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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우리동네’서 활약…백혈병이 앗아간 사랑에 오열

 

뮤지컬 ‘우리 동네’에 출연하고 있는 가수 ‘리치(24)’가 오는 5월 말경 싱글 음반을 발매한다. 타이틀곡은 미디엄 템포의 팝 스타일인 ‘마지막 편지’ . 왠지 제목부터 숙연함이 풍겨진다. 특별한(?)사연을 묻는 질문에 리치는 미소 띤 얼굴로 실연당한 얘기는 아니라면서 손사래부터 쳤다. 

 

“이메일과 핸드폰 메시지가 보편화되면서 어느 순간부터 편지를 쓰지 않게 됐잖아요. 그런데 어느 날 집에서 예전에 주고받았던 편지들을 꺼내 보다 가슴 뭉클한 감정이 샘솟았는데 내가 마지막 편지를 언제 받았을까하는 궁금증이 들더라고요. 그때를 알았더라면 참 마음이 허전했을 거예요. 이번 곡에선 그런 마음들을 노래한 거예요. 인간적인 느낌에 대한 그리움 같은 것…”

 

이번 싱글앨범에는 모두 3곡이 수록될 예정이며 직접 작사․작곡에 프로듀싱까지 한다. 작품성을 추구했던 4집과 달리 대중성을 지향했다. 음악적인 욕심이 많아 자기만족은 이뤘지만 대중들에게 다가가기엔 ‘머무나 먼 당신만의 세계’였던 것을 알았다.

 

1998년 아이돌그룹 ‘이글 파이브’로 입문한 이후 올해로 데뷔 십년 차다. 솔로가수 ‘리치’로 살아온 것도 벌써 8년. 그룹 ‘신화’와 동기면서도 워낙 어린나이에 시작해 아직도 20대 중반을 넘지 못했다.

 

그래도 몸과 마음은 세월과 함께 제대로 영글어 있었다. 몸짱 연예인들이 많은데 동참할 생각은 없나. “원래 가수 ‘비’와 ‘휘성’과 함께 원조 몸짱이다. 살이 금방 빠지고 찌는 체질이라서 마음만 먹으면 (몸짱)할 수 있는데 지금은 뮤지션으로만 인정받고 싶다(웃음).”

 

너무 일찍 세상을 알아버려 마음의 상처도 많이 받았을 것 같다. “2년 전까지만 해도 그랬어요. ‘어린놈이 음악을 뭘 알아’라는 등의 악성댓글보다 무관심이 더 큰 상처가 됐던 시절도 있었죠. 그러나 이제는 열심히 노력하면 자연스럽게 인기도 따라올 것이라는 확신도 생겼을 만큼 무뎌진 것 같아요. ”

 

데뷔 10년차의 내공이 쌓인 듯, 다른 곳에 마음을 쓰는 여유까지 배웠다. 그런 ‘리치’의 요즘 최대 관심사는 자신이 출연하는 뮤지컬 ‘우리 동네’가 많은 사랑을 받는 것이다. 1938년 퓰리처상에 빛나는 손톤 와일더의 원작 ‘Our Town'의 뮤지컬 버전으로, 인간의 죽음을 통해 삶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가슴 따뜻한 내용이다. 여기서 리치’는 수줍은 많은 소년 ‘상우’로 출연, 동네친구 ‘선영’과의 풋풋하고 달콤하지만 가슴 아픈 사랑을 연기한다.

 

“무대 위 상우에게 스스로 70%밖에 만족을 못해요. 상우는 정말 좋아하는 여자에게 수줍음이 많고 헌신하는 성격인데 리치는 안 그렇거든요. 오히려 장난을 좋아하고 당당한 편이예요. 자연스럽게 연기해야하는데 자꾸 리치의 모습이 보여 애를 먹을 때가 있어요. ”

 

죽은 아내(선영)를 잃고 오열을 하는 장면은 리치에겐 가끔 곤욕이다. 4년 전 백혈병으로 죽은 여자 친구 생각이 나서다. “마지막 임종을 볼 수 없었어요. 당시 스케줄을 뺄 수 없을 만큼 너무나 바쁜 생활을 하고 있었거든요. 장례식이 끝나고 3일이나 지나서 묘소를 찾았는데…아직까지 그 친구한테 가장 미안하게 생각하는 점이예요”

 

리치에 따르면 당시 여자 친구는 어머니 친구의 딸로 미국에서 만나 2년 동안 교제를 했는데 어느 날 종합검진에서 백혈병 선고를 받고 일 년 정도 투병생활을 하던 중 갑자기 사경을 헤매다 말도 없이 떠났다는 것이다.

 

가슴 아픈 사연에 잠시 할 말을 잃었지만 리치는 “새로운 사랑이 옆에 있다”는 말로 어색한 분위기를 바꿨다. 일 년쯤 교제했으며 한 살 연상에 미모의 의상디자이너였다. “(누가 됐든)결혼을 빨리하고 싶지만 서른을 넘어 결혼 운이 있다는 사주를 보고 걱정이 태산”이라는 리치다운 천연덕스러운 말도 잊지 않는다. 

 

앞으로 계획을 묻은 질문에 “뮤지컬을 세 차례나 하다보니까 연기에 욕심이 생기지만 영화와 뮤지컬음악을 만들고 싶 다”는 당찬 모습에서 리치의 풍성한 미래가 기대됐다.

 

 

 

 

첨부파일
리치-1.JPG

덧붙이는 글 | 한의신문 게재예정


#리치#뮤지컬#우리동네#오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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