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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등 인수위 위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숭례문 화재현장을 방문해 정정기 서울소방재난본부장으로 부터 상황 설명을 듣고 대책 등을 지시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등 인수위 위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숭례문 화재현장을 방문해 정정기 서울소방재난본부장으로 부터 상황 설명을 듣고 대책 등을 지시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예비 여권'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와 한나라당은 10일 밤 일어난 숭례문(구 남대문) 화재 사건의 책임을 놓고 현 정권을 향해 공세를 폈다.

 

이들은 11일 오전 각각 주최한 회의에서 "정권 말기만 되면 대형 참사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번 화재의 원인과 그에 대한 책임을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고 현 정부를 겨냥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화재 관리 체계, 소방 업무의 비전문성 등이 드러난 것으로, 정부 혁신이 필요한 때"라면서 정부조직 개편안을 연결시켜 대통합민주신당이 일괄 타결해 줄 것을 촉구했다.   

 

'예비 여권'의 공세... "정권 이양기라도 책임져야"

 

김형오 인수위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 인수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간사단 회의에서 "숭례문 화재 사건은 대한민국의 자존심이 상한 사건"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김 부위원장은 "태안 유조선의 기름 유출 사고가 엊그제 같은데, 또다시 이런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은 정권 말기만 되면 끊임없이 찾아오는 대형 안전사고가 재발한 것"이라며 "마음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정권말기적인 상황이라면 공직 사회가 일을 하기 않고 눈치를 보고 책임지지 않으려는 것"이라며 "여기에 정부조직법을 한달간 확정시키지 못하고 있어서 공직 사회의 동요와 어려움이 더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 부위원장은 "이 정권이 끝나는 날은 오늘로 2주도 남지 않았다"며 "국회에서 13일 안에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마쳐야 하는데 시간이 매우 빠듯하다"고 신당을 겨냥했다.

 

김 부위원장은 지금까지 세 번 신당과 정부조직 개편안 논의를 위해 공식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일괄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 김 부위원장은 "오늘 타결이 되지 않으면 대한민국 공직사회에 엄청난 혼란과 새 정부 출범에 막대한 지장이 온다"며 신당을 압박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숭례문 화재사고에 대해 "노무현 정권이 얼마나 안전업무를 허술하게 했느냐"며 노 대통령을 비판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숭례문 화재사고에 대해 "노무현 정권이 얼마나 안전업무를 허술하게 했느냐"며 노 대통령을 비판했다. ⓒ 이종호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같은 시각 국회 대표최고위원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무현 정권이 그동안 안전업무에 얼마나 허술했는지, 엉뚱한 곳에 신경을 쓰다가 이런 비극까지 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원내대표는 "귀중한 국보 1호가 소실됐을 때 우리 국민은 할 말을 잃었다"며 "(현 정부가) 지난 5년간 과연 해야 할 일을 얼마나 했고, 하지 않아야 할 일은 얼마나 무리해서 이런 결과를 초래하게 됐는지, 정권말기에 터져 나오는 여러 안전사고에 관해서 할 말을 잃게 된다"고 비난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문화재 관리 보호 체계 등이 얼마나 엉터리였는지 드러났고, 소방 활동의 비전문성이 많이 드러났다"며 "정부 혁신은 정말 필요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정부조직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나경원 대변인 또한 현안 브리핑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봉하마을에 쓰는 관심의 10분의 1만이라도 문화재 방재에 쏟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현 정권 문화재 관리의 총체적 부실을 여실히 보여준 것으로, 정권 이양기라고 해서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현 정부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우상호 신당 대변인은 이에 대해 "우리당은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진상 규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면서도 "이번 화재와 정부조직 개편안 통과를 연관 짓는 것은 아전인수식 사고"라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우 대변인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참사의 원인은 문화재를 관리하는 공무원이 적었기 때문이었다"며 "슬림화를 내세운 인수위의 개편안에 따르면 문화재청의 인원을 더 줄여야 하는데, 그것을 정부 혁신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인수위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숭례문 화재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인수위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숭례문 화재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검은 숯더미로 변한 국보 1호 숭례문을 찾는 정치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11일 오전 10시17분께 숭례문 현장에 도착했다. 이경숙 인수위원장, 김형오 인수위 부위원장 등이 함께 왔다. 이들은 10분정도 현장을 둘러본 뒤 정정기 서울소방본부장으로부터 5분여간 브리핑을 듣고 돌아갔다.

 

오전 11시에는 통합신당과 한나라당 당직자들이 거의 동시에 현장을 방문했다. 통합신당 쪽에서는 손학규 대표, 조배숙 의원, 강금실 최고위원, 정청래 의원 등 10여명이 왔다. 

 

손학규 대표는 10여분동안 현장을 둘러본 뒤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있을 수도 없고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일어났다. 국제적으로도 부끄러운 일이고 국가재난 관리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일반 아파트에도 경비가 있는 데 숭례문에는 관리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게 이해가 안간다."

 

한나라당쪽에서는 강재섭 대표와 안상수 나경원 심재철 박찬숙 의원 등 10여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 역시 10여분간 현장을 둘러본 뒤 남대문 경찰서로 갔다.

 

강재섭 대표는 "국가 문화재 관리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살펴봐야 한다"면서 "화재 원인에 대해 제대로 수사하고 미비한 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들은 "참담해서 할 말이 없다"며 입을 열지 못했다.

 

낮 12시경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현장을 방문했다. 오 시장은 "참담하다"고 말문을 연 뒤 "문화재청 유홍준 청장과 협의해서 복원계획을 밝히겠다, 앞으로 서울 시내에 있는 79개 목조 건축 문화재를 잘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숭례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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