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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어쩌다 쿨룩거리기만 해도
병원이다 약국이다
호들갑을 떠는 세상에서
나는 죄인이다.
아내가 어쩌다 잔기침만 해도
왜 약 안 먹어, 병원엘 왜 안 가
호들갑을 떠는 세상에서
나는 죄인이다.
어머니가 해수(咳嗽)로
밤잠 못 주무실 때
연로하면 자연 그러려니 무심했던
나는 죄인이다.
찬바람 부는 계절이면
더욱 심하셨던 어머니의 기침소리
고통의 소리가 아니라
어머니의 존재를 확인하는
안도의 소리로 여겼던
나는 죄인이다
새벽 밥 지으시던 어머니가
부엌 바닥에 주저앉아 해수 토해낼 때도
철 없이 등굣길 밥 재촉했던
나는 죄인이다.
지금은
그 흔한 약국, 그 흔한 병원
생시에 자주 모시고 가지 못한
나는 죄인이다.
'해수기침에는 그저 홍시가 좋다'는 말씀
병원 보다 신뢰하시던
어머니를 생각할 때마다
나는 죄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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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평범하지만 따뜻한 가슴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수필문학인인입니다. 이 글은 내 고장의 소식을 알뜰히 전해주는 '디트뉴스24'에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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