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금속 활자본 직지를 인쇄한 흥덕사지가 있는 곳이 바로 충북 청주다. 남북으로 흐르며 청주 시내를 상당구와 흥덕구로 나누는 청주의 젖줄 무심천이 흥덕사지와 가깝다.
무심천변에 있는 벚나무들이 활짝 꽃을 피워 청주 시내를 꽃대궐로 만들었다. 사직동 분수대에서 사진을 몇 장 찍은 후 청주의 명물 서문대교를 걸으며 남북으로 길게 터널을 만든 벚꽃을 구경했다.
무심천에 있는 분수 터널 주변에는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가득하다. 벚나무마다 꽃을 배경으로 추억 남기기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서 있다. 멀리 눈길을 돌리니 우암산도 목을 길게 빼고 꽃구경을 하고 있다.
큰 꽃봉오리만큼이나 자태가 아름다운 목련, 한번에 온몸을 불사르며 꽃망울을 터뜨린 벚나무, 길게 늘어트린 가지마다 노란 꽃을 매단 개나리가 서로 자기가 최고라며 자태를 뽐내는 계절이 봄이다.
무심천변엔 이렇게 화려한 꽃들만 있는 게 아니다. 이곳저곳 눈길을 돌리며 자연을 감상하다 보면 작거나 적어서 더 아름다운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앙상한 가지에서 막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 복숭아꽃, 잡초 속의 생명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는 민들레꽃, 작아 애처롭고 그래서 더 아름다운 제비꽃이 마주보고 웃는다. 늘 같이하지만 자연의 경이로움과 신비스러움을 새롭게 발견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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