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글(bagel). 약 2000년 앞서 유대인들이 만들었던 빵으로 주로 아침식사에 썼다고 한다. 버스 손잡이 모양처럼 생긴 이 빵은 바쁜 아침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하거나 반대로 여유로운 아침을 즐길 때 차와 함께 먹는다.
17세기 중반 오스트리아가 터키와 전쟁을 하면서 전세가 불리해지자 폴란드에 구원병을 요청했다. 전쟁에서 승리한 오스트리아 왕은 등자(말을 탈 때 발을 디디는 제구) 모양 빵을 만들게 해 폴란드 왕에게 고맙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베이글이라는 이름은 독일어로 등자를 뜻하는 뷔글(bugel)에서 나왔다.
이 베이글은 밀가루와 이스트, 물과 소금으로 만들어 꽤 담백하고 또 칼로리도 낮다. 다른 빵과 달리 반죽을 끓는 물에 한번 데쳐서 겉을 익힌 다음 굽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보통은 크림치즈나 버터를 발라 먹는데, 담백한 맛을 느끼려 그냥 먹기도 한다. 스프에 이 베이글을 툭툭 뜯어 넣어 먹어도 꽤 훌륭한 한 끼 식사가 된다.
재료로는 강력분, 박력분(중력), 드라이 이스트와 소금, 꿀 또는 설탕 조금과 올리브유만 있으면 된다. 강력분과 중력분 비율은 강력분이 10이라면 박력분은 1로 하면 된다. 만들 때 중요한 것은 반죽을 얇게 편 다음 말아서 둥글게 연결해줘야지 다 만들어졌을 때 빵이 딱딱하지 않고 결도 살며 꽤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밀가루를 체치고 이스트와 소금을 넣어 살짝 섞는다. 다음엔 꿀이나 설탕을 넣은 물을 밀가루에 붓는데 조금씩 부어가며 반죽해준다. 보통 반죽에서 실패하니까 조심해야 한다.
뭉쳐진 반죽을 편편한 작업대로 올려서 올리브유를 조금 넣고 기름기가 흡수될 때까지 한 20여 분 주물러준다. 이때 다진 마늘을 섞으면 갈릭(마늘) 베이글이, 다진 양파를 섞으면 어니언(양파) 베이글이 된다.
내 어렸을 때만 하더라도 어머니가 해주신 빵 비슷한 것이 있었다. '개떡'이라는 이름으로 불린 그것은 밀가루와 소금, 단맛 나는 사카린을 넣고 반죽해 밥 위에 찌면 끝이었는데, 두툼한 것도 두툼한 것이지만 나름 꽤 맛있었다. 요즘 다양한 먹을거리가 널렸다고는 하지만 가끔 그걸 먹고 싶기도 하다.
반죽이 다 됐으면 아이 주먹크기로 떼어내고 나서 비닐을 덮어 5분쯤 실온에 두었다가 밀대로 밀고 동그랗게 도넛모양으로 만든다. 다 됐으면 바닥면과 표면에 기름을 칠해주고 비닐과 수건을 덮은 뒤에 40도쯤 되는 곳에서 한 시간쯤 발효시킨다.
이때 데칠 물을 끓인 뒤 만들어 놓은 반죽을 데쳐준다. 20~30초 뒤 뒤집어서 다시 한 번 데쳐준다. 은근히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넉넉히 만들어놓고 보관해두면서 먹으면 좋다.
이제 예열된 오븐에 넣어 13~15분쯤 빵 윗면이 노릇노릇해질 때까지 굽는다. 오븐에서 나온 베이글에 올리브유를 솔로 살짝 발라주면 윤기가 나 더 먹음직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