트겔러리(대강당전시실)에서 사진전의 주제가 된 당사자들이 직접 강의와 공연(오후 7시)을 펼치는 이색적인 무대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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