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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의 바닷길이 세계에 알려지게 된 것은 1975년이다. 주한 프랑스 대사인 피에르 랑디 씨가 진도 여행 중에 현장을 목격하고 귀국 후 "나는 동방의 나라 한국 진도에서 모세의 기적을 보았다"고 프랑스 신문에 소개한 후부터다. 관광객들이 랑디상 앞에서 '신비의 바닷길'을 떠올리고 있다.
 신비의 바닷길이 세계에 알려지게 된 것은 1975년이다. 주한 프랑스 대사인 피에르 랑디 씨가 진도 여행 중에 현장을 목격하고 귀국 후 "나는 동방의 나라 한국 진도에서 모세의 기적을 보았다"고 프랑스 신문에 소개한 후부터다. 관광객들이 랑디상 앞에서 '신비의 바닷길'을 떠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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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한 토막.

손동지(孫同知)라는 사람이 제주도로 유배를 가다가 풍파를 만나 호동(지금의 회동마을) 앞바다에 표류하다 이 마을에서 촌락을 이뤄 살게 됐다. 어느 날 그 사람은 호랑이의 침입을 피해 마을 건너편 모도(茅島)라는 섬으로 피신을 하면서 뽕할머니 한 분을 남겨둔 채 떠났다.

이 할머니는 헤어진 가족을 만나고 싶어서 날마다 용왕님께 기원했다. 그러던 음력 3월 초 꿈속에 용왕님이 나타나서 "내일 무지개를 바다 위에 내릴 테니 바다를 건너가라"는 선몽을 꿨다.

할머니는 선몽 대로 모도와 가까운 바닷가에 나가 기도를 했는데, 회동의 뿔치와 모도 뿔치 사이에 무지개처럼 바닷길이 나타났다. 이에 모도에 있던 마을사람들이 뽕할머니를 찾기 위해 징과 꽹과리를 치면서 회동에 도착했으나 할머니는 "나의 기도로 바닷길이 열려 너희들을 만났으니 이젠 한이 없다"는 유언을 남긴 채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이를 본 마을주민들은 뽕할머니의 소망이 바닷길을 열리게 했고, 다시 돌아 왔다고 해서 마을이름을 '회동(回洞)'이라 고쳐 불렀다. 이때부터 해마다 음력 3월이면 마을 사람들은 이곳에서 풍어와 소원성취 기원 영등제를 지내고, 회동과 모도 사람들이 바닷길 현장에서 만나 바지락, 낙지 등을 잡으며 하루를 보냈다.

진도군 고군면 회동리와 의신면 모도 사이 2.8㎞ 구간에서 바닥을 드러내는 신비의 바닷길. '한국판 모세의 기적'으로 통한다.
 진도군 고군면 회동리와 의신면 모도 사이 2.8㎞ 구간에서 바닥을 드러내는 신비의 바닷길. '한국판 모세의 기적'으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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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진도군 고군면 회동리와 의신면 모도리 사이 2.8㎞의 바다가 해마다 음력 3월초 또는 보름에 길을 낸다. 극심한 조수 간만의 차로 해저의 사구가 40여m 폭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1975년 주한프랑스 대사 피에르 랑디 씨가 진도에 왔다가 이 현장을 목격하고, 귀국 후 이를 '한국판 모세의 기적'이라 프랑스 신문에 소개한 뒤에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됐다.

'한국판 모세의 기적'으로 불리는 진도 신비의 바닷길이 5일부터 7일까지 또다시 열린다. 바닷길이 열리는 시간은 이 기간 오후 5시부터 6시30분 사이 각 1시간 정도.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이 바닷길은 진도군 고군면 회동리와 의신면 모도 사이를 잇는 2.8㎞ 구간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이 때를 맞춰 이곳에서는 '신비의 바닷길 축제'를 연다. 이 기간에는 바다의 신비와 함께 향토성 짙은 진도의 민속을 한꺼번에 체험해 볼 수 있다. 강강술래, 남도들노래, 진도씻김굿, 다시래기, 진도북놀이, 진도만가 등 독특한 진도의 민속·민요 공연과 서울시예술단 등의 초청공연도 이어진다.

진돗개 묘기자랑, 개매기, 외국인 문화체험, 진도아리랑 배우기 등 관광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도 많다. 바닷길을 건너면서 조개와 미역 등 해산물도 직접 채취할 수 있다.

해남과 진도를 잇는 진도대교. 이 다리 덕분에 진도는 섬이지만 자동차를 이용해 손쉽게 찾을 수 있다.
 해남과 진도를 잇는 진도대교. 이 다리 덕분에 진도는 섬이지만 자동차를 이용해 손쉽게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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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올해는 신비의 바닷길에서 기네스북 등재에 도전하는 특별 이벤트가 펼쳐진다. 바닷길이 열리는 길이와 그 바닷길에 들어간 체험관광객의 수 등 2개 부문을 도전하는 것. 이를 위해 사단법인 한국기록원 호남지역본부가 전문장비를 동원해 측정하고 사진과 동영상, 확인서 등 기록물을 만들어 영국 기네스월드레코드 본사에 공식 등재를 요청할 예정이다.

최영수 신비의 바닷길 축제 총감독은 "바닷길에 들어가는 체험관광객 숫자로 기네스북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5일 오후 4시 50분까지 신비의 바닷길 현장에 오면 역사적인 순간을 같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진도 나들이에는 신비의 바닷길 행사장에서 가까운 접도 남망산 웰빙 등산도 추천할 만 하다. 마가렛꽃이 활짝 핀 '나절로 미술관'과 한국 남화의 본거지인 '운림산방'의 운치를 느껴보는 것도 진도에서 맛볼 수 있는 특별보너스다. 세방낙조 전망대에서 보는 해넘이와 다도해의 절경도 황홀하다.

진도군 금갑면에서 만난 유채밭. 신비의바닷길 축제 현장에서 30여분 거리에 있다.
 진도군 금갑면에서 만난 유채밭. 신비의바닷길 축제 현장에서 30여분 거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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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 진도(신비의 바닷길) 찾아가는 길
○ 서해안고속국도 목포나들목-영산강하구언-현대삼호중공업 앞-해남화원-우수영-진도대교-신비의바닷길(24번 국도)



태그:#신비의바닷길, #진도, #한국판 모세의 기적, #피에르 랑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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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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