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조강지처클럽이 오늘(5일) 104회로 종영한다. 그동안 이 드라마를 보는 맛에 주말이 기다려졌다. 헌데, 오늘로 이 즐거움이 끝난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섭섭하다.

미혼의 입장에서야 오락프로의 '결혼했어요'코너가 훨씬 마음에 와 닿겠지만, 아마도 나 자신 나화신, 한복수와 비슷한 연령대의 아줌마이기에 좀 더 공감하며 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불륜과 이혼 같은 무거운 주제를 다루었지만 이 드라마는 코믹하게 묘사해 눈물이 앞을 가리는 드라마가 아닌 재밌는 드라마였다. 또한, 인물 캐릭터에 맞는 재밌는 이름은 재미와 함께 그 인물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가령, 구세주의 아버지가 구석기임을 확인하는 순간 웃음과 동시에 구세주와 나화신의 사랑이 험난함을 짐작할 수 있었다.

 SBS 드라마 <조강지처클럽>
SBS 드라마 <조강지처클럽> ⓒ SBS 홈페이지

'조강지처'는 힘들고 어려울 때 함께 한 아내이기에 늘 소중하게 여겨야하는 존재다. 하지만, 조강지처를 배신하고 바람을 피우는 것이 이 드라마의 출발점이고 그 결과가 이 드라마의 종착역이다.

나화신-한원수, 한복수-이기적 두 부부를 중심으로 남편이 바람을 피우면서 한 가정이 어떻게 변화되어 가는가를 여실히 보여 주었다.

아버지로부터 아들, 사위까지 바람을 피우는 것은 엽기적이다. 한 가족이 불륜의 종합세트다 보니 이래저래 비난의 화살을 맞았지만, '불륜'은 예나 지금이나 가정을 깨는 확실한 주범이다. 해서, 불륜은 지금까지나 앞으로나 드라마의 단골 아이콘이 될 수밖에 없다.

가정의 형성은 서로 사랑하는 두 남녀의 결합으로 이루어진다. 헌데, 주인공들은 사랑으로 결혼을 시작하지 않았다. 첫 단추부터 잘못되었다. 한원수는 어쩌다 나화신이 임신하는 바람에, 이기적은 첫사랑에 실패하고 어쩌다보니 한복수와 결혼한다. 서로에 대한 간절함이 없었다. 서로 사랑해서 결혼한 부부는 현실-선수 커플정도다.

서로가 원해서 한 결혼이 아니기에 무료한 결혼생활을 하던 중 이기적과 한원수는 바람이 난다. 이들은 순간의 달콤함을 진짜 사랑인양 밀월을 즐긴다. 이 두 사람은 별 죄책감도 없이 조강지처를 배신한다. 그런 두 사람 조강지처에게 확실한 응징을 받는다.

한복수는 바람을 피운 남편 이기적과 감사한 마음 없이 며느리에게 요구만 한 시아버지 이화상에게 확실한 복수를 했다. 서로 싸우고 뺏고 해서 서로 원수가 되는 저차원의 복수가 아니라 자신과 살았을 때가 가장 행복했음을 느끼며 그녀를 그리워하게 만든다. 물론, 길억과 결혼함으로써 그녀를 그리워하면서도 다시는 그녀와 함께 할 수 없도록 한 셈이니 이름 그대로 최대의 복수를 한 셈이다.

이젠 나화신의 복수가 남았다. 아직 한원수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르고 있다. 이름 그대로 여자에게는 원수다. 자신이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어도 자신이 돌을 던졌는지 조차 모르는 위인이다. 마지막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똑같은 불륜을 저지르고도 결말은 다르다. 우리네 어머니세대인 안양순은 병든 남편을 받아들이고 거기에 첩과 한 집에 사는 이상한 구조를 이룬다. 물론, 여기에는 선수를 낳은 엄마 복분자, 선수를 키운 엄마 안양순이 자식으로 이어진 측면이 있지만, 현실과 좀 동 떨어진 묘사가 아닌가 싶다.

반면에, 자식 세대인 한원수, 이기적의 경우는 가정해체로 이어진다. 결국, 이 드라마에서 부부간의 신의를 저버리고 불륜을 저지르는 당사자들. 정나미, 이기적, 한원수, 모지란이 가정을 파괴한 죄 값을 톡톡히 치른다.

그와 함께 바람을 피운 장본인은 아니지만, 진주, 철이 등을 통해 이혼으로 자식들이 고통을 받는 것을 여실히 보여 준다.

작가는 이 드라마를 통해서 무엇을 표현했을까?

아마도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했다.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 순간적인 유혹을 이겨내야 함을, 부부간에 신의를 지켜야함을. 묵묵히 옆에서 자신을 지지해주는 배우자에게 감사해야 함을. 갑자기 이런 노래가 떠오른다.

'있을 때 잘해 후회하지 말고'


#조강지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