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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만두를 좋아합니다.

물론 손으로 직접 빚은 수제 만두라면 더 맛이 나지요.

 

만두에도 종류는 여러 가지인데 물만두와

고기만두가 있으며 김치만두와 튀김만두도 먹을 만 합니다.

군만두와 야채만두 역시 살짝 식초를 친 고춧가루 간장에 찍어먹으면 참 별미죠.

 

만두는 이제 겨울이 도래하자 동네의 슈퍼에서도 봉지 째 팔고 있습니다.

찐빵과 더불어 잘 팔리는 이 봉지만두는 집에 가지고 와서 찜통냄비에

물을 부어 팔팔 끓이면 그 수증기만으로 썩 먹음직한 만두로 다시 태어나지요.

 

원래 만두는 중국 남만인(南蠻人)들의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헌데 ‘삼국지’의 주요 인물인 제갈량(諸葛亮)이 그 남만을

정벌하고 돌아오는 길에 심한 풍랑을 만나게 되었다네요.

 

이에 누군가가 사람의 머리 49개를 수신(水神)에게 제사지내야 한다고 진언했답니다.

제갈량은 그러나 살인을 할 수는 없으니 대신에 사람의 머리모양으로

밀가루로 빚어 제사지내라고 하여 그대로 했더니 풍랑이

가라앉았다는 고사가 있는데 이것이 만두의 시초라고 알려져 있답니다.

 

만두만 달랑 끓이면 만둣국이 되지만

여기에 떡국 떡을 곁들이면 금세 떡만둣국이 됩니다.

그제 저녁엔 불현듯 떡만둣국이 그립더군요.

 

그래서 냉동실에 있던 만두와 떡을 합하여 떡만둣국을 끓였지요.

하지만 냉동실에서 아예 붙박이가 되다시피 한

떡은 한참을 끓였음에도 푹 퍼진 만두와는 달리

여전히 딱딱하여 하마터면 이빨이 빠질 뻔 했습니다.

(나이를 먹으니 이젠 치아도 부실하고 영 걱정입니다!)

 

그래서 만두만 건져먹고 그냥 두었는데 어제 보니

국물에 퉁퉁 불려져서인지 아무튼 떡도 이젠

당초의 굳셈과 총기(聰記)까지를 죄 잃고 그야말로 ‘헬렐레~’가 되어 있더군요.

 

두부보다 더 말랑말랑해서 먹기도 수월했고요.

과거 고향역 앞의 차부(車部)에서 소년가장이 되어

행상을 할 적에 인근에서 국수장사를 하던 아주머니가 계셨습니다.

제 나이가 그 분의 아들과 비슷하다고 하여 저를 참 귀여워해 주셨지요.

 

평소에도 저에게만큼은 남들보다 많은 양의 국수를 주셨는데

요즘 같은 추운 날엔 만둣국과 때로는 떡만둣국도 공짜로 만들아 주시곤 하셨지요.

 

실물경기 침체로 말미암아 파산하거나 부도나는

개인과 기업이 늘고 있다는 뉴스가 날씨를 더욱 춥게 만드는 즈음입니다.

어쨌거나 어서 이 암울한 경제가 활황으로 바뀌어

다들 그렇게 풍요하고 넉넉한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맞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떡만둣국처럼 그렇게 뜨겁고 맛난 세상 말입니다.

덧붙이는 글 | sbs에도 송고했습니다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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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서: [초경서반]&[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 대전자원봉사센터 기자단 단장 ▣ 月刊 [청풍] 편집위원 ▣ 대전시청 명예기자 ▣ [중도일보] 칼럼니스트 ▣ 한국해외문화협회 감사 / ▣ 한남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CEO) 수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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