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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세 한나라당 사무총장
권영세 한나라당 사무총장 ⓒ 유성호

한나라당 지도부가 30일 "더 이상의 촛불집회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이명박 정부를 적극 뒷받침하고 나섰다.

마치 '서울광장 원천봉쇄'와 '최루액 분사'를 불사하겠다고 했던 청와대 대변인의 발언과 정부 장관들의 담화를 방불케 했다.

여당 지도부는 경찰에 "가능한 자극적인 말을 삼가고 적법하게 대처해달라"(홍준표 원내대표)고 주문했지만 이들의 이날 발언이 오히려 시위대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권영세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주말 시위에서 시위대와 경찰 모두 부상자가 속출했다"며 "최초의 촛불은 어디 가고 쇠구슬과 새총, 쇠파이프 같은 흉기들이 난무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권 총장은 서울지검 부부장 검사 출신의 3선 의원이다.

"불법폭력 시위는 공동체 깎아먹는 해충... 국민 지지 못 받아"

특히 권 총장은 "유모차의 아기를 방패삼아 물대포를 막겠다는 일부 시위대도 있었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이런 사람들이 정말 부모가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런 시위와 이런 집회를 더 이상 촛불집회라고 부르면 안 된다. 광기어린 시위꾼들의 불법폭력집회일 뿐이다. 이런 폭력집회는 최대한 엄정하게 대처해서 국가의 법질서를 분명히 바로 세워야 한다. 민주주의는 모든 것을 허용하는 개념이 아니다. 민주적 기본질서에 도전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응징해서 스스로 보호해낼 수 있어야 제대로 된 민주주의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권 총장은 시위현장에서 경찰과의 폭행 시비에 휘말린 민주당 일부 의원들을 겨냥해서는 "불법폭력세력의 뒤를 쫓아다니다가 이런 시비에나 걸렸다"며 "의원의 가치를 스스로 부정하는 행위다. 국회의원직은 내놓으면 모를까? 계속 할 생각이라면 그 열정으로 국회에서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퇴임을 앞둔 강재섭 대표도 "제대 말년이지만 할 말을 해야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불법 짝퉁 촛불시위는 절대 안 된다. 쇠고기 문제는 사실상 정부가 최선을 다해 할 만큼 했다. 그런데 지난 주말 과격시위로 인해 많은 부상자가 발생했다. 어떠한 경우에도 불법폭력시위는 공동체의 평화와 이익을 깎아먹는 해충 같기 때문에 국민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

불법 짝퉁 촛불시위는 더 이상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며 촛불의 정신은 사라지고 정치투쟁의 깃발만 난무하고 있다. 경찰도 단호하게 대처하되 과잉진압이나 불필요하게 자극하는 행동을 자제해야 할 것이다."

그는 "민주당의 공허한 촛불타령으로 식물국회가 계속되고 경제가 시퍼렇게 멍들고 있다"며 "민주당에 집권여당 DNA가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하루속히 국회에 들어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임태희 "총파업은 대한민국의 자해행위... 제 자리로 돌아가야"

홍준표 원내대표도 "순수했던 촛불시위가 추가협상 이후에는 과격폭력시위로 변질됐다"며 "진보정권 10년 만에 보수정권으로 교체되며 이 정도의 저항은 충분히 예상했지만 저항의 한도를 넘어 폭력시위로 번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특히 2일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는 4대 완성차 노조를 겨냥했다.

"현대·기아·쌍용·GM대우 노조 집행부가 7월 2일부터 조합원들을 촛불집회에 동원하려는 것은 옳지 않다. 연봉 2000만원도 못 받는 중소기업근로자나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생계도 생각해야지, 연봉 5000만원 이상의 소위 잘사는 근로자들만 파업을 일삼고, 못사는 노동자들은 조직화되지 않아서 파업도 못하는 현상은 잘못된 것이다.

완성차 4사 노조는 파업을 자제해주길 바란다. 먹을 것도 있고 애들 교육시킬 돈도 있으면서 정치파업을 하는 것이 국가경제에 얼마나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지? 한·미 FTA로 가장 혜택을 보는 집단이 파업에 나서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임태희 정책위의장도 "전 세계적으로 고물가·저성장의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민노총과 현대차의 총파업은 대한민국의 자해행위다"며 "상황을 냉정히 인식하고 제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권영세 사무총장 등 여당 지도부의 발언에 대해 "국민에 대한 망언과 명예훼손"이라고 맞받아쳤다.

강형구 민노당 수석부대변인은 "아기 엄마들이 유모차를 끌고 나온 건 아무런 의사 능력이 없어 저항조차 못하는 아기에게 광우병 쇠고기를 먹으라고 강요하는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적 항의의 표현"이라며 "평범한 주부들이 유모차를 끌고나와 촛불을 들 수밖에 없게 만든 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라고 논평했다.

강 부대변인은 "독재의 망령에 사로잡힌 그들의 눈에는 이제 국민은 보이지 않고, 오직 자기들의 권력에 대응하는 적들로만 보이는가 보다"고 비꼬았다.


#권영세#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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