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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부모는 자식이 결혼해서 아들 딸 낳고 알콩달콩 잘 살아가기를 바랄 것이다. 부모에게 자식의 결혼 이상의 효도는 없을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면 그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SBS TV 수목드라마 <워킹맘>을 본다는 친구들에게 물어봤다. 박재성(봉태규분)같은 사위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한마디로 그런 사위 얻을까봐 겁난단다. 그렇다. 나도 사위가 있지만 만약 내 사위가 그렇다면 나도 백번 천번 이혼시키고 근처에는 얼씬도 못하게 할 것 같다. 

 

딸이 있는 친구들은 더 펄쩍 뛴다. "그런 사위는 나도 이혼시키겠다. 이혼시키기도 힘들었는데 거기에 재결합은 무슨 재결합. 미치지 않고서야. 만약 재결합시키면 딸(최가영, 염정아분) 앞날에 고생문이 훤하다. 아무리 아이들 아빠라고는 하지만 그런 아빠는 없는 게 차라리 더 나아. 그런 사위 얻을까 봐 겁난다"라고 한다. 한 눈 팔지 않고 열심히 살아도 살기 힘든 세상인데라고 하면서.

 

직장에서 인정받는 아내 외조해주면 큰일나나?

 

SBS TV 수목드라마 워킹맘에서 가영의 남편으로 나오는 박재성은 책임감, 정직, 성실 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사람이다. 특기이자 잘하는 거라고는 잔머리 굴리고 허풍 떠는 재주밖에 없는 사람이다.

 

최가영은 직장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캐리어우먼이기도 했다. 그런 직장선배인 가영과 재성은 결혼을 하게 된다. 친구들은 아직 총각들이 많지만 결혼 6년차인 재성은 어느새 두 아이의 아빠가 된다. 후회가 밀려온다. 마음대로 노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는데. 벌써 두 아이의 아빠가 되고 남편이자 한가정의 가장이 되다니.

 

그런 재성은 총각 때와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자유롭게 술 마시고, 놀고, 늦은 귀가도 마다하지 않는다. 생활 자체가 질서가 없고 절제도 없다. 거기에 입사동기인 고은지와는 시도 때도 없이 잘 어울린다. 두 아이가 태어났지만 어떻게 태어났는지 모르고, 아내(가영)가 입덧을 할 때에도 먹고 싶은 것을 한 번도 사다 주지 않고, 기저귀 한 번 갈아주지 않는 불량아빠이다.

 

가영이 재취업을 하지만 가정일은 나 몰라라 하는 불량남편이기도 하다. 거기에 설상가상 직장에서 해고를 당하게 되고 이혼까지 당한다. 퇴직금은 펀드인지 주식인지를 해서 진즉에 몽땅 날려 버리기도 했다.

 

박재성이 해고를 당하기 전 아내 가영은 전에 다니던 직장에 계약직으로 재취업에 성공한다. 계약직으로 있는 동안 잘하면 정식직원으로 채용하는 조건으로. 하지만 육아가 가장 큰 문제이다. 육아문제만 해도 맞벌이인 경우 아빠 엄마가 힘을 합친다면 못할 것도 없다.

 

맞벌이를 하고 있는 내 딸과 사위를 봐도 알 수 있다. 사위는 육아는 물론 집안일도 도와준다는 의미가 아니라 함께 한다는 생각이니 큰 어려움이 없는 듯하다. 그렇게 생각을 해도 남자들은 여자들보다 집안일에서 좀 더 자유로운 것이 현실이다. 물론 어려움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럴 땐 나도 작은 힘이지만 도움이 되고 있다.

 

박재성만 해도 그렇다. 자신이 집안일을 열심히 해도 힘들 때는 본가의 어머니나 장인 장모에게 도움을 청하면 안도와 줄 부모는 세상천지에는 없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가영이한테만 맡기고 박재성은 나 몰라라 하고 있으니 주변에서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막말로 돈을 너도 벌고 나도 버는데 집안일까지 아내 혼자 도맡아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이다. 시간적으로나 체력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조금만 불편하면 "누가 나가서 돈 벌라고 했느냐?"는 말은 그렇게 쉽게 하는 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딸들도 대한민국에서 들어가기 힘들다는 대학에 들어가서 열심히 공부를 했는데 그런 능력을 썪힌다는 것은 너무나 아까운 일이다.

 

그렇다고 하루24시간 엄마가 아이 옆에 붙어있다고 해서 아이들이 안 아픈 것도 아니고, 안 다치는 것도 아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등은 엄마가 직장에 나가지 않아도 보내야 하고, 그곳에서 아이들은 많은 것을 보고 배운다. 이런 문제를 재성과 가영이 힘을 합친다면 가영은 그의 능력을 지금보다 200%는 더 발휘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잔머리 굴리지 않고 혼심을 다해 달라져도 재결합 할까 말까?

 

재성이 가족과 가정의 소중함을 일찍 알았더라면 해직을 당하거나 이혼을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해직과 이혼을 당하고도 사고만 치고 다니는 남편과 재결합하고 싶은 여자가 과연 있을까?

 

재성은 이혼 후 재결합을 간절히 원한다. 하지만 이혼 후에도 재성은 말로만 모든 일을 하려 한다. 이혼을 당하고도 갈 곳이 없어 육아도우미로 가영과 아이들과 한집에서 지내게 된다. 그런 기회에 진심을 보여주었더라면 재결합의 여지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잔머리의 대가인 박재성은 직장동료인 한정원과 가영이 출장간 곳까지 쫓아가서 엉뚱한 짓을 한다. 고은지와 술집에 가서 되돌려 주어야 할 육아비로 받은 100만원도 모두 써버리고 만다. 한정원이 가영에게 직장 동료로서 가영의 능력을 인정해주고 배려해주는 꼴도 못 본다. 게다가 이상한 상상까지 하고 있는 재성. 그걸 빌미로 변호사인 전 매형을 찾아가 가영에게 위자료를 받아낼 생각까지 하고 있다.

 

마지막 카드인 마음 약한 장인을 배경으로 재결합을 시도해 본다. 하지만 친정엄마는 극구 반대이다. 대한민국 어떤 친정엄마도 그런 사위와 딸을 재결합시킬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딸이 이혼하기를 바라는 부모는 더더욱 없다. 박재성 그대가 진정 재결합을 원한다면 혼심을 다하여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라. 그것도 아내 최가영과 장인, 장모 모두가 공감할 정도의 진심을.


#재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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