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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하백지화국민행동은 국토해양부 산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이태 연구원의 양심선언과 관련 24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운하백지화국민행동은 국토해양부 산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이태 연구원의 양심선언과 관련 24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 남소연

"영혼 없는 전문가 집단을 뛰쳐나와 학자적 양심선언을 한 김이태 연구원을 지지한다."

 

'운하백지화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은 23일 국토해양부 산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이태 연구원의 양심선언에 깊은 지지의 뜻을 보냈다. 국민행동은 24일 오후 1시 30분경 서울 숭례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운하 건설 계획의 브레인 역할을 하는 국책연구기관 연구원의 이와 같은 양심고백은 운하 계획의 부실함과 실체 없음을 명백히 보여준 것"이라며 즉각적인 백지화를 촉구했다.

 

김 연구원은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를 통해 "한반도 물길 잇기 및 4대강 정비 계획의 실체는 운하 건설 계획"이라며 "정부는 시민단체 및 양심적 전문가들이 끊임없이 지적했던 운하 반대 논리를 뒤집을 대안이 없다"고 고백했다. 또 김 연구원은 비정상적 조직을 통한 비밀스러운 운하 추진 계획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운하 위해 권력 이용한 짜맞추기식 연구 드러나"

 

 한반도 대운하 건설에 반대하며 지난2월 전국 국토순례에 나섰던 종교인 생명평화 순례단이 20일 서울 청계천을 지나 보신각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한반도 대운하 건설에 반대하며 지난2월 전국 국토순례에 나섰던 종교인 생명평화 순례단이 20일 서울 청계천을 지나 보신각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 남소연

국민행동은 이와 관련 "이명박 정부가 대운하를 추진하기 위해서 전문가들을 위협하여 짜 맞추기 식 강제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며 "권력을 이용해서 과학자들을 영혼 없는 존재로 몰아가면서 한반도에 대재앙을 불러 운하계획을 추진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민행동은 "이런 강제 연구가 건설기술연구원뿐이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직간접적으로 운하를 연구하고 있는 기관으로 '국토연구원', '경기개발연구원',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등이 비공식적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명박 정부는 얼마나 많은 국책연구기관이 운하와 관련해서 강제연구가 진행되고 있는지 명명백백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국민행동은 또 "김 연구원의 고백에 따라 국책사업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합리적인 타당성조사는 철저히 무시된 채 이명박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논리를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음이 확인됐다"며 "학문의 자유가 침탈받고 있으며 민간독재의 그늘이 어둡게 드리우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국민행동'은 "4대강을 정비해야 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언급은 운하를 추진하고자 하는 얄팍한 속임수에 지나지 않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취임 100일도 되지 않아 지지도가 20% 남짓 밖에 안 되는 근본원인이 뭔지 잘 깨닫고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즉각 운하건설계획을 백지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부자 내각보다 더 심한 것은 양심을 팔라는 강요"

 

환경정의 오성규 사무처장은 "김 연구원을 잘 안다. 그가 평소 보여준 모습은 순수하고 학자적 양심을 지키려고 애쓰는 사람이었다"며 "이런 사람에게 이명박 정부는 잘못된 정보를 주고 거짓을 강요하는 등 학자에게는 해서는 안 된 일을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이어 오 사무처장은 "학자로서의 양심을 지키기 위한 고민의 끝이 어제의 양심고백으로 나온 것"이라며 "민자로 추진한다던 운하에 치수사업 한답시고 은근슬쩍 국고를 투입하려는, 정부의 어이없는 작태의 한 과정에서 김이태라는 희생양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 안병옥 사무총장은 "종교인 도보 순례단이 103일 장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오늘 생명의 목소리를 품고 차분하게 맞이하려 했는데 김 연구원의 양심선언 소식을 듣고 가라앉혔던 평정심을 잃을 수밖에 없다"며 "고소영·강부자 내각으로 국민들 아프게 하고, 건강주권을 포기하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이 양심을 팔라고 강요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안 사무총장은 "대통령이 '운하 중독증'에 걸려 강을 다 파헤치고 경제를 망치는 짓을 하겠다며 아집과 독선을 부리고 있다"며 "소통하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끝이 언제가 될 것인지 정말 걱정 된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행동은 "운하건설 반대논리를 반박하려 해도 할 수가 없어 학자적 양심을 지키기 위해 양심선언을 할 수밖에 없었던 김이태 연구원은 보호받아야 한다"며 "'내 자식 보기 부끄러운 아빠가 되지 않기 위해서' 용기 있는 선택을 한 김 연구원에게 불이익이 돌아가지 않도록 국민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반도 대운하 건설에 반대하며 지난2월 전국 국토순례에 나섰던 종교인 생명평화 순례단이 24일 오후 서울 보신각 앞에 도착해 마무리 집회를 열고 있다.
한반도 대운하 건설에 반대하며 지난2월 전국 국토순례에 나섰던 종교인 생명평화 순례단이 24일 오후 서울 보신각 앞에 도착해 마무리 집회를 열고 있다. ⓒ 남소연

#대운하#김이태#운하백지화국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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