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가 집권했던 지난 10년동안 한나라당이 나라발전에 기여한 것이 있습니다. 공직자의 도덕성 기준을 현저히 높여준 것입니다. 아주 작은 흠결이라도 끝까지 물고 늘어지며 낙마시킨 일이 부지기수로 많습니다. 수구언론의 전폭적인 협조도 그 일에 강력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런데 지금 한나라당이 대선을 이기고 새정부를 꾸리는 과정에서 일관성을 상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자녀의 외국국적, 논문표절, 천문학적 수준의 재산보유등 수많은 문제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은 그런 국무위원 후보자들을 감싸기에 급급합니다. 수구언론들은 지난 10년과는 완전히 표변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문제가 있는 공직자들에 대하여 비판하는 기사가 눈을 씻고 찾아도 보이지 않습니다. 얼핏 보이는 문제들만 좀 찾아 봅니다.

 

첫째, 한승수 총리후보자입니다. 그는 쿠데타로 부당하게 정권을 찬탈한 신군부에 협조한 사람입니다. 군인이 지휘체계를 무력화하고 반란을 하였으며, 무고한 시민들을 폭도로 몰아서 살상하였습니다. 그들이 자신들의 집권을 위해 만든 국보위에 참여한 사람이 지금 총리를 하겠다고 나섭니다. 엄청난 재산을 보유하였고, 다주택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허위 경력을 기재한 의혹도 있습니다. 지난 10년에 비추어 보면 그는 청문회의 대상조차 되기가 어렵습니다.

 

둘째, 남주홍 통일부 장관 내정자의 경우입니다. 그는 수구언론이 개최한 행사에서 대한민국을 좌파가 득실거리는 사회로 묘사하였습니다. 또 그래서 통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런 그가 어떻게 통일부 장관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 통일저지부라면 몰라도 통일부 장관으로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의 자녀들이 외국의 국적을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자녀의 이중국적을 문제삼아 비판하던 한나라당과 수구언론은 왜 그를 옹호하는 것일까요?

 

셋째, 유인촌 문화관광체육부 장관내정자는 또 어떻습니까? 그는 배우입니다. 과거 영화감독이 어떻게 장관을 하느냐고 반대하던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요? 감독은 안되고 배우는 지적수준이 높아서 괜챦을까요? 또 자신과 부인명의로 여러채의 집을 보유하고 있다는군요. 그것이 투기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주택 보유자들이 집값을 올리는 데 엄청난 기여를 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거든요. 그가 재산이 많다는 것을 문제삼아선 안되지만 집값상승으로 고생하고 있는 서민들을 생각하면 다주택 보유는 국무위원 내정자로서 문제가 있습니다.

 

넷째, 청와대 수석자리에 발탁된 인사의 제자논문 표절도 그렇습니다. 자신이 가르치던 제자의 논문과 같은 논문을 썼다는 것은 아무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설혹 자신의 논문을 제자가 베꼈어도 문제는 같습니다. 누가 뭐래도 전혀 다른 점이 없는 논문을 스승과 제자가 써낸 것은 표절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각기 다른 하나의 논문으로 발표된 것이니 지난 10년의 기준으로 보면 여론의 뭇매를 맞아서 물러나야 당연한 일입니다.

 

각 개인들의 문제도 심각하지만 그보다 더욱 심각한 것이 있습니다. 참여정부 5년의 인사를 모두 코드인사라고 비판했던 그들이 지금 하는 인사는 거의 정실인사에 가깝습니다. 코드는 안되고 정실을 용인할 수 있는 것일까요? 자신과의 친분이 발탁의 이유라면 문제가 안되고, 자신과 코드가 맞는 인사를 발탁하면 비판을 받아야 하는 것일까요? 선거 때 열심히 도운 사람들을 발탁하는 것을 한사코 비판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나, 코드는 안되고 정실은 문제가 없다고 자신있게 주장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비판을 하려면 코드인사보다는 정실인사를 더욱 비판하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참여정부가 인사를 할 때마다 거의 입에 거품을 물던 수구언론들은 지금 왜 조용히 입을 닫고 있을까요? 유사한 사안에 전혀 다른 대응을 하는 그들의 속내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그들이 지지하는 대통령 당선인의 문제들에 비견하여 함부러 비판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위장전입이나 여러가지 도덕성에 문제가 있었던 일을 알면서도 비호했던 그 들이 국무위원 후보자들을 엄격히 비판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스스로 앞뒤가 맞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같은 기득권 세력으로서 패거리 의식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10년에 비추어 한나라당과 수구언론들이 지금 갑자기 도덕성 기준을 현격히 낮춰잡는 이유는 단 한가지 뿐입니다. 우리편은 되고 다른 편은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그동안 적용하던 도덕성의 기준을 적용한다면 지금 발표된 국무위원 후보자들은 대부분 함량이 매우 모자잘 뿐 아니라 도덕적으로 엄청난 하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번 높인 공직자에 대한 도덕성 기준은 계속 유지하는 것이 옳지 않겠습니까? 그것이 대한민국의 국익에 부합하는 일입니다. 지금에 와서 그 기준을 다시 낮춰 버린다면 역사를 뒤로 돌리는 일이 되고 말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노사모에 함께 올립니다.


#한승수#남주홍#유인촌#정실인사#공직자의 도덕기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