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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오른쪽부터 조엘(인도네시아), 네슬리(가나), 도우(한국)
오른쪽부터 조엘(인도네시아), 네슬리(가나), 도우(한국) ⓒ 조호진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사상이 다르다는 이유로
나라가 다르다는 이유로
한 치의 용납과 용서도 없이 싸웁니다.
싸워도 그냥 대충 싸우는 게 아니라 죽기 살기로 싸웁니다.
그렇게 싸우다 희생된 이들은 하늘의 별처럼 헤아릴 수조차 없습니다.

그들 종교 경전에는 거룩한 사랑과 자비와 용서가 새겨져 있습니다.
소중한 인류애로 피부와 언어의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도 했습니다.
국경과 사상을 초월해 지구촌 한 가족이 되어야 한다고 선포도 했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왜? 이 끔찍한 싸움은 그치지 않는 걸까요?

서울 구로구 금천동에는 '다문화어린이마을'이 있습니다.
이 마을 '소망반'에는 다섯 살 배기 남녀 아이 10명이 속해 있습니다.
아이들 중에 개구쟁이 삼총사가 있는데 나라와 언어와 피부가 서로 다릅니다.
네슬리의 조국은 아프리카 서부에 있는 가나공화국입니다.
조엘의 조국은 인도네시아이고, 도우의 조국은 대한민국입니다.

하루 종일 함께 지내는 이 아이들은 아옹다옹 삼총사입니다.
정의의 검을 세워 세상을 구하겠다고 결의 한 적도 없고
사랑과 평화와 진리를 깨우치자고 외친 적도 없는 개구쟁이 삼총사는
그저 장난감을 먼저 차지하려다가 싸우고,
밥 먹다가도 싸우고, 칫솔질하다가도 싸웁니다.
싸우다 울고, 울다가 웃고, 웃다가 서로를 보듬어 안습니다.
이 싱거운 싸움과 평화, 어처구니없이 쉽고도 쉬운 화해를 보면서
'어린아이 같아야 천국에 갈 수 있다'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되새겨봅니다.

 점심을 먹은 뒤 만화영화를 보고 있는 네슬리와 도우
점심을 먹은 뒤 만화영화를 보고 있는 네슬리와 도우 ⓒ 조호진

* (사)지구촌사랑나눔(대표김해성) 산하 '다문화어린이마을'(원장 한광숙)은 2007년 7월 문을 열었습니다. 현재 가나, 러시아, 인도네시아, 일본, 몽골, 중국, 베트남, 미국, 필리핀, 한국 등 10개국 다문화가정의 아이들 24명을 돌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방과후교실에는 10명의 초등학생 아이들이 모입니다. 이 아이들은 여러 기관과 후원자의 도움으로 전액 무료로 돌보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 블로그뉴스/뉴스앤조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다문화#어린이#지구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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