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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세진 기자 = 미얀마의 사이클론 피해가 정부 추산 2만2천500명의 사망자와 4만1천여명의 실종자가 발생하는 초대형 참사로 확대된 데는 가장 피해가 컸던 이라와디 삼각주의 지리적 특성은 물론 미얀마 군사정권의 미흡한 대비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먼저 지리적 요건을 살펴보면, 이라와디 삼각주는 미얀마 서남부 해안의 한가운데쯤에서 돌출된 형태를 띠고 있다.

 

일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인구 700만명인 이라와디 삼각주 지역 가운데 200만명 정도가 해발 고도 5m 이하 지대에서 거주하고 있었고, 따라서 초속 53m의 강풍을 동반한 3∼4m 높이의 파도는 이 지역을 초토화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라와디 지역에는 도로가 제대로 개설돼 있지 않아 날씨가 좋을 때에도 대부분 주민들은 소형 선박을 교통 수단으로 삼았다.

 

물론 주민들이 사용하던 소형 선박들은 사이클론 나르기스가 지나가면서 거의 모두 파괴되거나 유실됐다.

 

미얀마 군정이 사이클론에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인도 기상청은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사이클론이 미얀마에 상륙하기 이틀 전에 미얀마 당국에 피해 규모가 커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디언을 비롯한 영국 신문들은 미얀마 군정의 사이클론 경보가 너무 늦게 극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전달됐으며, 거의 모든 이라와디 주민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모른 채 사이클론을 맞아야 했다고 설명했다.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 머무르던 구호 활동가들은 이라와디 지역의 피해 상황에 대해 파악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 이라와디 지역에 물이나 의약품 같은 최소한의 구호 물자조차도 전달할 방법이 없다며 질병과 기근으로 인한 추가 인명피해를 우려했다.

 

활동가들은 구조 활동을 위해 소형 선박과 헬리콥터가 절실하게 필요하지만 미얀마 군정이 미국을 비롯한 외국의 원조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미국 CNN방송은 이라와디 지역에서도 특히 피해가 컸던 보가레이 마을에서 사망자들의 시신이 제대로 처리되지 못한 채 강으로 버려지는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미얀마 군정 당국은 피해 복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양곤 주민들 사이에서도 군정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양곤과 강을 사이에 두고 맞은편에 위치한 마을에서 왔다는 한 주민은 "구조 작업이 이뤄지는 모습을 보지 못했으며 그런 얘기를 듣지조차 못했다"고 말했고, 다른 주민은 주로 승려들이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주민은 "정부의 라디오 방송에서는 피해 지역 사람들에게 쌀이 배급되고 있다고 말하지만 모두 거짓말"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양곤에서는 식수와 연료 가격이 각각 사이클론 피해 이전에 비해 2배, 3배로 오른 상태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생활필수품 부족 때문에 폭력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현지 활동가들과 주민들은 한목소리로 우려했다.

 

   smile@yna.co.kr

(끝)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미얀마#사이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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