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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픠의자 진술권 보장하라고 피해주민들이 요구하고 있다.
픠의자 진술권 보장하라고 피해주민들이 요구하고 있다. ⓒ 신문웅

 

삼성 중공업측 변호인단이 태안반도 기름유출사고에 대한 2차 공판에서 검찰의 심문 조서 가운데  ‘상황 인식이 잘못되어 과실을 인정한 것이 많다’며 검찰의 공소기재 사실을 부인하는 등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전면 부인으로 일관했다.

 

11일 오후 2시, 대전지법 서산지원 108호 법정에서 형사2단독 이상우 판사 심리로 열린 이날 공판에는 지역 주민 200여명이 법정을 가득 메운 가운데 사고를 야기한 삼성중공업 해상크레인 선장 김모(39)씨와 예인선 선장 조모(51)씨,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 선장 C(36)씨, 삼성중공업 대표 및 유조선 선사인 홍콩의 허베이 스피리트 선적㈜ 대표 등 피의자들은 출석하지 않은 가운데 검찰과 이들의 변호인단이 참석했다.

 

공판에 앞서 이상우 판사는 “피해주민들이 법정 대리인을 통해 제출한 ‘피의자 진술권 요청’에 대해서는 재판 과정에서 부여하도록 하겠다”며 “지역 주민들의 관심이 집중된 만큼 빠른 재판이 되도록 검찰, 양측 변호인단, 방청석에 있는 변호인단까지 모두 협조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먼저 1차 공판에서 검찰의 공소 사실에 대해 의견을 말하지 않은 삼성중공업측 변호인단에 대해 이 판사는 (지난달 29일 의견서를 제출했지만) 이 자리에서 의견을 말할 것을 주문했다.  

 

변호인단은 "이번 사고로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는 유감으로 생각하지만 삼성중공업과 예인선단 선원들에 대한 검찰 측 공소요지 기재사항은 사실관계가 다른 점들이 많다"고 전제하고  "사건경위와 관련하여 대산지방해양수산청 측의 적극적인 피항 지시에도 불구하고 따르지 않은 유조선 측에 책임이 크고, 예인선 선장 조씨의 항해일지 조작 혐의도 긴박한 상황에서 착각을 일으킨 것일 뿐 허위기재나 은폐목적은 없었다"고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또 변호인단은 "삼성중공업은 예인선 선원들과 직접적인 고용관계가 없고, 항해와 관련된 부분은 예인선단의 독자적인 행동으로 벌어진 이상 삼성중공업이 사용자로서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며 삼성중공업과의 연관성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어진 증거 목록 채택에서 삼성변호인단은 검찰이 신청한 700여건의 증거 목록에 대해 ‘신빙성과 진정성이 없다’는 이유로 대부분 이의를 신청하는 등 검찰의 방대한 증거 채택 에 대해 사사건건 반대 의사를 표하는가 하면 수사 과정에서 자신들의 의견이 반영된 피의자들이 답변까지도 ‘당시의 상황인식이 잘못되어 과실 부분을 인정하는 답변을 했는데 이는 잘못된 답변이었다’며 말하는 등 자신들의 과실을 전혀 인정하지 않기로 작정한 듯 부인으로 일관했다.

 

반면에 유조선측 변호인단은 ‘검찰과 삼성중공업이 제출한 증거가 조작되었을 가능성이 크다’며 증인의 법정 직접 심문을 요청하고 예인선단에 대한 삼성중공업의 사용자적 지위를 입증하기 위한 증거 채택과 예인선단의 무모한 항해에 대한 부분, 예인선단의 항적 관련 경찰 수사기록과 끊어진 예인선 와이어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서류를 못 믿겠다며 증거보전 신청을 요구하는 등 삼성중공업의 과실과 관련된 증거 채택에 주력해 판사로부터 ‘(검찰을)대신해 다투어주는 것 같다’는 말을 정도로 삼성중공업의 과실 입증에 집중했다.

 

또 당초 예인선단이 3대로 구성이 되었는데 2대 밖에 운행을 안 한 점, 예인선단 사본 위조, 예인선단의 통상적인 운행 규정이 무시된 점, 크레인선단의 업무일지 부분, 삼성측이 검찰에 제출한 예인선 와이어 줄의 인장 강도 실험 성적과 제품의 보증서를 잘못 제출하는 등 증거의 조작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유조선측 변호인단은 최근 모 방송의 시사프로에서 예인선의 선장이 없다고 인터뷰 한 예인선 T3호의 선원들과 2007년 6월~10월 사이에 크레인에 사용하다가 창고에 폐기시켰던 와이어 줄을 다시 예인선에 연결시킨 신원 미상의 직원에 대해 증인신청을 했다.

 

재판부가 유조선측 변호인단의 증인신청을 받아들여 향후 법정에서 삼성중공업의 사용자적 지위 여부와 함게 재판의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처럼 검찰과 삼성중공업측 변호인단, 유조선측 변호인단이 증거 목록 채택에 만 3시간 이상을 날선 대립을 벌이는가 하면 양측에 유리한 증인을 채택하기 위한 치열한 다툼도 보여 향후 재판과정에서 치열한 논쟁을 예고하고 있다.

 

4시간 이상 걸린 이날 2차 공판을 마무리하며 재판부는 3월 한 달간 일주일에 두차례씩 8번의 기일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3월 3일 오전 10시부터 열리는 3차 공판에서 삼성중공업의 사용자적 지위에 대한 집중 심리를 위해 관련 증인 9명의 출석을 하도록 했다.

 

3월 한 달간의 재판기일과 주요 쟁점은 ▲3월 4일 오전 10시 대산항만청 관제소 직원을 대상으로 항적 및 통화 내역 집중 심리 ▲3월 11일 오전 10시 대산항만청 관제소 직원을 대상으로 항적 및 통화 내역 집중 심리 ▲3월 11일 오전 10시 T3호 관련자 ▲3월 17일 오전 10시 T5호 관련자 ▲3월 18일 오전 10시 유조선 관련자 ▲ 3월 24일 10시 유조선 관련자 ▲3월 25일 오전 10시 예인선 와이어 줄 논란 집중 심리 등이다.

 

또 재판부는 3월 한달간 집중 심리를 통해 사실 관계를 검증하고 이어 검찰과 양측 변호인단이 추천하는 전문가 그룹의 논쟁을 통해 1차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한편 피해지역 주민 300여명은 공판에 앞서 전피해어민손해배생대책위원회(위원장 성정대)가 주최한 집회를 참석해 재판부가 재판과정에서 피해주민들의 진술권을 인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태안반도기름유출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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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시대를 선도하는 태안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으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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