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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목요일) 하루 많은 언론인들이 YTN노동조합의 공정방송 지지 블랙데이 투쟁에 동참했다. 유래 없이 국회 출입기자, 검찰출입기자들이 YTN 블랙데이 행사에 동참했고, SBS 8시뉴스 일부 리포터들도 동참했다. YTN 블랙데이는 공정방송 투쟁을 벌이고 있는 YTN노조의 지지와 성원을 위해 30일 하루 검정 옷이나 검정 넥타이를 매고 일선에서 근무하자는 취지로 이뤄졌다. 이미 YTN노조가 투쟁의 일환으로 전개해 왔던 운동이었다.

 

특히 지난 24일 저녁 YTN 구본홍 사장 퇴진 100일 투쟁을 맞아 사옥 정문 앞에서 열린 언론인 시국선언에 참여한 언론인과 시민들에게 마이크를 잡은 최상재 언론노조위원장이 주창해 언론인들과 시민들이 수용함으로써 30일을 블랙데이날으로 결정됐다.

 

24일 저녁 YTN 구분홍사장 출근저지 투쟁 100일을 맞아 열린 투쟁문화제에서 사회를 본 최상재 언론노조위원장은 "오는 30일을 YTN과 공정방송을 생각하는 날인 블랙데이로 정했다"다고 밝혔다. 이어 참석한 언론인들과 시민들에게 오는 30일 하루 동안 YTN의 공정방송 실현을 위해서 ▲YTN시청하기 ▲포털과 블로그에 투쟁지지 글쓰기 및 의견광고 게재하기 ▲촛불문화제 참여하기 ▲검정색 옷을 입고 취재, 보도, 방송 등을 즉석 제안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YTN노조는 언론인 시국선언 바로 직전,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안종필 자유언론상 시상식에서 특별상 받기도 했다.

 

30일 저녁 언론노조 주최로 서울역 광장 마련한 ‘YTN과 공정방송 생각하는 날’ 시민문화제에서는 1000여명의 시민과 언론인들이 참여했다. 쌀쌀한 초겨울의 날씨임에도 참여자들은 제 각각 촛불과 깃발, 피켓을 들고 YTN 공정방송 투쟁 시민문화제를 이어갔다. 이날 검정옷과 검정 넥타이를 매고온 상당수 언론인과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무대 정면에는 ‘YTN에서 손 떼’라는 글귀와 무대 아래쪽 걸린 펼침막의 ‘힘내세요, YTN과 국민이 함께 합니다’라는 문구가 눈길을 끌었고, 행사의 의미를 함축하는 듯 했다. 이날 YTN노조는 105일째 구본홍 사장 출근저지 투쟁을 벌인 특별한 날이었다. YTN노조 조합원인 이승민 앵커와 황순옥 기자(공동 사회를 봄)의 활기찬 목소리로 행사가 시작됐다.

 

먼저 언론인 시국선언에서 블랙데이를 제안했던 최상재 언론노조위원장이 무대 인사를 했다. “힘들게 싸우고 있는 YTN노조 열심히 싸우게 도와주자. 끝까지 시민들과 함께 하는 싸움이다. 33명의 징계자들이 모두 마이크를 잡고 방송하는 날까지 힘을 모으자.”

 

이어 노종면 YTN노조위원장이 무대에 등장했다. 참석자들의 환호성이 이어진다. “우리가 깃발이고 깃발이 우리이다. 모두 깃발을 흔들어 달라. 지금 우리는 깃발을 흔들면서 축제의장을 벌이고 있다. 정치에만 관심이 있었던 사장, 거짓말 잘하는 사장, 씀씀이가 헤픈 사장은 공정방송 사장의 자격이 없다. YTN 뿐만 아니라 모든 언론의 공정방송이 이루어질 때까지 투쟁하겠다.”

 

지난 7개월간의 YTN 투쟁을 그린 흑백 다큐멘터리 화면이 등장했다. 참석자들의 눈과 귀가 그곳으로 쏠렸다. 이목이 집중됐다. 이상하게 자막과 내레이션이 없다. 검은색 옷을 입고 투쟁하는 블랙데이 날의 의미를 담아 흑백영상으로 편집을 했기 때문이다. YTN조합원의 노래에 맞춰 투쟁 화면 샷이 이어진다. 노종면 위원장과 아들도 등장한다.

 

바로 ‘우리는 왜 눈물을 흘러야 하는가’란 주제영상이다. 첫 영상을 접한 순간 대부분 참석자들이 숙연한 분위기로 돌변했다. 첫 화면은 눈물을 흘리면서 절규하는 YTN조합원들의 서글픈 목소리가 생생하게 들렸다. 암울하고 우울했던 화면이 차츰 지나면서 안정된 영상으로 해맑게 돌아와 끝맺음을 한다. YTN노조가 자체 제작한 이 다큐멘터리는 종사자들의 고통으로부터 희망을 발견하는 목소리인 듯했다.

 

YTN 공정방송 투쟁으로 노종면 노조위원장과 간부들이 회사 근처 주변 사우나에서 잠을 청한다는 사회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일부 참석자들은 '힘내'를 연신 외쳤다. 이어 배우 조승우와 배우 김미숙이 열연했던 영화 <말아톤> 영상이 잠깐 소개됐다. 곧바로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이 등장했다.

 

“영화 <말아톤>과 YTN 공정방송 투쟁은 긴 여정이란 의미가 비슷하다. 캐스팅이 중요한데 조승우를 캐스팅해 영화가 잘나갔다. 이명박 정권의 YTN사장 캐스팅은 문제가 있었다. 국민이 원하는 캐스팅이 아니었다. 언론특보를 지낸 정치적인 사람을 방송에 캐스팅한 것이 흥행에 실패하게 했다. 대한민국 감독 이명박 대통령은 캐스팅을 다시 생각해 봐야한다.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신선한 얘기를 해야 한다. 30~40년 전 새마을운동 시절로 돌아가지 말라. 시계 바늘 거꾸로 돌리는 케케묵은 논리는 이제 안 된다.”

 

다시 영상 화면이 등장하고 여러 유명인들의 YTN 공정방송 지지 메시지가 이어진다. 가수 이은미, 뮤지컬 배우 송용진, 배우 권해효, 뮤지컬 배우 류정한, 배우 김유석 등이 YTN 공정방송 투쟁에 힘을 보태는 지지의 발언을 했다. 특히 가수 이은미 씨가 직접 공연을 하기위해 무대에 나왔다. 인사말을 했다. “제 노래가 YTN 조합원과 지지하는 시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으면 한다. 노래 밖에 모르는 가수이기에 노래로 동참하겠다.”

 

그는 무대와 현장을 오가면서 공연을 펼쳤다. 준비해온 3곡을 잇달아 불렀다. 춤을 곁들은 신나는 노래가 참석자들을 압도하기도 했다. 참석자들도 손과 몸짓을 하면서 흥이 났다. 노래가 끝났다. 연신 외치는 ‘앵콜’ 소리에 마지못해 한 곳을 더 부른다. 마지막 곡이 끝났는데도 아쉬운 듯 박수 소리가 우레와 같이 퍼진다.

 

가수 이은미의 노래공연이 끝나자 지난 10월 7일을 끝으로 종방됐던 YTN의 메인 프로그램 <돌발영상> 마지막회를 보여줬다. 이날 행사는 유난히 영상화면들이 즐비했다. <돌발영상> 마지막 프로그램 종방 문구인 “제작진에 대한 사측의 해고와 정직 조치로 인해 방송하지 못해...“ 사고가 나왔다. 참석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돌발영상>을 살려내자는 참석자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이어 김동훈 기자(기자협회 부회장)를 필두로 한 <한겨레>신문 밴드의 공연이 이어졌다. 이들은 무대공연을 위해 매일 저녁 10시까지 연습을 했다고 전했다. <한겨레> 밴드 그룹 공연도 이은미 가수 못지않게 참석자들의 흥을 돋웠다.

 

배우 귄해효 씨도 무대에 등장했다. 함성과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여기에 있는 YTN 사람들은 다 한 아이의 아버지고, 남편이며, 가장일 텐데, 가슴이 아프다. 힘내고 건강해야 한다. YTN공정방송 투쟁을 지지한다.”

 

다시 영상이 이어진다. 지난 24일 저녁 언론인 시국선언을 한 저녁 이후 YTN이 전한 ‘YTN노조의 100일의 행적’과 ‘YTN노조가 부르는 희망의 노래’라는 의제의 당시 뉴스를 재방했다. 구본홍 사장 임명을 위한 주주총회, 부당인사 거부, 76.4% 파업찬성, 노조간부 및 조합원 고소고발, 검정옷과 넥타이 투쟁, 뉴스 스튜디오 피켓시위, 최근 징계 및 해고 사태, 국제기자연맹 조사팀 방문예정 등의 의제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됐다.

 

이날 저녁 7시 진행된 ‘YTN과 공정방송 생각하는 날’ 시민문화제는 두 시간이 넘게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YTN노조의 공정방송 투쟁을 지지하는 의지를 마음속에 간직하면서 아쉬움을 남긴 채 각자 집을 향했다.

 

 

 

 


#YTN시민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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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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