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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도시철도공사(사장 음성직)가 지난 14일부로 직원 6835명 중 3357명(49%) 전보배치하고 이중 840명을 잡상인 단속, 신규사업 개발 등의 업무를 담당할 창의지원업무지원센터, 서비스지원단으로 발령을 내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공사는 노조와 협의가 잘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난 10일 저녁 10시 30분경 인사발령 공문을 발표했다.

 

이에 서울도시철도노조(위원장 하원준)는 ‘노조와 합의 없는 조직개편 일방시행 반대’를 주장하면서, 지난 11일 오전 70여명의 확대간부들이 본사 사장실 앞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17일 6일째 사장실 앞 철야농성을 주도하고 있는 하원준 서울도시철도노조위원장은 “원칙 없는 인사 때문에 시민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면서 “나이가 많다고 발령을 내는 등 무원칙한 일방인사에 어이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공사의 전향적 입장 변화가 없다면 도시철도 조합원 내부동력을 앞세워 전국 공공부문 노조들과 연대해 대정부 투쟁을 벌이겠다”면서 “특히 같은 처지에 있는 서울지하철노조 연대는 물론, 철도, 부산지하철 등 궤도부분 노동자들과 연대하는 강한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하 위원장은 “공사의 일방적 조직개편 발령으로 인해 아무 잘못 없는 현장 조합원들이 위축돼 분노를 느끼고 있다”면서 “현재 조합원들이 겪고 있는 험난한 난관을 극복할 대안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시와 공사가 시민의 안전을 내팽개친 채 사람 자르기 구조조정으로 효율성만 따지고 있다”면서 “노조의 투쟁은 시민안전을 위한 지킴이 역할을 하는 투쟁이다. 대구 대형 참사같은 인명 사고가 나지 않기 위해서는 사람 자르기식 구조조정에 반대해 시민사회도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효율성도 좋지만 사람 자르기식 구조개편, 에너지 절약 등 시민안전을 무시하는 처사는 절대로 묵과할 수 없다”면서 “이것은 시민과 조합원들이 함께 고통을 받는 문제다. 이런 일들을 조속히 마무리 짓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말했다.

 

이날 이학규 서울도시철도노조 사무처장도 “현재 일방 시행된 구조개편, 구조조정의 모순으로 인해 역은 사람이 없어 퇴근을 못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기술 현업에서는 모터카가 중지하는 사태도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방 발령으로 인해 근무가 도저히 이뤄지지 않은 인구 밀집 역에 대해, 서비스지원센터로 발령을 낸 직원들을 며칠도 안돼 다시 일근 파견 근무를 내는 등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이것은 단적으로 공사의 구조개편이 잘못됐다는 증거가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또 “공사는 단체협약을 무시하고 근로조건을 일방 변경하는 등 군사독재시절보다 더한 노조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면서 “공사의 일방적 도발에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피력했다.

 

한편, 지난해 8월 10일 당선된 하원준 서울도시철도노조위원장은 음성직 사장이 주도한 '5678 창의조직 만들기 프로그램'이 ▲무인운전, 무인매표, 무숙박(근무형태 변경) ▲안전무시, 근무인원 대폭축소, 임금삭감 ▲BSC(균형성과제도) 도입으로 전 직원 상시평가, 무능력자 및 부적격자 퇴출 가능, 연봉제 실시, 실적위주로 전 직원 일거수 일투족 감시 ▲1/3인원 퇴출 ▲직종통합 ▲명예퇴직요건 완화 ▲노동조합 말살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면서 곧바로 사장 퇴진 투쟁에 들어갔다.

 

이후 10월 16일 '9대 집행부 출범 및 무능사장 퇴진을 위한 조합원 전진대회'를 개최해 정식 출범했고 본사농성에 돌입했다.

 

그해 11월 16일 조합원 서명을 담은 음 사장 해임요청서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농성 51일 째인 11월 21일 음 사장 재직기간 동안 순직한 10여명의 조합원 위령제 및 안전기원제를 열었다. 같은 달 29일 서울시청(대한문) 앞에서 서울지하철노조와 연대해 ‘오세훈 창의시정 분쇄 및 노동탄압 규탄대회’도 이어졌다. 이때 양 노조조합원 4000여명이 참석했다. 12월 14일 ‘창의조직 폐기와 07년 임·단협 승리를 위한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파업을 결의했다.

 

지난 2008년 2월 1일 파업 전야제 도중 사내 복지기금 확충, 구조개편 등은 특별위원회 설치 후 협의한다 등의 주 내용을 담는 노사합의 타결로 파업을 철회했다. 노사합의 이후 지방노동위원회 조정권고로 중앙, 역무, 승무, 기술, 차량 등 5개 특별위원회해 노사협의에 들어갔다.

 

지난 3월초 실질적인 노사 직능특위가 구성됐으나 의견 불일치로 평행선을 달렸고, 공사는 3월 21일까지 논의를 마무리 짓고 발령을 내겠다고 노조에 공식 통보했다. 이에 반발한 노조는 3월 27일 본사 5층 임원실 농성에 들어갔고, 공사는 4월 10일까지 마무리 짓지 않을시 공사 안대로 일방 시행하겠다고 마지막 통첩을 했다.

 

4월 9일 5개 직능 특위 중 기술 직능 특위가 근무형태를 유지한 범위에서 직종통합 운영, 통합기술센터 등에 합의, 4월 10일 노조 긴급비상대책위원회를 개최해 희망퇴직문제, 기술지부 합의사항 등 찬반토론이 이어졌다. 희망퇴직 토론 중 일부 간부가 퇴장해 성원 미달로 유회됐다.

 

4월 10일 저녁 11시경 공사는 예상대로 3357명의 인사 중 840명을 창의지원단 및 서비스지원단에 발령을 냈다. 11일 노조쟁의대책위원회는 농성에 돌입했고, 14일 오전 조합원 비상총회를 열었다. 같은 시각 음 사장은 서울시에서 가지회견을 열어 구조개편 창의조직의 정당성을 호소했다. 17일 농성 6일째를 진행하고 있는 노조는 오는 4월 18일 노사협의회를 개최해 의견을 개진하기로 했다. 이날 노사 합의가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도시철도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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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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