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한 줄기
사랑하자고 다짐을 했다
용서 하자고 다짐을 했다
마음은 갈대처럼 흔들리고
사랑하자고 다시 또 다짐해본다
용서하자고 다시 또 다짐해본다
빈 뜨락에 내리는 햇살 한 줄기
내가 사랑하기도 전에
내가 용서하기도 전에
누군가 나를 사랑하는가보다
누군가 나를 용서하는가 보다
-최일화
시작노트
오래 전에 썼던 것을 조금 손보아 소개합니다. 사랑과 미움은 오랫동안 나의 화두였습니다. 사랑의 대상이어야 할 사람이 미움의 대상이 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서 방황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한편 사랑이 없었다면 왜 미움이 싹트겠습니까? 사랑과 미움이 다 동전의 앞뒤와 같아서 사랑이 미움이 되기도 하고 다시 미움이 사랑의 새싹을 틔워내기도 할 것입니다. 내 지독한 미움의 대상이었던 아버지도 이제 팔십 중반의 연세가 되었습니다. 이제 미움도 사랑도 아닌 고령의 한 노인의 삶이 늘 평안하기를 바라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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