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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강화군 길상면 공설운동장. 오전 9시 30분에 출발하는 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해 아침부터 사람들이 분주하다. 참가자들은 가족, 연인, 단체 등과 함께 봄맞이 마라톤에 나섰다.
 
“하나! 둘~ 셋! 넷!, 둘! 둘~ 셋! 넷!”
 
둥글게 모여 서서 준비운동을 하는 사람들. 짧은 마라톤 팬츠에 선글라스까지 무장했다. 나눠 주는 풍선을 들고 마냥 신나 뛰어노는 어린 아이들도 운동장의 활기를 더했다. 한편 우렁찬 구호 소리로 가득했던 운동장 한 쪽에 조용히 대회를 뒷받침 해줬던 사람들이 있다. 바로 대회의 숨은 주역, 자원봉사들이다.

 

지난 6일, <오마이뉴스>가 주최한 '2008 오마이뉴스 강화 바다사랑 마라톤대회'는 총 3천여 명이 참여한 대형 스포츠 이벤트였다. 집결장소인 강화군 길산면 공설운동장에서 길게는 휴암돈대 앞마을(풀코스 전환지점), 짧게는 덕진진(5km 코스 전환지점)까지 코스가 마련되었다.

 

참가자들은 코스가 길든 짧든 모두 비장한 각오를 하고 있었다. 5㎞ 코스에 참가한 ‘인천 남구 마라톤 동호회’의 최미자(54)씨는 “처음과 끝이 있는 길은 마라톤이 유일하다”며 코스를 완주하는 기쁨을 표현했다.

 

 동원대학교 뷰티디자인 계열 대표 채성애 학생(22)이 자원봉사 내용에 대해 말하고 있다.
동원대학교 뷰티디자인 계열 대표 채성애 학생(22)이 자원봉사 내용에 대해 말하고 있다. ⓒ 강동주

참가자들이 설레는 마음으로 출발신호를 기다리고 있을 무렵, 유독 손길이 바빠진 곳이 있었다. 동원대학교 뷰티디자인 계열 학생들로 이루어진 자원봉사단 텐트였다. 총 80여 명의 봉사단 학생들은 네일아트나 페이스페인팅을 통해 마라톤의 재미를 더해줬다.

 

동원대학교 봉사단 대표인 채성애(22) 학생은 “학과 교수님 소개로 이 행사를 알게 되었다. 네일아트나 페이스페인팅으로 마라톤 참가자들이 좀 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학교에서 지원을 받고 참가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마라톤 참가자들은 얼굴에 고양이처럼 수염을 달고 태극무늬를 그려 넣는 등, 페이스페인팅에 특히 관심을 보였다.

 

한 쪽에서는 ‘주재희 생활경락학회 사랑의 약손 봉사단’ 17명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사랑의 약손’은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된 인천시 자원봉사단으로 요양원, 복지시설 등을 방문해 치매예방 마사지나 스포츠 마사지를 제공한다.

 

주재희(52) 학회장은 “평생교육을 통해 (자신으로부터) 7년 간 교육받은 회원들과 함께 하고 있다”고 전했다. 뛰는 중 경련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미리 스포츠 마사지를 받는 부지런한 참가자들도 보였다. 봉사단의 설순덕(64)씨와 남궁이순(62)씨는 “욕심내지 말고 조심해서 다녀오라”며 참가자들에게 안전을 당부했다.

 

 '주재희 생활경락학회 사랑의 약손 봉사단'. 총 17명의 봉사단원이 마라톤 참가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주재희 생활경락학회 사랑의 약손 봉사단'. 총 17명의 봉사단원이 마라톤 참가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 강동주

 

청소년들의 자원봉사 참여도 활발했다. 참가자 인솔부터 기념품 배급까지 여러 방면으로 행사 진행을 도왔다. 강화여자고등학교의 차현화(17)양과 최진희(17)양은 코스를 완주한 참가자들에게 간식을 나눠주고 있었다.

 

두 여학생은 특별활동으로 봉사 관련 반에 들어가 자원봉사에 참여하게 되었단다. 완주하고 돌아오는 참가자들이 늘어날수록 손길은 바빠졌지만 스스로를 뿌듯해하고 재미도 느끼고 있었다.

 

짧은 코스를 완주하고 들어온 40여 명의 강화중학교 누리단 학생들도 대회가 끝난 후 청소를 도울 예정이라고 했다. 학생들은 ‘마라톤에도 참여하고 청소 봉사도 하고 가게 되어 보람차다’며 입을 모았다.

 

목표를 달성하는 기쁨이 있는 마라톤. 3천여 명의 참가자가 그 기쁨을 찾으려 할 때 돕는 기쁨을 만끽하는 사람들도 있다. 조력자들이 있었기에 별 탈 없이, 그리고 즐겁게 대회가 마무리될 수 있었다. 또 어딘가에서 누군가를 돕고 있을 그들을 위해 엄지를 치켜 올리자.


#강화도#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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