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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예술 사진가들은 대형 카메라를 사용하였지만,1920년대에 소형 카메라가 개발되어 널리 보급되면서부터는 소형 카메라를 사용하여 자유로운 프레임과 앵글을 선택하여 찍는 스냅촬영기술이 일반화되었다. 특히 신속하게 특정한 사건을 기록하여 전달하여야 하는 포토저널리스트들에게는 스냅촬영이 일반적인 사진촬영기술이었다. 그것과 더불어 사진인쇄기술이 발달하면서 1930년대에 포토저널리즘 전성기를 맞이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1970년대부터는 소형카메라보다는 대형카메라를 선호하는 사진가들이 등장하는데 그것은 좀 더 진중하게 표현대상에 접근하여 깊이 있는 사진작업을 하기 위해서이다. 소형카메라는 파격적인 앵글과 프레임을 선택하기에는 유리하지만 깊이감이 느껴지는 최종 결과물을 생산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한국의 젊은 사진가들은 대형 카메라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그 결과 외형적으로나 내용적으로 깊은 철학적 사고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을 많이 생산하고 있다.

 

 철의 실크로드
철의 실크로드 ⓒ 최항영

 

 철의 실크로드
철의 실크로드 ⓒ 최항영

 

최항영은 시베리아 철도 길을 여행하면서 만난 특정한 현실과 사물을 자유롭고 개성적인 시각으로 기록하였다. 특히 작가는 소형 카메라를 사용하기 때문에 특정한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여 셔터를 누른 것이 작품마다 느껴지고 있다. 이번에 작가가 전시하고 있는 작품들은 북한의 거리풍경, 성조기 옆에서 있는 미군, 역의 전체적인 풍경 등 모두 다 드라마틱하고 컬러가 모두 강렬하고 자극적이다.

 

 철의 실크로드
철의 실크로드 ⓒ 최항영

 철의 실크로드
철의 실크로드 ⓒ 최항영

 

특별한 사건이나 굉장한 장면을 찍은 것은 아니지만 작가의 카메라워크에 의해서 관객들을 흥미롭게 하는 현실들로 재구성되어졌다. 작가의 미적인 감수성과 세계관이 적극적으로 개입되어 새로운 현실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 결과 사진은 사진가가 창조한 또 다른 세계라는 것을 충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로 아쉬운 점이 많이 느껴지기도 한다.

 

우선 최종 프린트의 완성도가 너무 떨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컬러 밸런스에 문제가 있어서 보는 이들의 눈을 불편하게 한다. 그리고 외형적으로 스냅촬영의 매력을 충실하게 보여주고 있지만, 최근에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발표하는 작품의 외형 또는 내용과 차별화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느껴지지 않는다. 좀 더 대상에 진중하게 접근하여 깊이 있는 영상언어를 생산하는데 성공하지 못 한 것이다. 오히려  전시회보다는 책으로만 출판하여 보여주는 것이 더 적합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디지털 카메라가 일반화되면서 사진은 이제 기술만의 문제도 아니고 전문가들만의 소유도 아니다. 문화적인 흐름을 파악하여 작품을 생산하는 태도가 아쉽게 느껴진다. 이제 작가들은 다큐멘터리 사진도 대형카메라로 찍는다. 그 이유 중에 하나가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아마추어 사진가들과 차별화를 하는데 있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는 여러 가지로 아쉬운 점이 많이 있지만 작가가 적극적으로 세상과 부대끼면서 작품을 생산하였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느껴진다. 여러 가지 점에서 좀 더 무장하여 생산한 다음 작품을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 기간 2008-09-17~2008-09-23 장소 관훈갤러리  


#스냅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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