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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뒤숭숭하다. 시쳇말로 아무 믿을 사람 없어 한편으로는 현대의 고독이 사무친다. 이럴 때 옛사람들은 '푸닥거리라도 한번 해야지'하는 말로 이신전심 통하기도 했다. 그렇게 보면 미리 알고 짠 듯이 시기적절하다.

 

대한민국 대표무당 김금화 만신이 올해로 26년째 횟수로는 49회째 벌이는 서해안풍어제가 오는 24일, 25일 이틀간 인천 연안부두 친수공원에서 열린다. 지난해 만신력 60년수를 보낸 78세의 김금화 만신과 풍어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배치기노래를 이끌 99세의 안승삼 명인이 함께 한다.

 

너끈히 일주일은 갔던 풍어제가 이틀로 줄었지만 이도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하긴 바쁜 세상에 쉬운 일만은 아니다. 24일 토요일 첫날은 공원에서 대동굿을 벌인다. 마을 의례로 제관을 뽑는 등의 과거 형식을 지켜 굿을 열고, 성대하고 다채로운 마을축제를 벌인다. 세상이 변해 대동굿도 따라가고 있다.

 

옛말에 '굿도 보고 떡도 먹고'가 바뀌어 이번 김금화 만신의 서해안 풍어제에서는 굿도 보고 떡도 먹고 그리고 전통놀이를 즐기고 행운권 추첨도 한다. 굿판에 웬 행운권이냐며 혀를 찰 이도 있겠으나 멀어져 가는 사람들의 관심을 조금이라도 붙들기 위한 애교쯤으로 봐도 무방하리라.

 

사실 애교만도 아니다. 과거 선주가 제주가 되던 시대도 아니거니와 이번 풍어제에서 나눠주는 행운권에는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한 작은 노력이 담겨져 있다. 행운권 당첨 상품 중에는 재래시장 상품권이 있으니, 이래저래 굿은 민생과 떨어질 수 없는 것이 분명하다. 이러다 굿도 보고 행운권도 받고로 말이 바뀔지도 모를 일이다.

 

 

그것뿐만 아니라 굿에 쓰이는 다양한 무구들을 직접 체험해볼 기회도 갖는다. 오방기, 서리화, 지화, 칠성꽃, 천도떡 등을 직접 만들어보는 부대행사도 풍어제 기간 동안 진행된다. 또한 굿에 빼놓을 수 없는 점치기도 무료로 해준다 하니 귀가 솔깃할 일이다. 그 외에도 투호던지기, 왕윷놀이, 떡메치기, 솟대만들기, 메주만들기 등 전통민속 체험도 할 수 있어 종합 민속체험장을 방불케 한다.

 

서해안풍어제의 백미는 역시나 배연신굿이다. 25일 일요일은 배 위에서 굿을 한다. 공원과 달리 선상이라는 한정된 공간이기에 미리 예약한 사람만 오를 수 있는 배연신굿은 아주 색다른 경험이다. 보통의 굿들이 산이건 굿당이건 어쨌건 지상에서 벌어지는데 바다 위에 둥실 뜬 배에서의 연행은 무당이나 구경꾼 모두에게 흔치 않은 매혹적이다.

 

동해나 남해쪽에서는 별신굿으로도 불리는 풍어제는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과거 대단히 중요한 마을행사였다. 다른곳과 달리 서해안풍어제는 요즘 아예 '서해안 대동굿 및 배연신굿'으로 대신하여 불리는 게 통상인데, 워낙 풍어제가 줄고 그것을 수행하는 만신이 황해도 무당인 김금화 밖에 없는 까닭일 것이다.

 

또 전통적으로 선주를 중심으로 굿에 소용되는 경비를 충당하던 것도 이제는 어시장, 일반기업 등의 협찬 형식으로 시대 변화를 담고 있다. 그만큼 이제 서해안풍어제는 고전적 의미의 풍어제보다는 지역민속축제로 변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서해안풍어제 일정

일시 5월 24일  아침10시부터 저녁 5시
       5월 25일  아침 9시부터 저녁 5시

장소 24일 인천 연안부두 친수공원 
       25일 동장소에서 집결 인천 팔미도 바다로 이동(예약필수)

문의 서해안풍어제보존회 032)425-2692


태그:#김금화, #서해안풍어제, #배연신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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