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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일상적 의미보다는

 

.. 하지만 그 희망이나 요구는 위에서 말한 일상적 의미보다는 훨씬 더 심오하고 정확한 것이다 … 우리 사회에서는 좌절감이 만족감보다 훨씬 더 일상적인 감정이며, 흡족한 느낌보다는 불행하다는 느낌이 더 흔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  《존 버거,장 모르/김현우 옮김-행운아》(눈빛,2004) 75, 81쪽

 

 “그 희망(希望)이나 요구(要求)”는 “그 바람이나 꿈”으로 손보고, ‘의미(意味)’는 ‘뜻’으로 손봅니다. “정확(正確)한 것이다”는 “뚜렷하다”나 “틀림없다”로 다듬고, ‘심오(深奧)하고’는 ‘깊고’나 ‘그윽하고’로 다듬으며, ‘좌절감(挫折感)’은 ‘풀죽음’이나 ‘가슴 무너짐’이나 ‘쓰라림’이나 ‘씁쓸함’으로 다듬어 봅니다. ‘만족감(滿足感)’은 ‘흐뭇함’으로 손질하고, ‘감정(感情)’은 ‘느낌’이나 ‘마음’으로 손질하며, ‘흡족(洽足)한’은 ‘기쁜’이나 ‘넉넉한’이나 ‘즐거운’으로 손질해 줍니다. ‘불행(不幸)하다는’은 ‘슬프다는’으로 고쳐씁니다.

 

 ┌ 일상적(日常的) : 날마다 볼 수 있는

 │  - 일상적 모습 / 일상적 생활 / 일상적 습관 / 일상적인 행동 /

 │    이 단어는 일상적으로 많이 사용된다

 ├ 일상(日常) : 매일 반복되는 생활

 │  - 일상으로 하고 있는 일 / 시간에 쫓기며 바쁜 일상을 살고 있다

 │

 ├ 일상적 의미보다는 훨씬 더 심오하고 정확한

 │→ 보통 뜻보다는 훨씬 더 깊고 올바른

 │

 ├ 더 일상적인 감정이며

 │→ 더 보통 감정이며

 │→ 더 흔하게 느끼는 마음이며

 └ …

 

 날마다 듣는 말이 사랑스럽고 믿음직하고 살갑다면, 날마다 사랑스러움과 믿음직함과 살가움이 우리 마음에 깊이깊이 서리게 됩니다. 차근차근 배이고 솔솔 스밉니다.

 

 날마다 듣는 말이 얄궂거나 짓궂거나 어줍잖다면, 날마다 얄궂음과 짓궂음과 어줍잖음이 우리 마음에 차곡차곡 쌓이게 됩니다. 하나둘 뿌리내리고 자꾸자꾸 뒤틀립니다.

 

 ┌ 일상적 모습 → 흔히 보는 모습 / 여느 모습

 ├ 일상적 생활 → 여느 삶 / 하루하루 삶

 ├ 일상적 습관 → 늘 보이는 버릇

 ├ 일상적인 행동 → 늘 보여주는 모습

 └ 일상적으로 많이 사용된다 → 늘 많이 쓰인다

 

 날마다 먹는 밥에 따라 우리 몸이 달라지듯, 날마다 쓰는 말에 따라서 우리 마음이 달라집니다. 우리 생각이 달라지고 우리 넋이 달라집니다.

 

 몸에 좋지 않은 먹을거리를 자꾸자꾸 몸에 집어넣으면 몸에 탈이 나지요. 마음에 좋지 않은 말을 자꾸자꾸 쓰고 듣고 읽고 말하다 보면 마음에 탈이 납니다. 몸에 좋은 먹을거리를 날마다 알뜰히 챙겨서 먹으며 몸을 살찌우고, 마음에 좋은 말을 곰곰이 헤아리며 마음을 살찌워야지 싶습니다. 좀더 즐겁게 살고픈 꿈을 키워 나간다면, 더욱 아름답게 살고픈 꿈을 가꾸어 나간다면.

 

 

ㄴ. 일상적 문화 공간으로서

 

.. 하지만 관광객들에게는 도시를 대표하는 문화공간으로서, 그리고 지역민들에게는 일상적 문화 공간으로서 찾아가고 싶은 공연장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  《최엄윤-이천동, 도시의 옛 고향》(이매진,2007) 124쪽

 

 ‘지역민(地域民)’이라고 적을 수 있을 테지만 ‘마을사람’이나 ‘동네사람’으로 적어도 넉넉합니다. ‘문화공간(-空間)’은 그대로 두어도 나쁘지 않으나 ‘문화 쉼터’로 손보면 한결 나아요.

 

 ┌ 일상적 문화공간으로서

 │

 │→ 언제나 즐길 문화 쉼터로

 │→ 가까이 찾아갈 수 있는 문화 쉼터로

 │→ 언제라도 찾아가는 문화 쉼터로

 │→ 동네 문화 터전으로

 └ …

 

 저는 인천에서 동네 도서관을 꾸리고 있습니다. 그냥 누구든 들어와서 다리쉼을 하면서 책 하나 즐기는 자리입니다. 집집마다 수많은 책을 모셔 놓지 않더라도, 수많은 책을 주머니 털어서 장만하지 않더라도, 도서관 나들이를 하면서 스스럼없이 즐기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연 자리입니다.

 

 이런 동네 도서관을 연 길동무나 이슬떨이가 제법 많습니다. 우리 사회나 나라나, 나라돈이나 지자체 돈으로 동네 도서관을 여는 일이란 없기 때문입니다. 수 억 수십 억을 들여 새 건물 짓는 도서관만 생각하지, 정작 동네 한복판에 조촐한 놀이마당이요 책쉼터가 될 만한 자리를 조촐히 꾸미는 데에는 마음을 기울이지 못합니다.

 

 방 한 칸짜리 도서관도 좋고, 방 두 칸짜리 도서관도 좋으며, 다락방이 있는 살림집 도서관도 좋습니다. 이러한 도서관은, 집임자한테 세를 얻어서 꾸미면 아주 적은 돈으로도 넉넉히 마을 문화를 가꾸고 마을사람한테 이바지할 수 있습니다. 또는 집임자 스스로 동네 도서관을 꾸리도록 뒷배해 볼 수 있겠지요.

 

 도서관이든 극장이든 공연장이든 전시관이든 놀이터이든 강습소이든 무엇이든, 동네 한복판에 있어야 합니다. 동네사람 누구나 찾아가기 좋은 곳에 있어야 합니다. 아이 손을 잡고 사뿐사뿐 걸어서 찾아갈 만한 자리에 있어야 합니다. 걸어가는 길에 자동차에 시달릴 걱정이 없는 데에 마련해야 합니다. 그리고 마을사람뿐 아니라 여행을 하는 사람도 스스럼없이 찾아들 수 있다면 더 아늑합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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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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