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이타현 벳부는 유황지옥온천 도시다. 어디를 가나 유황이 분출되고 유황냄새가 코를 찌른다. 썩은 계란냄새 같기도 하고 퀴퀴한 똥냄새가 나기도 한다.
유황온천은 지하 300m에서 뿜어올린다. 색깔에 따라 해지옥, 피지옥, 스님지옥 등 9개의 지옥이 있다. 가장 인기 있는 곳은 바다지옥이며 피지옥은 빨간색, 스님지옥은 물이 보글보글 끓어올라 대머리 스님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1개 지옥입장요금은 400엔, 9개 지옥은 2000엔.
유노하나엔 온천의 꽃(湯花)이라 불리는 유황재배지가 있다. 짚과 나무로 된 삼각형 모양의 움집 오두막에서 유황을 재배한다. ‘며느리에게도 재배방법을 가르쳐주지 않는다’며 전통적 방법으로 유황을 키워낸다. 2-3개월이면 유황 덩어리가 6cm쯤 자라 천연입욕제 인기 관광 상품으로 탈바꿈한다. 유황덩어리를 목욕할 때 풀어쓰면 집에서도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아토피, 여드름 등 피부병에 효험이 크다고...
아소지방에 가서 푸른 초원목장도 견학하고 온천욕도 했다. 초원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는 소떼들, 온천을 개발하여 관광객을 끌어 모으는 섬나라 사람들의 상술이 부럽기도 하다.
그러나 푸른 초원을 가꾸어 에덴동산을 만들고 온천을 개발하여 몸을 아무리 벗겨내고 닦아낸다고 약삭스런 마음까지야 어찌 씻어 내릴 것인가.
날씨가 덥다. 부족하면 채우려는 승부사적 기질, 치고 빠지는 전술을 써가며 냄비근성을 가진 한국 사람들을 열 받게 해 혈압을 높이고 있다.
유황온천에서 사먹고 온 삶은 계란에서 고약스런 냄새가 아직도 자꾸만 코끝을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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